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한용운의 불교적자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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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만해 한용운 사상

2.만해 한용운의 선사상

3.불교적 연기관

본문내용

리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만해의 선적 자연의식과 연결되는 것이다. 제2행의 "지리한 장마"와 "무서운 검은 구름"은 부정적인 자연의 모습이다. 이 말은 자연이 그 자체로 부정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자연을 부정적으로 느끼는 것은 인간의 가치 기준에 따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푸른 하늘" 그 자체는 좋고 나쁨이 없는 것이다. 하늘은 그 자체로 비어 있는 공간, 즉 공(空)의 세계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것은 만해의 선적 자연관의 입장에서 해석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지리한 장마나 무서운 검은 구름은 그 생명력을 잠식하고 있는 부정적인 존재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관점은 지나치게 시를 사회적인 산물로 한정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제 3, 4행은 자연의 궁극적 이상인 생명성의 회복을 암시한다. 그것은 시간이 멈추어진 즉 자연의 창조적 진화와 역사적 시간이 정지되어버린 극지(極地)에서 그들의 생명성을 일깨워 주는 "향기"로 표현되고 있다. 4행의 "적은 시내"는 생명적 자연의 발랄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의 근원, 즉 비롯된 자연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돌부리를 적시며 흐르는 것은 그대로 자연의 참모습이며 도의 실체인 것이다.
이시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인식은 단순히 자연의 현상 너머에 있는 자연의 본체에 관한 탐구라고 한정할 수 없다. 즉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넘어서 자연, 인간, 역사의 합일을 이루는 과정을 뜻한다고 본다. 이러한 합일은 자연의 생명성의 회복과 그러한 생명과 한덩어리가 되어 존재를 생성케 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존재의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이 시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4) 자연왜곡에 의한 부정적·역설적 표현-부정과 역설
: 만해시의 가장 특징적인 면이 역설에 있다는 것은 여러 평자들이 지적한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오세영, <침묵하는 님의 역설(逆說)>,「국어국문학」65,66(1974,12);조 정환,<한용운 시의 역설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논문(1982)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는 그 부정과 역설의 양상과 의미를 알아보려 한다.
만해시의 부정적 표현은 부정을 위한 부정이 아니라 대긍정을 위한 부정이므로, 모더니즘적인 부정과 그 성격에 있어서 다르다. 모더니즘의 부정적 표현은 문명에 의해 상실되어 가는 인간의 소외현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취하는 것이지만, 한용운의 부정은 부정한 권력에 의해 자연스런 인간다운 삶이 박탈되어진 시대를 살기위한 자비심의 발로이다.
우선 선(禪)의 언어가 그러하듯이 한용운도 일상적인 언어를 부정한다. 그 부정이 시적 언술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상징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따슨 볕 등에 지고
유마경 읽노라니
어지럽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린다.
구태여 꽃 밑 글자를
읽어 무삼 하리요.
-<한용운. 낙화(洛花)>전문
위의 시에서 꽃잎은 그야말로 선(禪)으로 말하면 가시적 징표, 자연적 상징이라고 하겠다. 즉 꽃은 모든 만물의 본체인 진여 세계의 상징이다. 꽃은 본질적으로 생명의 일시성, 봄, 아름다움을 상징하게도 하고, 영혼의 원형을 상징하기도 한다. 불교에서 꽃은 깨달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자주 쓰인다. 한용운의 시는 불교의 상징을 적절히 인용한 "꽃"이 매우 많이 등장하고 있다. 위 시에서 "꽃"과 "꽃 밑의 글자"는 깨달음과 미혹의 차이만큼이나 멀다. 깨달음의 경지에선 언어로 말한 어떠한 가르침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절대의 경지는 언어로는 표현할 수도 없다는 뜻을 이 시는 "낙화"의 현상을 빌어 상징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만해 시의 두드러진 어법은 역설이다. 이 역설은 선(禪)이 그러하듯 관습적인 세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통해 근원적인 진실을 알기 위한 방법론적인 것이다.
꽃은 떨어지는 향기가 아름답습니다.
해는 지는 빛이 곱습니다.
노래는 목마친 가락이 묘합니다.
님은 떠날 때의 얼굴이 더욱 어여쁩니다.
떠나신 뒤에 나의 환상의 눈에 비치는 님의 얼굴은 눈물이 없는 눈으로는 바라볼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쁠 것입니다. ...(하략)...
-<한용운. 떠날 때의 님의 얼굴>에서
위 시에서 제 1, 2, 3행은 4행의 내용을 뒷받침하게 위하여 동원된 것들이다. 이 시는 마치 귀납법과 같은 논리적인 전개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해 시에서 자연의 이미지나 상징은 자연의 이법, 공의 세계, 즉 깨달음의 경지를 상징하고 있다고 본다. 위의 시도 역설의 어법이 적용되어 표현되어있다. 우리는 여기서 "지는 꽃의 형기가 아름다운지" 자연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피는 꽃이 아름답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한용운이 노리는 것은 우리들의 관습적인 사고에 인식의 충격을 주어서 자연의 현상 너머에 있는 본체의 실상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신현락. <한국 현대시와 동양의 자연관>한국문화사 1998. 149쪽
만해 시의 부정적·역설적 표현의 의미를 정리해보자면, 우선 그의 부정적 세계관은 선적인 언어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의 언어의 부정적 표현 못지 않게 불교인으로 한용운의 가치관이 부정적 세계관의 주요한 요인이다. 이 부정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어법은 역설이었으며 만해 시에 나오는 역설은 부정을 위한 부정이 아니라 부정적 세계관을 뛰어넘어 대긍정으로 귀환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그것은 일단 차별심을 배제한 직관적인 자연 인식을 통한 생명적 자연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4. 한용운의 시에 나타난 자연의 의미
선적 자연관을 토대로 만해 시의 자연표상을 볼 때, 한용운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시의식은 평등한 세상, 즉 출출세간(出出世間)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출출세간은 대승불교의 자이이타(自利利他)의 보살행과 선(禪)의 궁극적 지향점이다. 이 출출세간의 시정신은 현대 한국 자연시의 형이상성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서양의 형이상학적 전통과는 다른 이 초형이상학적 자연주의의 전통은 현실과 초현실을 아우르는 한국 자연시의 진경(眞景)을 이룬다. 출출세간의 시정신은 이후 신석정, 조지훈에게 지속적으로 심화·발전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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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3.05.05
  • 저작시기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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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222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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