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시인의 작품이 안고있는 문제성과 시적 상상력의 근저

목차

1. 들어가는 말

2. 본 론
1) 구상(具常) 그는 누구인가?
2) 성서의 설화적 모티브 착용
3) 세례요한으로서의 삶과 시대적 격동기
4) ‘주의자’의 ‘수치’ 넘어서기로서 ‘예수의 죽음 모티브’―수난의 장
5) <시빌> 죽음의 이데올로기적 애매성과 기독교적 상상력―여명도
6) '초토'의 체험과 '짱'의 의식― 드레퓌스의 벤취에서,[초토의 시 연작
7) 기독교 이미지의 수용과 양상

3. 맺으며

참고문헌

본문내용

실한 양심과 신앙의 삶을 추구한다. 이 구원자는 이기적이며 폐쇄적인 삶의 안일성에 젖기보다는 이웃과 사회를 위해 희생과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그의 시에 나타나는 '강'은 자연적 공간에 머물지 않고 사색과 관찰로써 우주의 질서를 파약하며 인간의 본질을 밝히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이 '강'에는 어느 한 면만이 아니라 육신과 영혼,유한성과 무한성,겉과 속 등의 서로 모순된 것들이 포괄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종교시란 현실의 부조리와 불합리성과 삶을 극한 상황을 맹목적으로 비판하여 묘사하는데 그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여기에는 치열한 갈등을 통해 성숙하는 인류애를 보여주고 있어야 하며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 비전은 예술적으로 승화된 형식에다 현실적인 삶에 용해된 기독교 의식을 담아내야 한다.
3. 맺으며
구상은 시적 신념과 삶이 일치하므로 시에 있어서 현란한 기교나 다양한 비유가 없이 기독교적 이미지에 비중을 많이 두어 성서적 신념을 관념적으로 하고 있다. 구상시에 나타나는 성서의 설화적 모티프는 <실령한 소유> <출애급별장> <우도 이야기> 등에서 '탕자의 비유',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건','마지막 십자가상에서의 강도의 회개'로 성서적 의미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전달함으로써 구원된 삶을 제시하고 있는데 「누가복음」「출애굽기」「마태복음」 등에서 성서의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다.
그는 '강','까마귀' 등 기독교 이미지를 수용하고 있다. 그는 역사와 존재와 의 관계를 형이상학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세속적인 사건의 차원을 떠나 현재로 존재하는 영원 자체이며 육신과 영혼, 유한과 무한 등이 함께 화해의 장으로 공존하고 있다.
구상의 시는 대부분 평면적 서술로 일관되어 있다. "현대시가 은유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됨을 염두에 둔다면 그의 시는 얼마나 비현실적이며, 이는 한국 근대시사에 보면 하나의 이질적 현상이며 이 사실의 자각은 그의 한국시사에 대한 도전으로 불 수가 있다. 회화적이고 직설적이며 명확성을 지닌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확실히 그의 신앙의 적극적인 면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독특한 시어나 다양한 기교 등을 피하고 시를 직감적인 서술형태로 구성하고 있다. 더욱이 현장감 있는 신앙 체험을 시에 구체적으로 반영함으로 신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가슴으로 밀착되어지고 신앙심을 강하게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상 시의 설화적 기법과 시와 독자와의 거리를 훨씬 좁힐 수 있는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기독교인은 신으로부터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운명론과 구원관은 현세의 육적인 삶을 버리고 영원한 생명의 탄생을 추구한다. 부활사상은 자연의 반복되는 순환 패턴을 통해 기독교의 영생을 깨닫는다. 기도의 시는 자신의 이기적인 기복신앙에 끝나지 않고 기독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되며 희생양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로 나타난다. 시인은 자신의 욕구보다 참회와 수양을 통해 자기완성으로 치닫는 수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상 시인은 응향 사건과 6.25 종군 작가단으로서의 이력이 말해 주듯이 북한과 관련한 문제, 6.25 전란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체험해야 했던 시인이었다. 이러한 체험들은 시대적, 사회적인 동시에 그의 개인사적 것에 매우 밀착되어 있었다. 또한 '세례 요한'으로 세례받은 태중 신자로서 구상은, 순교자 집안이신 어머니로부터 기독교적 신앙심을 이어 받았다. 기독교적 신앙에 토대를 둔 그의 시적 상상력은 「수난의 장」, 「여명도」 등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이라는 모티브로서 그의 초기 시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그의 처녀시편인 「수난의 장」은 그의 청년시절 '주의자'로서의 사상적 방황기를 거치면서 마을 사람들과 타인으로부터의 낯선 시선인 '수치'를 극복하는 한 방식으로서 '예수의 죽음'을 이끌어 들이고 있다. 또한 응향사건으로 인하여 남측의 주목을 끌은 작품인 「여명도」는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서 그 이데올로기로서 해석해 볼 때 각기 다르게 옹호될 만한 의미의 함축성 내지 애매성을 지니고 있었다. 응향 사건과 북한 탈출을 중심으로 한 그의 처녀시편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자기희생의 모티브'는 6.25 전쟁의 종군작가단 참전과 우리 민족의 참혹한 비극상을 경험한 후로는 오히려 '전란의 사실상과 그에 대한 연민의 모티브'로 변화한다. 그리고 북한을 탈출한 후 남한에서 '민주고발' 사건으로 인한 1년여의 감옥살이는 그로 하여금 「드레퓌스의 벤치에서」에서 드러나듯이 '빠삐용의 탈옥'이나 '감옥에 남아 있는 짱'이나 다를 바 없다는 '짙은 허무의식'을 드러낸다. 이후 그의 잦은 질병과 외국생활은 그로 하여금 현실적 토대로부터 거리를 둔 기독교적 신앙의 시편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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