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환의 병자삼인과 병렬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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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환의 병자삼인과 병렬적 구성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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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더 넣음으로 인해 세 배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독자 혹은 관객의 이해의 단위가 짧아져서 그리 심각하지 않은 분석만으로도 주제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희극장르에 적합하다.
병렬적 구성이 주는 두 번째 이점은 시각적인 효과이다. 희곡의 경우 단순히 독서를 목적으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개는 이차적으로 공연을 목적으로 두고 있는데 이는 시청각적인 효과를 감안하고 창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극을 이룰 경우 통일성은 있지만 단조롭다. 그러나 병렬적 구성을 갖춘 희곡의 경우 무대에 올려지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 번에 접함으로써 무대가 다채로워지고 각기 다른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주제를 여러 번 환기시키는 효과도 더불어 볼 수 있다.
5. 결론
당시 일제의 창극 단체 해산과 신파극 지원정책으로 당시 일제의 기관지였던 매일 신보사는 조일재의 희곡을 연재하기에 이르렀으나, 신파극 지원정책과 작가적 창작욕사이의 간극을 극복하고자 한 조일재의 작가적 고민은 <병자삼인>으로 나타나게 된다.
일부에서는 <병자삼인>이 연재된 1912년 7월부터 1915년까지 조일재가 끊임없이 매일신보에 연재한 소설들은 대부분이 일본의 신문연재소설을 원본으로 한 것이며 이 기간에 <병자삼인>을 창작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촉박하다는 이유로 <병자삼인>의 번안여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그러나 <병자삼인>이 번안이라면 그 원본으로 유력시되는 일본 신파극 <여천하>와의 내용구조의 유사성을 보이지만 각각의 인물설정과 구성의 차이점, 대사의 유사성이 전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병자삼인>은 <여천하>의 모티프와 작품 구조의 영향을 받아 창작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병자삼인>은 무대구조 속의 하나미찌, 막 개폐 방식 등에 일본 신파극의 방식이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병자삼인>이 신파적인 형식에 전통극적인 내용을 교묘하게 접맥시켜 관객을 웃기면서 사회현실을 비판함으로써, 체념과 순응을 강조하는 신파극과 달리 현실비판적인 연극의 기능을 추가하는 동시에 최초의 기록희곡이란 점에서 한국 근대 희곡사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후 구어체 대사의 희곡으로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일정한 기여를 하였고 당시 신여성과 남성들을 풍자한 소극적 요소가 풍부하다는 점에서도 우리의 훌륭한 희곡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앞서 살펴보았듯이 <병자삼인>은 한 가지의 커다란 이야기의 흐름을 중심으로 세 그룹의 인물들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상황과 사연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결말까지 풀어나가는 독특한 병렬적 구성 방식을 갖는다. 이처럼 명확한 연결고리를 지니면서 주요 인물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극을 지탱하는 형태를 취하는 병렬구조는 여러 극 장르에서도 종종 사용되는데 미국 TV 드라마인 <로스트> <위기의 주부>가 그 예다.
그러나 다양한 극 형태에서 병렬적 구성이 모두 같다고 볼 수는 없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병렬적으로 늘어져있는 점은 같지만, 앞서 언급했던 <6개의 시선>, <기묘한 이야기>, <중경삼림> 등은 독자적인 주제를 가진 이야기들이 순차적으로 구성되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이룬다는 측면에서 옴니버스 구성에 속하며, <러브 액추얼리>, <디 아워스> 등은 거의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들의 비슷한 기승전결의 시점들을 잘라 붙여 교차적으로 구성한다는 측면에서 모자이크 구성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옴니버스 구성과 모자이크 구성은 <병자삼인>이 가지는 병렬적 구성의 하위개념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병렬구성의 극적효과는 하나의 이야기흐름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일반적인 극과는 다르다. 여러 짧은 이야기들로 긴장이나 집중의 단위가 짧지만, 동일한 주제로 여러 예를 제시하여 충분한 설득력을 얻음으로써 주제를 강조하는 극적효과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접함으로써 무대가 다채로워지는 시각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주제를 여러 번 환기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상에서 우리는 <병자삼인>이 갖는 시대적 의의를 고찰해보고, 나아가 <병자삼인>이 갖는 독특한 병렬구조와 함께 이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다른 극 장르들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희곡을 포함한 극 장르의 병렬구조가 갖는 극적인 효과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1910년대의 연극사적 특수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극의 구조, 특히 병렬적 구조의 범주와 그에 따른 극적인 효과를 논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키워드

조중환의 병자삼인과 병렬적 구성,   <병자삼인> 시대적 고찰,   <매일신보>와 <병자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