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 운동의 이념과 전쟁

목차

1. 머리말

2. 신좌익형성배경

3. 신좌익이데올로기

1) 현대산업사회에 대한 비판

2) 이상적 가치와 사회형태

4. 스튜던트파워의 등장과 과격화

5. 신좌익운동의 의의와 한계

본문내용

혁명적 사회주의 학생연합이 결성되었으나 여러 분파들 사이에 갈등이 많았다. 미국의 월남전개입을 계기로 2000여명의 학생들의 시위가 있었고, 이것은 널리 파급되었다.
신좌익운동의 의의와 한계
사회운동으로서의 신좌익운동의 이데올로기는 여러 가지 급진적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는 프랑크푸르트학파 특히 마르쿠제의 실증주의사회학에 대한 비판 및 마르크스주의와 프로이드심리학의 통합에서 비롯된 현대산업사회의 여러가지 병폐에 대한 저항과 파괴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려는 무정부주의 또는 무정부주의적 노동조합주의라고 할 수 있다.
신좌익운동은 구체적으로 대학내의 개혁운동, 풍요로운 현대산업사회에서의 억압된 의식에 대한 개혁운동, 점차 증대하는 빈부격차와 풍요속의 빈곤에 대한 저항운동 소수인종과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여 모든 비인간적 요소의 제거와 인간해방을 외치는 민권운동, 신제국주의의 타도를 주장하는 반전평화운동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점차 폭력과 테러, 살인과 방화와 같은 과격한 방법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좌익운동의 급진성은 1970년대에 접어들어 특히 월남전이 종식되면서 둔화되었고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 원인으로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으나 미국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지적된다. 첫째는 학생들의 최대이슈가 되었던 월남전 자체가 종식되었다는 점이다. 월남전은 '위대한 미국'을 긍지로 지녀온 미국인들에게 치욕적이고 엄청난 심리적 상처를 안겨주었다. 따라서 월남전에서의 패배 이후 미국사회에서는 보수주의적 세력이 크게 대두하였다.
둘째로 오일쇼크 이후 세계경제는 엄청난 경기침체를 가져와 취업의 기회가 좁아짐에 따라 대학생들도 더 이상 정치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이 학업에 전념하게 되었다. 셋째는 일본의 경제적 팽창과 소련의 군사적 위협을 들 수 있다. 끝으로 급진사상에 대한 환멸로서 미국인들은 신좌익운동의 창조없는 파괴에 염증과 분노를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신좌익학생운동으로 몸살을 치렀던 서구나 일본에도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선진산업사회에서의 신좌익운동은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쇠퇴하였으나 그들이 제시한 비판시각과 이상향은 아직도 많은 젊은 지식인과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버(Robert A. Harber)는 구미학자들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이데올로기종언론 자체를 보수적 이데올로기로 단정하고, 이에 대항하여 신좌익이데올로기가 현대산업사회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신좌익운동은 여타의 기존이데올로기가 성취하지 못한 정치적.사회적 평등의 이상을 완정히 달성하려는 혁신적 가치관을 내세운다. 둘째는 산업국유화, 국가계획, 노동자통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현대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는 다른 시장경제, 분권적 계획, 참여민주주의 등을 겨냥한 새로운 이상향을 가지고 있다. 셋째, 구좌익의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이 주로 정치와 경제의 두 영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반하여 신좌익은 그들 영역에 못지않게 사회.문화.교육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끝으로 구좌익은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독재를 내세웠으므로 신좌익은 그러한 계급투쟁이나 전략전술을 거부하고 비폭력적 방법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신좌익은 이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물리적 폭력에 의한 직접적 행동을 감행하였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
그러나 신좌익운동은 현대산업사회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로서의 출현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념과 전개과정에서 미숙한 형태를 극복하지 못한 채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첫째로 신좌익의 현대산업사회에 대한 비판은 산업화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두 가지 가능성 즉, 인간해방의 가능성과 인간소외의 가능성 가운데 후자의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마치 산업사회 자체에 대한 부정과 파괴를 정당화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견해는 마르쿠제, 아렌트, 하일 브론너 등으로 대표되는 부정적 견해로서 다니엘 벨, 갈브레이스, 브레진스키 등과 같은 학자들의 긍정적 견해와는 상반된 것이다. 따라서 부정적 견해만을 선진산업사회에 대한 지배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인다면 편협된 시각에 빠지게 되며, 무모한 해결책에 의존하게 된다.
둘째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뚜레인(Alain Touraine)이 지적한대로 신좌익이 제시한 이상향은 실현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환상의 혁명이므로 결국 환상적 혁명이 되고 만다. 그들은 환상을 속박된 자아를 해방시키는 분출구로 간주하였다. 그것이 바로 경찰도 관료도 강제도 법도 역할도 없는 새로운 사회의 이상이다. 그들은 현실적 감각이 결여된 채 유토피아적 사회를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현실적 태도로 말미암은 신좌익의 세번째 오류는 현대산업사회에 대한 그진적 비판과는 달리 사회변혁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거의무력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새로운 사회변혁을 주도해나갈 어떠한 형태의 조직도 거부한다. 때때로 그들은 사회변혁의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기 전에 기존 사회의 낡은 요소를 완전히 제거해야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입장은 마치 15세기 말기 러시아 허무주의자들의 낭만적 견해를 연상시킨다.
대체로 신좌익은 새로운 사화를 건설하기 위한 구체적 바앙ㄴ이 혁명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형성될 것으로 믿는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방안은 혁명에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혁명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끝으로 신좌익 운동은 1960년대 혁신자유주의자들에 의한 기존체제내에서의 개혁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부터 폭력, 방화, 살인 등의 과격한 수단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고, 이러한 과격화는 처음에 그들의 의견에 동조했던 많은 사람들에게조차도 불신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기에 앞서서 기존사회의 파괴 자체를 일삼는 그들의 성급함은 반지성, 반문화로 치닫게 됨으로써 현대산업사회의 병폐를 줄이기는 커녕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증대시켰던 것이다. 결국 현대산업사회의 부조리를 제거하려던 신좌익의 노력은 그들의 성급하고 과격한 방법으로 말미암아 허사가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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