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법제도와 예규범
본 자료는 3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해당 자료는 3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3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 문화와 법제도

2. 한국 법제도의 특성

3. 유교적 가치관과 법제도

4. 예법제도와 법제도

5. 한국 법문화에 독특한 법언

6. 성문법 중심인가 불문법중심인가

본문내용

행태다. 그 때문에 법질서의 확립은 수범자들의 준수와 국가권력에 의한 강제가 반드시 동시에 행해져야한다. 이 경우 법질서 확립에 일차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법 집행이다. 한국인들이 가뜩이나 준법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국가권력조차 법집행을 태만히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누구나 법을 지키지 않으려는 관행이 일반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는 편법을 써서 세금을 적게 내게 된 것이 긍지와 자랑거리가 되며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일부분 전도된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별탈 없이 굴러가는 내적 에너지가 내재된 신기한 사회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법질서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가.
6. 성문법 중심인가 불문법중심인가
앞서 살펴보았듯이 고려 시대까지는 대부분의 민사·형사사건은 오랜 세월 내려온 관습법에 의거해 처리되었다. 이러한 법문화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조선시대에도 계속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사건의 처리에 명백한 전례가 있으면 그에 따랐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 법전을 적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후대로 오면서 이러한 모습에 변화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법적 판단에 반드시 성문법전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법적 사고가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대개의 경우 전통적 관례와 금과옥조 같은 경전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규범력을 지니고 있던 예제에서 사건 해결의 기준이 제시되고 여기서 해결이 안되는 부분에 비로소 법전이 동원되었다. 일선에서 직접 법을 집행해야하는 지방장관들 대부분이 법적 사고에 무지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학적 소재이기는 하지만 고무줄 같이 탄력적인 법적용은 『흥보전』 중 매 품을 파는 흥부의 모습에서 극치를 이룬다. 우리 반만년 역사에서 성문법에 의한 판결이 일반화 된 것은 실제로 일제를 거쳐 지금에 이르는 대략 100 여 년간의 일이다.
1 세기라는 짧지 않은 기간 성문법 문화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은 왜 아직까지도 철저한 규범준수에 익숙하지 않는 것일까. 이점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고찰이 필요하겠지만 보다 근본으로 천착해 들어가 살펴보면 결국 수범자들의 법적 사고 즉 공존적 삶의 조건인 사회질서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가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인생살이는 물론이고 인간관계도 자로 재 듯이 엄격하게 유지될 수는 없으며 그런 각박한 관계설정 하에서는 결코 인간다운 세상이 구현될 수 없다는 보편적 합의를 갖고 있다. 넉넉하고 훈훈한 정신문화를 누려온 한국인들에게 사사건건 실정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사회(실제로 모든 실정법규를 동원할 때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행위는 남김없이 처벌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는 숨막히는 칠팔월의 염전과도 같다. 불문법과 성문법을 넘나드는 한국의 법문화는 넓은 불문법의 대지 한 가운데 성문법의 얕으막한 산봉우리가 솟아난 입체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인의 법에 대한 태도이다.
성문법을 기반으로 하는 대륙의 법문화는 사회와 국가의 모든 갈등과 분쟁을 성문법으로 흡수하여 처리할 수 있다는 체계적 사고 위에 구축되어있다. 성문화된 법 문언은 해석을 통해 법의미가 확정되고 내용이 채워지게 됨으로 모든 사회적 갈등은 법적 판결로 흡수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법체계로 부단히 변하는 삶의 동태적 모습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과거의 영국이나 미국처럼 오로지 판례를 통해 형성된 불문법(물론 오늘날에는 영미에서도 많은 성문법이 제정되고 있다)에 철저할 경우 다원화된 현대적 삶의 공통적 행위원칙과 좌표를 설정해줄 수도 없다. 오늘날 체계적 장점을 지닌 성문법 문화와 동태적 탄력성을 강점으로 하는 불문법 문화는 점점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 접근해가고 있다. 그 길만이 다원화된 인간의 가치와 삶의 형상을 그려 낼 수 있으며 또한 공동체적 삶의 체계 속에서 사회적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의 유전인자 속에 그러한 기반이 이미 조성되어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21세기의 바람직한 법문화를 기대해 보는 나의 바램이 기우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 분량이 다소 늘어났습니다. 각주와 참고문헌은 생략했습니다.
필자 약력: 李在龍. 법학박사. 현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법철학연구소. 고려대대학원 법학과 강사. 『조선예의 사상에서 법의 통치까지』(저서: 95년 예문서원) 및 논문 다수.
구좌번호: 국민은행: 048-21-0385-311.

추천자료

  • 가격1,300
  • 페이지수9페이지
  • 등록일2002.03.18
  • 저작시기2002.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2053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