[서양예술사상론] 탈근대 주체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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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미메시스가 아니라‘잘못된 투사’라고 주장했다. 미메시스가 주변 세계와 유사해지려고 한다면, 잘못된 투사는 주변 세계를 자기와 유사하게 만들려고 한다는 강한 사유의 발로라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투사는 진정한 미메시스의 반대편에 있는 것으로서 억압된 미메시스와 매우 유사하며, 이것은 억압된 미메시스의 병적인 표현이라고 했다. 미메시스가 외부세계를 내면세계가 순응해야 할 모델로 만듦으로써 낯선 것과 친해지려고 한다면, 잘못된 투사는 분출할 태세가 갖추어져 있는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혼동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얻은 가장 친근한 경험들도 적대시 한다는 것이다. 테오도르 W. 아도르노· 맥스 호르크하이머, 김유동 역, 『계몽의 변증법』, 문학과지성사, 2001, 280 쪽
김유동은 위의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미메시스를‘동화’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매우 설득력이 있다. 테오도르 W. 아도르노· 맥스 호르크하이머, 김유동 역, 같은 책, 33쪽
그는 전통적인 예술이론에서 미메시스가‘객체의 모방’이라면 아도르노의 경우는‘객체의 동화’라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아도르노의 미메시스 개념은 예술론에만 쓰이는 좁은 개념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주체와 객체의 관계에 의한 전반적인 행동 방식으로 확장된다. 미메시스적인 행동 방식은 대상을 객체화하는 근대의 합리적인 행동 방식과는 정반대가 되는 것으로써 이 개념 위에서 이성을 바탕으로 한 서양의 인간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총체적인 반성이 이루어진다.
이제 탈근대 시대의 인간 이성은 주체로서 객체를 미메시스하고, 객체로서 주체를 미메시스하는 과정을 통해‘약한 주체, 약한 사유’의 주체성을 보유함으로써 다양한 주체의 모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탈근대의 인간 주체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며, 남의 행복을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탈근대 시대의 사회적 규범 내지 규율은 자기입법적인 것이 되며, 여전히 유효하다면 계몽의 정신 또한 대상을 향하기보다 자기 내부를 향하는 것이 된다. 김영례, 「칸트의 계몽 정신의 유효성」, 동서철학연구 vol 62, 2011, 137-140쪽 필자는 논문에서 아 노르노, 하버마스, 푸코가 주장한 계몽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탈근대 시대인 지금도 칸트의 계몽정신 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계몽정신이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을 반성하고 비판함으로써 스스로를 올바로 이끌어가는 자율적인 의식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하버마 스가 말한 ‘실패했지만 끝나지 않은 근대 프로젝트’의 새로운 추진을 위해 필요한 계몽정신은 스스 로를 비판하는 인간 이성의 실천으로만 유효하다는 것이다.
탈근대 시대에서 또다시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고,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인간 주체는 스스로가 입법한 규범과 규율을 실천하되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삶이 올바른 것이며, 남의 행복이 전제되는 욕망의 추구를 통해 얻게 되는 삶이 행복한 것이 된다.
참고문헌
강영안 저, 『주체는 죽었는가』, 서울 : 문예출판사, 1996
신승환 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성찰』, 서울 : 살림, 2003
쟌니 바티모, 박상진 역, 『근대성의 종말』, 부산 : 경성대학교출판부, 2003
테오도르 W. 아도르노·맥스 호르크하이머, 김유동 역, 『계몽의 변증법』, 문학과지성사, 2001
원준식, 「Hh. W. 아도르노에 있어서 미메시스 개념」, 미학예술학연구 vol 12, 2000
김영례, 「칸트의 계몽 정신의 유효성」, 동서철학연구 vol 62, 2011
이진선, 「주체와 자율성 개념의 재구성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 윤리철학연구 vol 8, 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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