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독] 유림외사 - 선비들의 뒷이야기를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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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강독] 유림외사 - 선비들의 뒷이야기를 파헤치다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훈장 주진은 과거에서 누차 낙방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되어, 과거 시험장이라도 구경하자는 심산으로 친척을 시켜 수문장에게 돈을 집어주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 갑자기 응어리진 억울함이 복받쳐 그만 기절해 쓰러지고, 사람들은 놀라 그에게 더운 물을 먹여 정신을 차리게 한다. 그러나 계속 죽겠다고 발버둥치는 주진을 보고 거기에 함께 있던 상인들이 그의 처지를 동정하여, 돈을 모아 나라에 바치고 과거에 응시할 수 있게 해 준다. 시험에 합격하여 거인이 된 주진은 연달아 회시와 전시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나선다. 그가 받은 관직은 광동성의 학도였다.
나름대로 그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하며 청탁을 받지 않는 청렴한 관리가 되리라 다짐한 주진은 어느 날 허름한 옷차림에 머리가 하얗게 센 선비 하나를 보고 그의 이름을 묻는다. 자신을 범진이라고 소개한 선비는 명부에는 서른 살이라 써냈지만 실제로는 쉰 네 살이나 되어서도 아직 입학조차 하지 못한 자였다. 주진은 그가 써낸 글을 보고 입학도 못한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처지가 불쌍해 범진을 1등으로 뽑고 그보다 훨씬 더 글을 잘 써낸 젊은 선비의 글은 20등으로 뽑았다.
범진이 입학자격을 얻어 생원이 되자 그의 어머니와 아내는 몹시 기뻐하였다. 평소 그를 달가워하지 않던 장인 호백정도 그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범진이 향시를 보러 가기 위해 여비를 보태달라고 청하자 호백정은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네가 어떻게 벼슬을 하겠느냐고 꾸짖어 돌려보낸다. 할 수 없이 범진은 다른 곳에서 빚을 내어 향시를 보았다. 굶주린 노모의 심부름으로 닭을 팔러 나간 사이에 그의 합격을 알리는 전령이 도착한다. 그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금방 기쁨으로 들뜨지만, 합격사실을 들은 범진은 그만 미쳐버려 ‘허! 됐어, 내가 합격했어! 허허허’ 만을 연발한다.
그의 어머니는 걱정 끝에 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장인 호백정에게 어떻게든 그를 정신 차리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호백정은 마을 사람들의 조언대로 합격됐다는 말만 되뇌는 범진에게 한바탕 호통을 치고 그를 때려눕힌다. 범진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자 호백정은 앞서의 태도를 싹 바꾸어 온 동네에 사위 자랑을 하고 돌아다닌다. 범진이 출세하게 되자 마을의 양반으로부터 건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에게 청탁을 넣고 집과 땅과 재물을 쥐어준다. 너무나 변해버린 상황에 기쁨을 이기지 못한 범진의 노모는 ‘이 모든 게 다 내 것이야!’를 외치다가 그만 쓰러져 인사불성이 되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나고 만다. 범진은 그토록 원하던 부귀를 얻은 대신 가족을 잃고 만 것이다.
7. <유림외사>가 갖는 의의
위에서 본 것처럼, 작자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과거 합격만을 목적으로 하는 선비들의 생활을 언급하면서, 재물과 권력에 대한 욕망, 예교의 허위성 등을 폭로하는 한편, 그들과 사귀는 상인, 승려, 배우, 농민 등의 생태에도 눈을 돌려 부패한 상류계급과 가난하지만 건전한 서민을 대비시킴으로써 당시의 사회구조를 냉소적인 필치로 묘사했다. 주로 전반부에는 시대의 희생자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인물을, 후반부에서는 과거에 등을 돌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인물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유림외사>의 참다운 가치는 무엇보다도 풍자문학적 요소에 두어야 할 것이다. 풍자소설의 가치는 표현의 정확성과 객관적인 창작태도에 있는데, 작가는 풍부한 해학성을 잃지 않고 이 작업을 완벽하게 해냈다. 노신은 “오경재는 이 책을 지으면서 사심 없는 마음으로 당시의 폐단을 지적하였으며, 특히 사림을 날카롭게 공격했다. 그의 문장은 완곡하면서도 풍자가 많은 까닭에 족히 풍자의 글이라고 칭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의 세계는 어둡고 비극적이다. 이것이 풍자문학으로서의 최후의 단계인 것이다. 이 책에 나타난 풍자수법은 높은 수준에 이르러, 세련되고 생동적인 언어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중국 고전풍자문학의 걸작으로 간주되고 있다. 흔히 풍자소설의 경우엔 내부적으로 서로 모순 상반되는 두 세계를 내포하게 되는데 그것은 부정과 긍정의 양면성이다.
작품 속에는 부귀공명만을 꿈꾸는 주진, 범진 등과 부귀공명에 뜻이 없는 듯한 자태를 꾸며대며 제 스스로 청고하다는 양집중, 경란강 같은 속물들을 묘사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추악한 유학계의 군상과 대비시켜 이상적인 인물들도 등장시키고 있다. 이는 왕면, 두소경, 장소광 등의 세계로, 이들은 부귀공명 대신 문행출처(文行出處)를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이곳 사람들은 높은 꿈을 갖고 있으며, 도덕적인 면에서 훨씬 우월한 위치에 있다. 유림외사의 작품 골격은 이러한 두 세계의 대조로 형성되어 있다.
이들 외에도 작품에 마지막에 나오는 시정의 소시민에게도 작가는 희망을 걸고 있는데, 시정의 소시민이란 거리에 사는 4명의 기인들을 말한다. 즉, 절에서 자랐고 글쓰기에 능한 고아 계하년, 화지통을 파는 장기선수 왕태,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를 즐기는 개관, 거문고를 탈 줄 아는 재봉사 형원 등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노동으로 살아가면서도 권세가들에게 아부하지 않고 공명과 재물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현인명사들에게 실망한 나머지 소박한 노동으로 살아가는 평민들에게 희망을 거는 것이다.
청대에는 명대에 이어 소설, 특히 장편소설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장편소설의 종류는 애정, 의협, 사회소설로 나누어지는데, 애정소설의 대표작은 조설근의 <홍루몽>이고 의협소설의 대표작은 문강의 <아녀영웅전>과 석옥곤의 <삼협오의>다. 그리고 사회소설의 대표작이 바로 <유림외사>이다. 다만 내용에 있어 아직 봉건적인 잔재가 남아 있으며, 곽효자가 강에 들어가 부친을 찾는다는 얘기 등은 너무 산만한 감도 없지 않으나, 연구자들이 다른 문인들을 제쳐놓고 오경재를 굴원, 도연명, 두보, 이백과 동렬에 올려놓는 것을 보면 그의 작가로서의 역량이 얼마나 높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참고문헌
<명청소설선>, 성의제, 단대출판부, 1989
<유림외사>, 오경재 저, 진기환 역, 명문당, 1990
<중국문화에 담긴 중국어 이야기>, 루빠오위엔, 다락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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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8.06.10
  • 저작시기2018.6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056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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