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가(黃鳥歌)」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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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가(黃鳥歌)」 다시보기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고 있다는 것은 곧, 나무가 그것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음을 의미하고, 반면 유리왕은 토착세력을 편안히 정착시키지 못해 지지를 이끌지 못한 고독의 인물이므로 후대 왕의 거울로 삼고자 한 것 임주탁, 앞의 논문 460쪽.
이라고 하였는데, 지금까지 논의된 현 정황에서는 동조를 얻어낼 수 있는 일리 있는 견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황조가」는 위의 임주탁의 견해처럼 유리왕이 속한 처지와 맞물려 드러난 절망과 고독을 다룬 것이라고 하든, 설화문맥에 보이는 화희와 치희의 다툼을 조정하지 못한 감정을 닮았다고 보든, 충분히 서정적요소가 가미되어 있다고 보여 진다. 「황조가」를 서사시라고 보는 경우, 등장인물과 그 인물의 행위로 엮어지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는 “화자”로 짜여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황조가」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서사시로서의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또 한 편으로, 「황조가」를 주가(呪歌)로 보는 견해로 볼 때 앞서 민긍기의 견해를 주목해 보면, “신화적 주인공이 주재하는 본원회귀를 위한 정기적 제의를 표현한 것” 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유리왕은 신화적 영웅이 아니라 현실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좌절하는 비극적 주인공이다. 따라서 주가로 보는 견해도 마땅치 않고, 비록 작자시비는 있으나 서정시에 대한 견해가 옳다고 다시 한 번 생각되었다.
이상의 논의로 보면 「황조가」에 나타난 연모의 대상에 대한 논의는 송비, 치희 또는 제 3의 인물로 간주하던 방법에서 조금은 융통성을 가지고 생각해 보았다. 즉, 임주탁의 말대로 “유리왕 3년” 조의 역사가 나타내고자 하는 유리왕의 정황도 고려하고, 굳이 송비가 죽은 일로 송비를 연모한 것 또는 치희가 떠난 일로 치희를 연모한 것 외에도 눈을 돌리자는 말이다. 유리왕 자신에 대한 한탄과 고독의 감정이 크게 부각되어, 표면적으로는 송비나 치희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는 시에 이입시킨 결과로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송비 혹은 치의 어느 한 사람으로 인해 연모의 대상을 시로 드러냈다기보다 왕으로써 태생부터 자신을 점유한 고독과 자신의 부족한 처지에 대한 한탄이 주된 정서가 되고, 송비나 치희의 사건은 그 주된 정서를 부채질하여 시의 기저에 깔리도록 한 부수적인 정서라는 부족한 생각을 해 본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 만큼 배경설화나 역사를 보는 관점이 작품의 해석을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임을 크게 상기시켜 본다.
「황조가」라는 작품 또한 그 중요한 부분의 자료가 되는 기록에 의존해 판가름 해보면, 유리왕 개인의 창작품인 것 같지만 기존 논의들이 밝힌 바와 같이 시간의 모순성이나 그 밖의 내용들이 앞 뒤 가 잘 맞아 떨어지는 지를 충분히 검토해 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그리하여 그 노래의 형식적인 면이나 소재, 그리고 주제와 아울러 생각해 보면서 배경설화와 노래의 결합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하는 것이, 작품에서 미처 알지 못한 다른 부분을 새롭게 발견시키는 등 작품의 풍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리라 생각해 본다. 그래서 나와 같이 「황조가」라는 작품에 공식적인 해석만을 세워 둔 이들에게 새로운 의미가 날아들어 옴을 몸소 느끼게 하고, 이러한 과정의 지속된 반복으로 작품과 함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작품을 대하는 최선과 예의라는 생각을 하며 어렵사리 써 내려온 글을 마친다.
♠ 참고도서
김성기, 『韓國古典詩歌論巧』, 역락, 2004
김학성, 『한국고전시가의연구』, 한국학술정보, 2001
박노준, 『고전시가엮어읽기(상)』, 태학사, 2003
장덕순, 『이야기국문학사』, 새문사, 2004
정병욱,『한국고전시가론』, 신구문화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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