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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진달래…….'의 노래 때문에 살아난 '고향 앞산의 진달래', '자살당한 개'에서의 정란에 대한 영철의 사랑, 그리고 좀 격한 경우 중의 하나이겠지만, '몸 전체로'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진술 "백사장, 그건 꼭 '우리'라는 말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그저 수없이 많은 모래알, 그것이 어쩌다 한 곳에 모였을 뿐, 아무런 유기적 관계도 없이. 안 그렇습니까? '우리', 참 좋아하고 많이 쓰던 말입니다. 우리! 그런데 피난 중에 저는 그만 그 말을 잃어버렸습니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의 변주곡(變奏曲)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런 향수는 현실의 어두운 부분 때문에 더욱 선명히 드러나는 것이지만, 그것은 화해적인 결말로 주인공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보상받을 길 없는 환상이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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