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상상력 - 일본 만화가 이토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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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결코 마주치지 않고 싶은 남자, 이토 준지의 끔찍한 상상력

본문내용

을 꾸리고 고양이를 키우며 평범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고 밝혀진 그는, 조금은 연약한 모습의 공부만 할 것 같은 샌님의 모습이기도 했다. 상상력을 풍부하게 가진 자는 외모도 어딘가 색달라야 한다는 나의 편견을 확실히 깨주는 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치과기공사라는 독창성이 필요하지는 않은 직업을 갖고 있고 평범한 집에서 나와 똑같이 평범하게 생활한다는 그가 나와는 무엇이 다르기에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그가 갖고 있고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바로 ‘흥미’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만화에 미쳐서 소학교 1학년 때부터는 직접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만화작가가 되기 위해 제대로 된 교육 한번 받은 적이 없지만, 그를 즐겁게 해주는 취미가 그의 능력이 되었던 것이다. 사실 나는 내가 즐겁기 위해 하는 취미가 없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자기소개를 할 때 꼭 취미를 물어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머뭇거리며 대답한다. “영화감상이요.” 혹은“음악 감상이요.” 대답도 매번 바뀌기가 일수다. 문득 나는 미래의 즐거움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느라 내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언제나 매진하고 있는 영어공부나 학과 공부가 내 상상력을 자극하기는커녕 남들과 같은 지식을 쌓아가는 데 일조하고 있지는 않을까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나만의 즐거움을 찾고 싶어졌다. 내 사고가 자유로울 수 있고 내 감각을 풍요롭게 하여 자연스럽게 나만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야겠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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