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에 대하여

목차

1.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하여
2. <죄와 벌>의 작품 배경 & 줄거리
3. <죄와 벌>의 내용 분석
4.`죄와 벌`을 읽고

본문내용

설 11월호 중에서-
21303김보라
4.'죄와 벌'을 읽고
내가 책을 펼치자마자 접한 것은 등록금이 없어서 다니던 법대도 그만두고 끼니도 제대로 연명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라스콜리니코프였다. 가난을 뼈저리게 경험해 보지 못한 나는 그가 그저 불쌍해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힘겨운 삶을 살아오며 나처럼 단지 간접경험만을 해 본 사람과는 다르게 세상에 분노를 품게 되었다.세상이 너무 부조리한 것에 분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난이라는 죄목 때문에 부당하게 학대당하는 선량한 시민들이 있는 반면, 사회에 존재할 가치가 쥐꼬리만큼도 없는 사람도 있다고 여겼다. 그는 가난 때문에 고리대금업자인 노파에게 물건을 저당잡히고 돈을 빌렸는데, 그는 그 노파야말로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과 같으며 살아 있을 필요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으므로 노파가 호의호식하고 있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결국 그는 노파와 노파의 동생까지 살해하게 된다. 하지만 난 여기서 의문을 갖게 된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세상의 인간을 두 종류로 보고 있다. 그것은 죄를 지어서는 안 되는 사람과 공익을 위해서 라면 죄를 지어도 되는 사람이다. 사실 그와는 너무 다른 생활을 해 왔고 그저 단지 주어진 대로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 온 나로서는 그의 입장이 되어 그 상황 속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따져보자. 그 노인의 인색함을 욕하는 비판 정신을 가진 이가 아무리 "공익"을 위한 일일지라도 살인에 대해서는 관대할 수 있었나 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노인의 돈은 어떻게 벌었든 간에 그저 개인의 돈일 뿐인데 말이다. 어쩌면 그의 무의식 속에서도 그런 생각이 지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세운 기묘한 이론을 바탕으로 살인을 하고도 그 살인이 불러온 예기치 못한 결과들에 대해서 번민하고 괴로워하기 때문이다.자신이 죽인 노인의 변호사를 맡았던 이의 끈질긴 조사에 불안감을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던 그는 가족의 호구지책을 위해 매춘부가 된 소냐를 만나게 된다. 라스콜리니코픈는 소냐가 투신 자살을 하든지 아니면 미쳐 버리든지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구렁텅이에 빠져 있으면서도 순결한 영혼을 지니고 있음에 놀라고 소냐의 발 밑에 엎드려 그녀의 발에 키스하면서 '나는 당신 앞에 엎드린 것이 아니라 전인류의 고통 앞에 엎드리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가물거리는 촛불 아래서 가엾은 살인범은 불쌍한 매춘부가 읽어 주는 성경 구절 '나사로의 부활'을 듣는다. 그는 소냐의 맑은 영혼에 감화되어 자수를 했지만 여전히 자신을 죄인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찌되었든 그가 그렇게 결심함에 있어 크나큰 용기가 필요했음은 사실이고, 그가 죄에 대한 벌을 받기로 결심한 것도 사실이다. 그 용기라는 것이 잘못을 하고 난 뒤의 것일지라도 말이다. 보통 범죄자들과 별 다를게 없는 그의 심리상태가 다시 한 소녀를 만나서 바뀌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지금 이사회에서 점점 없어져 버리고 있는 사랑과 인간애란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책을 읽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저 받아들이고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 작품 속에 빠져서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단지 교훈을 위한 교훈을 만들고 있지만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 그래서 꼭 틈틈이 다시 읽고 또 읽어서 내 인생의 지침서로 삼고 싶다. 그리고 세월이 조금 더 흘러 내가 진심으로 이 작품을 느낄 수 있을 때 다시 한번 독후감을 써 보고 싶다. 숙제 때문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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