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저널리즘과 언론강화

목차

1. 서론

2. 온라인 저널리즘의 개념과 연구 동향

3. 뉴스 커뮤니케이터의 역할 모델

4. 온라인 저널리즘의 뉴스 양식

5. 테크놀로지와 뉴스의 문화

6. 뉴스 노동과 시간의 문화

7. 뉴스 노동과 공간의 문화

8. 조직내 기능 재배치와 권력관계의 변화

9. 맺는 말

본문내용

목적으로 도입했지만, 피고용인들 사이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대인 관계나 통제 유형도 변화시켰다. 컴퓨터의 경우에도 비슷한 경향을 볼 수 있다. 60년대와 70년대에 대형 메인프레임 컴퓨터는 주로 경영진이 중앙 집중적 통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PC가 도입되고 컴퓨터 테크놀로지 역시 분산적인 구조로 바뀌어가면서, 조직 구성원 사이에 정보 통제의 균형을 변화시켰다. 가령 조직내 정보 네트워크의 도입은 종사자들이 직접 정보에 접근하고 단순 업무를 처리하게 함으로써, 작업 효율성 개선이라는 의도된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정보원을 직접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관리 층의 조직 통제력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효과도 낳았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직무를 장악하고 네트워크 상에서 조직 내부 혹은 외부의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도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조직 통제를 위해 도입된 컴퓨터가 경영진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 수단도 부수적으로 만들어낸 셈이다(Sproull & Kiesler, 1991, pp.106-7).
요컨대 온라인 저널리즘은 뉴스 조직 내에서 새로운 숙련도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내고, 기존의 직무 구조도 바꾸는 등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직종과 새로운 직종 사이의, 또 기존 직종들 사이에 권력 분포의 변동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가령 온라인 저널리스트와 전통적 저널리스트 사이의, 혹은 기자와 조사부 사서 사이의 분업 구조 뿐 아니라 노사관계의 틀까지도 상당한 변모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점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이라는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주제를 연구하는 데에도, 기존의 조직이론이나 산업사회학 이론들은 여전히 많은 함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9. 맺는 말
온라인 저널리즘의 확산은 뉴스 노동에 혁명적인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것은 매스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성격이나 전문적 커뮤니케이터의 역할, 뉴스 관행이나 형식, 직업관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 재검토를 요할 만큼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정보유통 환경에서는 수용자들의 실질적인 발언권이 확장되고, 지면이나 채널의 한정으로 인한 정보의 양적 제한이 없어지게 되어, 전문적 커뮤니케이터는 독점적인 게이트 키퍼의 특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만일 전문적 언론인의 위상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정보 전달이나 해석 등 언론인의 전통적 역할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저널리즘은 기사의 시각화, 쌍방향성과 연결성에 근거한 독특한 기사 양식을 낳고 있어, 뉴스 형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환경은 마감시간과 특종, 출입처 등 오랫동안 저널리즘의 상징처럼 통해 왔던 독특한 시간과 공간의 문화까지도 근본적으로 흔들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환상적으로만 보이는 기술적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정착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확산 여부는 단순히 어떤 사회의 기술적 발전 정도라는 단일한 척도만으로 예측할 수 없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도입은 노동과정의 기술적 효율성의 차원에 영향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대인관계나 사고방식, 가치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또 거기에 따라 구체적인 정착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 문화적 전통들에 대한 검토는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테크놀로지를 연구하면서 테크놀로지의 현란한 기술적 가능성에만 현혹되지 말고 오히려 변화하지 않는 전통적 요소라든지 권력, 이해관계 등 세속적 요인들에 좀더 이론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령 테크놀로지가 기존의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 어떤 과정을 통해 접목되는가, 또 뉴스 조직내의 분업구조나 권력 분포의 지형을 어떻게 변모시키며, 또 어떤 영향을 받는가 하는 문제들이 이에 해당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가져오는 변화가 반드시 진보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멀티 미디어적 성격이나 심층성, 수용자의 다양한 정보 수요에 맞춘 전문화 등은 온라인 뉴스 양식이 가져올 대표적인 장점들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장차 매체 통합이 활발해지면서 더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매체 환경에서 온라인 뉴스의 이러한 특성은 뉴스의 선정성이나 수용자 층의 파편화, 공동체 의식의 상실 등 새로운 문제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쟁점을 연구하면서 우리는 오히려 언론에 관한 전통적 가치의 중요성을 재발견하는 계기를 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은 불가피한 사회적 추세로 확산될 것이다. 미디어 역시 사회 문화적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정보를 생산하는 다른 사회 영역에서 정보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저널리즘에 관한 연구가 시류에 편승하다 이내 식어버리는 유행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추상적이고 미래학적인 논의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현상의 여러 측면들을 기술하고 분석하는 실증적 연구들이 축적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이론적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현상의 어떤 측면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관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현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적합한 이론적 틀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론적 조류들이 참여하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참고 문헌
강상현 (1996). 신문기업의 신기술 도입과 노동과정의 변화. <한국언론학보> 39호.
이용준 (1995). 컴퓨터 테크놀로지의 도입으로 인한 인쇄매체의 구조적 변화에 관한 연구: 생산방식과 매체조직의 변화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임영호 (1991). 노동과정론의 시각에서 본 신문산업의 테크놀로지와 언론노동. <정보사회연구> 3권 1호.
------ '마감' 개념 무의미, 심층취재 활성화: 사이버 저널리즘 시대가 열렸다. <신문과 방송> 321호, 9월호, 1997: 6-9쪽.
추광영 (1998). <컴퓨터활용 보도론> 서울: LG상남언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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