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구운몽의 참고사항
1) 구운몽의 인물
2) 구운몽의 줄거리
3) 구운몽의 주제 및 사상에 관한 논란
2. 구운몽의 구조
1) 액자식 소설 2) 현실과 꿈의 동심원적 순환구조
3. 삶의 두 지향과 그 통합적 의미
1) 두 삶이 지닌 기본 성격
2) 두 지향의 통합에서 드러나는 일반적 의미
4. 참고문헌
1) 구운몽의 인물
2) 구운몽의 줄거리
3) 구운몽의 주제 및 사상에 관한 논란
2. 구운몽의 구조
1) 액자식 소설 2) 현실과 꿈의 동심원적 순환구조
3. 삶의 두 지향과 그 통합적 의미
1) 두 삶이 지닌 기본 성격
2) 두 지향의 통합에서 드러나는 일반적 의미
4. 참고문헌
본문내용
의미가 이들에게 ‘초소유의’로 받아들여졌을까 하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구운몽>의 작품세계가 조선 후기사회에서 지니고 있던 현실적 의미를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구운몽>에서 ‘초소유의’를 읽어내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이 작품을 ‘불교적 초월’의 의미로 이해하지 않고, 정치적 함의가 내포된 현실에의 우의로 이해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며, 따라서 ‘초소유의’의 실체 또한 여기서 찾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구운몽>에는 반전이 거듭되던 조선후기의 불안정한 정치 현실과, 그 속에서 영욕이 수시로 뒤바뀌던 당대 사대부들의 삶, 그리고 환로에의 회의와 미련이라는 이중심리 속에서 진퇴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번민하던 그들의 내적 갈등과 인생관 혼란이 깊숙히 투영되어 있다. 그럼 이 중에서 그들이 읽어낸 ‘초소유의’의 구체적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혼탁한 정치 현실에 대한 회의와, 이를 벗어나 “물외의 한가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탈속지향 의식 이외의 다른 무엇일 수 없다. ‘초소유의’는 불교적 우언형식, 즉 ‘현실→꿈→현실’의 진행을 통해 양소유를 부정하고 성진을 긍정하는 환몽적 표층구조에서 연역되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초소유의’의 의미는 다음과 같은 <이소>의 실제 내용과도 완전 부합된다.
길을 잘못 듦을 후회하면서 悔相道之不察兮
머뭇거리며 내 이제 돌아가려네 延佇乎吾將反
수레를 돌려 왔던 길 따라 回朕車以復路兮
길을 잃음이 더 멀어지기 전에… 及行迷之未遠
난초 향그런 못가를 지나 步余馬於蘭皐兮
산초 언덕에 달려가 쉬리 馳椒丘且焉止息
나아와 신임 잃고 허물만 만났으니 進不入以難尤兮
물러가 다시 몸이나 닦으리 退將復脩吾初服
(중략) (中略)
너의 충정을 그 누가 알아주리 孰云察余之中情
붕당 짓기만 좋아하는 세상에서… 世幷擧而好朋兮
(중략) (中略)
시절이 어지러이 변해만 가니 時紛以變易兮
내 어이 오래 머물러 있으리 又何可以淹留
난초, 지초 변하여 향기를 잃고 蘭芷變而不芳兮
전초, 혜초 변하여 잡초가 되는데… 蕙化而爲茅 <離騷>(유성준, 楚辭選注, 형설출판사, 1989. 21-44쪽.)
이는 <이소>의 일부인데, 여기에 드러나 있는 정치 현실은 조선후기의 정치적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여기에는 버림 받은 신하의 좌절감과, 혼탁한 정치 현실에 대한 회의, 그리고 그러한 정치 현실에서 벗어나 물외 한인(物外閑人)이 되고자 하는 탈속지향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 있는데, 이는 앞서 살핀 <구운몽>의 그것과 그대로 일치된다. 바로 이것이 조선후기 사대부들이 <구운몽>에서 읽어낸 ‘초소유의’의 실체인 것이다.
