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정복여

목차

김남주
1.생애
2.작품세계
3.대표작품

정복여
1.생애
2.작품세계
3.대표작품

본문내용

어진,
우리는 별의 식구
함께, 별이었던
떠나온 몸으로 돌아가려 한다
내거미
일박이일의 검열이 있었다
장총처럼 아버지를 앞세운 엄마가 현관에 들어서면
집안의 모든 집기들은 긴장한다
의자들은 똑바로 앉아 있는가
마루에 아무렇게나 살던 타월은
욕탕으로 돌아가려 안간힘을 다하고
방금 통화를 끝낸 수화기는 입을 쓱 닦는다
액자 속을 빠져나와 나뒹굴던 포도알이
뒷걸음치는 내 맨발에 으스러진다
낮게 깔리던 먼지들이 순간 습기를 만나
포복하며 바닥으로 짙어진다
일차 검열을 끝낸 엄마가 부엌으로 들어간다
폭탄장치 같은 냉장고를 열어젖히며
검열관의 집중 탐문이 시작된다
유효기간을 끝낸 봉지들이 내팽개쳐진다
쉴새없이 떨어지는 '……해야지' 명령
검열을 마친 검열관이 돌아가고
원상복귀한 내가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세상에
벽과 벽, 그곳에 살던 거미, 그리고 집은?
나는 뛰쳐나간다
엄마 내 거미는 어디 있어요 내 집은!
저녁
새끼 참새 한 마리 부엌 창, 그 방충을 붙들고
부리를 콕콕 찧으며 "엄마 밥 다 되었어?"
눈이 딱 마주치자
"웩! 남의 집이다"
화들짝 놀란 친엄마에게로 달아나버린다
거기 어디 내가 끼여 살 곳 있을까
단감나무 이웃
그 저녁 방을 기웃기웃

키워드

김남주,   정복여,   민주화,   전사,   가석방,   남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