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와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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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게 되며, 시베리아로 유형(流刑)갈 때 그곳까지 따라 온 소냐의 감화로 그의 개심이 성취되는 것이다. 창작 노트에 소냐의 말로 "나는 죽은 나사로였어요.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나를 다시 살리셨어요."란 말이 쓰여 있는데, 이 말은 곧 라스콜리니코프에게도 해당된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기의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살인을 하며 이로써 부와 권력을 얻으려 하지만 허사에 그치고 만다. 그는 살인 후 한없는 영혼의 갈등을 경험하는데 이것은 탕자가 세속 속에서 살아갈 때 하나님에게서 떠나 있는 것이 곧 죄임을 깨닫게 되어 괴로워하는 대목에 해당된다. 즉, 이 작품에서 제시되는 죄의 본질은 한 마디로 신앙에 의하지 않는 그 자체이다. 이에 따른 벌은 마음의 갈등이요 양심의 가책인 것이다. 오직 신앙에 귀의함으로써만 세상 죄뿐만 아니라 영혼의 죄도 씻음을 받을 수 있다는 그의 근원적인 사상을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에서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범인과 비범인, 즉 초인간적인 부분을 다룬 것은 당시 유행하다시피한 니체의 사상을 다소 회의적으로 비판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다른 대표작들인 '백치', '악령' 그리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읽어야 한다고 도스토예프스키 연구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의 작자이자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도스토예프스키는 1821년 10월 31일 모스크바에서 외과의사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은 명분만의 귀족이었지만, 작가 자신은 귀족 출신이라는 사실을 소중하게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처녀작으로 1846년에 발표한 '가난한 사람들'이란 소설로 일약 인기작가가 되었으며, 그 무렵에 그는 사회주의자들의 비밀 써클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처형직전에 특사를 받아 시베리아 옴스크 감옥으로 유형된다. 그때 감옥소에서 허용된 책이라곤 신약성경 한 권뿐이었다. 그는 성경을 읽고 또 읽어 마침내 신약성경에서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된다. 그의 대표작은 거의 신약성경에서 발상을 얻은 것이다. 형기를 마치고 나머지 4년 동안의 병역근무도 모두 마친 후 1859년 말에 그는 페테르부르그로 돌아온다. 감옥생활의 체험을 소설로 쓴 '죽음의 집의 기록'이 2년 뒤 발표된 후 잡지 경영의 실패, 도박으로 인한 빚 때문에 줄곧 도피생활을 하는 파란만장의 생활이 계속된다. 그런 생활 가운데서도 '죄와 벌', '백치' 그리고 '악령'등 3대 걸작을 계속 써냈다. 그는 말년을 비교적 안정되게 생활하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란 최대걸작을 세상에 낸 후, 그 후속 작품을 구상하다가 1881년 1월 27일 후두염으로 갑자기 영면(永眠)하였다.
이상에서 "파우스트" 와 "죄와 벌"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았다. 개인적으로 과의 행사가 많았고, 봉사활동으로 바쁜 시간 속에서 책을 접해 미흡한 면도 많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후회는 되지 않는다. 나름대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 노력한 나의 모습에 스스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늘 그렇지만 독후감은 준비하는 과정과 쓰는 과정에서 힘들어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이 생긴다. 그렇지만 가슴 한편에 무엇인가를 남기고, 하찮아 보이는 조개가 흡사 영롱한 진주를 낳듯이 이러한 책으로 인하여 나 또한 진주를 얻은 듯한 느낌을 갖게해 늘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이 두 책을 접하고 나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하나님의 섭리를 역행하지 말며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함과, 혹여라도 죄를 지었다면 회개하여 주의 자녀로 거듭나야 된다라는 것이다. 이제와서 돌이켜 생각하니 내 신앙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라는 기분 좋은 의구심도 갖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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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죄와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