<구운몽>이 사상적으로 다분히 이단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후기 유가적 사대부들에게 거부감 없이 수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들은 <구운몽>의 작품세계를 당대 정치 현실에 대한 ‘불교적 우의’로 이해함으로써, 성진의 삶에 굴원의 삶을 중첩시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즉, 양소유가 유가적 부귀공명의 삶을 버리고 불가적 탈속의 삶으로 복귀하는 것을, 굴원이 환로생활을 버리고 물외한인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같은 차원으로 인식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들은 성진과 양소유의 삶이 보이는 대립적 지향을 ‘불교적 삶’과 ‘유교적 삶’의 대립이라는 의미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출사(出仕)와 은거(隱居)라는 정치적 진퇴의 우의적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진퇴의 문제는 조선후기 사대부들이면 누구나가 심각하게 고민하던 문제의 하나였고, 바로 그런 점에서 <구운몽>은 사대부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영달의 삶’과 ‘탈속의 삶’을 현실과 꿈의 동심원적 순환구조로 결합시켜, ‘두 삶의 지향 중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묻고 있는 <구운몽>의 작품세계는, 진퇴의 기로에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던 그들의 현실적 고민을 너무나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양소유를 통해서는 그들의 환로 지향 욕망을 대리충족시키고, 성진을 통해서는 탈속 지향 욕망을 대리충족시키고 있는 작품세계의 양면성 또한 그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였을 것임은 물론이다. 그들이 소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구운몽>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은 <구운몽>의 작품세계가 이처럼 자신들의 삶과 밀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양소유의 삶을 부정하고 성진의 삶을 긍정하는 환몽적 표층구조나, 현실과 꿈을 순환적 관계로 형상화하고 있는 동심원적 심층구조는 또 다른 측면에서 공감의 폭을 확대시키는 기능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즉, 전자는 부귀공명을 허망한 것으로 돌림으로써 실세한 사대부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고, 후자는 실세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해 주어 그들의 소망적 사고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사대부 독자층의 공감폭을 그만큼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구운몽>은 환몽적 표층구조와 동심원적 심층구조라는 구조의 다층성을 통해 중층적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층위의 해석 통로를 열어 놓고 있다. 이 작품이 <성진전>으로도 읽히고 <양소유전>으로도 읽히며, 불교적 의미로도 읽히고 유교적 의미로도 읽히며, 표면적 주제로도 읽히고 이면적 주제로도 읽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구운몽>이 일찍부터 한문본과 국문본으로 유통되면서 신분과 성별을 초월한 다양한 독자들로부터 폭넓게 환영받을 수 있었던 핵심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자료
Wolfgang Kayser 지음김윤섭 번역(1982), 언어예술작품론, 대방출판사
<離騷>, 유성준, 楚辭選注, 형설출판사
李遇駿, 夢遊野談 上, ‘小說’ ,寶庫社, 1994
서포연보
엄기주(1992), “유가의 소설적 대응양상 연구”, 성균관대 박사논문.
Wolfgang Kayser 지음김윤섭 번역(1982), 언어예술작품론, 대방출판사
김병국(1988), “구운몽 저작시기 변증”, 한국학보(51), 일지사.
김병국(1968), “구운몽의 에피그라프 <기몽>”, 국어교육14, 한국국어교육연구회
西浦集, 卷6, <蒙宥放還>.「從今脫却荷服 試拂平生五綵衣」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구운몽>에는 반전이 거듭되던 조선후기의 불안정한 정치 현실과, 그 속에서 영욕이 수시로 뒤바뀌던 당대 사대부들의 삶, 그리고 환로에의 회의와 미련이라는 이중심리 속에서 진퇴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번민하던 그들의 내적 갈등과 인생관 혼란이 깊숙히 투영되어 있다. 그럼 이 중에서 그들이 읽어낸 ‘초소유의’의 구체적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혼탁한 정치 현실에 대한 회의와, 이를 벗어나 “물외의 한가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탈속지향 의식 이외의 다른 무엇일 수 없다. ‘초소유의’는 불교적 우언형식, 즉 ‘현실→꿈→현실’의 진행을 통해 양소유를 부정하고 성진을 긍정하는 환몽적 표층구조에서 연역되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초소유의’의 의미는 다음과 같은 <이소>의 실제 내용과도 완전 부합된다.
길을 잘못 듦을 후회하면서 悔相道之不察兮
머뭇거리며 내 이제 돌아가려네 延佇乎吾將反
수레를 돌려 왔던 길 따라 回朕車以復路兮
길을 잃음이 더 멀어지기 전에… 及行迷之未遠
난초 향그런 못가를 지나 步余馬於蘭皐兮
산초 언덕에 달려가 쉬리 馳椒丘且焉止息
나아와 신임 잃고 허물만 만났으니 進不入以難尤兮
물러가 다시 몸이나 닦으리 退將復脩吾初服
(중략) (中略)
너의 충정을 그 누가 알아주리 孰云察余之中情
붕당 짓기만 좋아하는 세상에서… 世幷擧而好朋兮
(중략) (中略)
시절이 어지러이 변해만 가니 時紛以變易兮
내 어이 오래 머물러 있으리 又何可以淹留
난초, 지초 변하여 향기를 잃고 蘭芷變而不芳兮
전초, 혜초 변하여 잡초가 되는데… 蕙化而爲茅 <離騷>(유성준, 楚辭選注, 형설출판사, 1989. 21-44쪽.)
이는 <이소>의 일부인데, 여기에 드러나 있는 정치 현실은 조선후기의 정치적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여기에는 버림 받은 신하의 좌절감과, 혼탁한 정치 현실에 대한 회의, 그리고 그러한 정치 현실에서 벗어나 물외 한인(物外閑人)이 되고자 하는 탈속지향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 있는데, 이는 앞서 살핀 <구운몽>의 그것과 그대로 일치된다. 바로 이것이 조선후기 사대부들이 <구운몽>에서 읽어낸 ‘초소유의’의 실체인 것이다.
<구운몽>이 사상적으로 다분히 이단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후기 유가적 사대부들에게 거부감 없이 수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들은 <구운몽>의 작품세계를 당대 정치 현실에 대한 ‘불교적 우의’로 이해함으로써, 성진의 삶에 굴원의 삶을 중첩시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즉, 양소유가 유가적 부귀공명의 삶을 버리고 불가적 탈속의 삶으로 복귀하는 것을, 굴원이 환로생활을 버리고 물외한인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같은 차원으로 인식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들은 성진과 양소유의 삶이 보이는 대립적 지향을 ‘불교적 삶’과 ‘유교적 삶’의 대립이라는 의미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출사(出仕)와 은거(隱居)라는 정치적 진퇴의 우의적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진퇴의 문제는 조선후기 사대부들이면 누구나가 심각하게 고민하던 문제의 하나였고, 바로 그런 점에서 <구운몽>은 사대부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영달의 삶’과 ‘탈속의 삶’을 현실과 꿈의 동심원적 순환구조로 결합시켜, ‘두 삶의 지향 중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묻고 있는 <구운몽>의 작품세계는, 진퇴의 기로에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던 그들의 현실적 고민을 너무나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양소유를 통해서는 그들의 환로 지향 욕망을 대리충족시키고, 성진을 통해서는 탈속 지향 욕망을 대리충족시키고 있는 작품세계의 양면성 또한 그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였을 것임은 물론이다. 그들이 소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구운몽>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은 <구운몽>의 작품세계가 이처럼 자신들의 삶과 밀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양소유의 삶을 부정하고 성진의 삶을 긍정하는 환몽적 표층구조나, 현실과 꿈을 순환적 관계로 형상화하고 있는 동심원적 심층구조는 또 다른 측면에서 공감의 폭을 확대시키는 기능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즉, 전자는 부귀공명을 허망한 것으로 돌림으로써 실세한 사대부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고, 후자는 실세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해 주어 그들의 소망적 사고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사대부 독자층의 공감폭을 그만큼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구운몽>은 환몽적 표층구조와 동심원적 심층구조라는 구조의 다층성을 통해 중층적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층위의 해석 통로를 열어 놓고 있다. 이 작품이 <성진전>으로도 읽히고 <양소유전>으로도 읽히며, 불교적 의미로도 읽히고 유교적 의미로도 읽히며, 표면적 주제로도 읽히고 이면적 주제로도 읽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구운몽>이 일찍부터 한문본과 국문본으로 유통되면서 신분과 성별을 초월한 다양한 독자들로부터 폭넓게 환영받을 수 있었던 핵심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자료
Wolfgang Kayser 지음김윤섭 번역(1982), 언어예술작품론, 대방출판사
<離騷>, 유성준, 楚辭選注, 형설출판사
李遇駿, 夢遊野談 上, ‘小說’ ,寶庫社, 1994
서포연보
엄기주(1992), “유가의 소설적 대응양상 연구”, 성균관대 박사논문.
Wolfgang Kayser 지음김윤섭 번역(1982), 언어예술작품론, 대방출판사
김병국(1988), “구운몽 저작시기 변증”, 한국학보(51), 일지사.
김병국(1968), “구운몽의 에피그라프 <기몽>”, 국어교육14, 한국국어교육연구회
西浦集, 卷6, <蒙宥放還>.「從今脫却荷服 試拂平生五綵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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