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I. 초기 토마스 만과 독일의 교양시민문화
Ⅱ. 교양시민문화의 파시즘 이데올로기
Ⅲ. 토마스 만의 `아이러니 예술`의 모순
Ⅳ. 후기 토마스 만의 교양시민문화 비판
Ⅱ. 교양시민문화의 파시즘 이데올로기
Ⅲ. 토마스 만의 `아이러니 예술`의 모순
Ⅳ. 후기 토마스 만의 교양시민문화 비판
본문내용
지만, 예술에 대한 견해나 문학에서 표현되고 있는 독일의 정체성, 독일 정신에 대한 그의 관점은 결코 변화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가 「독일과 독일인들」이라는 글에서 밝히고 있는 독일적인 것에 대한 표명은 그의 여러 소설들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독일 정체성에 대한 일관된 표현이다. 이런 일관된 독일적인 것의 모습은 바로 국가 사회주의의 상과 공통성을 지니며, 이점에서 제 2차 세계대전 후 전쟁책임의 소재에 대한 물음에서 토마스 만은 나치 독일과 독일을 구분 지은 브레히트와는 달리 독일 전체가 책임있다는 주장을 편다. 즉 히틀러로 대변되는 국가 사회주의는 결코 우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내면성과 악마성, 비합리주의에 물들어 있는 독일정신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는 바로 그의 소설 『파우스트 박사』에서 아드리안 레버퀸이라는 독일의 표상을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이 소설에서 고등학교 교사인 세레누스 짜이트블롬이란 허구적인 인물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독일 작곡가인 아드리안 레버퀸의 삶을 전기 형식을 빌어 서술하고 있다. 이 예술가는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서 창작의 전기를 마련하고, 56살 되던 해에, 즉 독일인들이 히틀러 광증에 사로잡혀 단번에 600만의 추종자가 생겨난 시점에 미쳐버린다. 이 소설은 인본주의적인 노선에서 "내면성"과 "비정치성" 그리고 "악마성"으로 표현되는 독일의 정체성이 루터의 종교개혁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음을 밝힘으로써 독일 파시즘의 이념적 형성사를 문학적으로 소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괴테의 비극 『파우스트』와 아무런 연관성을 지니지 않은 이 소설은 단지 악마와의 계약에서 『파우스트』와 공통점을 지닐 뿐이다. 이때 괴테의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는 일종의 서사 수단이기 때문에 그것의 실존을 형상화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에, 악마의 실존이 부인되는 현대의 소설인 『파우스트 박사』에서 악마는 필연적으로 다른 형태로 형상화되어야만 했다. 『파우스트 박사』에서 악마는 이런 까닭으로 이제 주인공이 성병 감염으로 갖게 되는 병적인 환상으로서 존재하는 주관적인 것이 되며, 이로써 이 소설의 "악마의 세속화" 내지 "초월이 없는 세계"가 언급된다. 『파우스트 박사』에서 예술가에게 도취, 자극, 영감을 부여하는 "악마와의 계약"은 성병 감염의 결과로 인한 심리적 억압으로부터 탈피하는 의학적인 과정으로 서술되고 있다.
악마성은 이미 토마스 만이 여러 차례 언급하듯이 한편으로는 인간을 천재적 창의성으로 승화시키는 창조력으로서 기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부정적인 것, 모순적인 것, 비인간적인 것을 형상화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예술적 정체(停滯)를 극복하려는 레버퀸은 따라서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서 비합리적인 것, 고립적인 것 그리고 병적인 것에 자신을 내맡긴다. 여기서 레버퀸은 내면적이고 악마적 성향을 띠는 음악가로서 독일의 상징이 되며, 이 악마와의 계약은 바로 독일 국민의 히틀러 국가사회주의와의 계약이다. 차이트블롬이란 인물은 반파시즘적인 성향을 지니지만 미래에 대한 시각을 지니고 있지 못함으로써 한계를 지니며 때때로 국가사회주의의 선동에 동조하며 "영도자"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소설의 끝 부분에서야 자신의 반파시즘을 명확히 드러내며, "이성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친구 레버퀸의 세계에 대해서 거리를 취하고 인본주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동시에 그는 친구의 비합리적 천재성에 대해 매혹당하며 이 친구와의 교제를 통해서 자신의 자연적인 능력의 승화를 체험하는 까닭에, 악마의 영역으로 끌려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레버퀸이 이 친구의 사랑에 대응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는 악마의 전염성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된다. 짜이트블롬은 스스로 병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체를 갖고 있지 못한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그는 명백히 고전적 교양과 윤리를 지닌 인본주의자이긴 하지만 이 인본주의는 개체적인 차원에서 머물고 또한 정신적인 내용성만을 지니기 때문에 야만적이고 공격적인 파시즘의 체제 하에서는 무능력과 비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Vgl. E. Hilscher, Thomas Mann, 1989 Berlin, S. 194.
그는 또한 당대의 비판적이지만 체제에 저항하지 못하는 일단의 지식인층을 대변한다. 이로써 소설 『파우스트 박사』는 파시즘의 정신적 기원에 대한 뿌리의 조사에서 시작하여 히틀러 시대의 정신적 성향까지 개괄함으로써 토마스 만은 이 소설을 통하여 자기 방식으로 "지금까지의 우리 역사에 대한 전체적 비판"
) J. R. Becher, Auswahl in sechs Banden, Berlin 1952, Bd. 5, S. 46.
을 행하고, 동시에 자기의 정치적 역정을 여기에 등장한 인물들의 모습을 빌어 다루고 있는 것이다.
) 후기의 토마스 만은 비록 그의 망명시기동안 히틀러 나치에 대해서 수많은 연설과 에세이 발표를 통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지만 정작 실천적인 차원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 예를 들면 그와 마찬가지로 반나치즘 . 반파쇼를 외친 좌파계열과의 연대를 거부한다. 이때 그의 태도는 그의 글에서 표현되고 있는 자신의 정치관에 입각한 순수 참여적인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 좌파 지식인들과 문인들과의 동참을 거부하는 그의 이유는 다른데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이란 자본주의 국가가 반사회주의, 반공산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즉, 좌파 계열이 모스크바를 그네들의 활동의 중심점으로 삼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 봤을 때, 만약 자기가 미국에서 이들과 함께 동참한 경우, 토마스 만 자신에게 생겨날 수 있는 미국의 의심과 그로 인한 개인적인 불이익을 심각하게 생각해서 거부하는 것이다. 토마스 만의 이러한 기회주의적인 처신은 무엇보다 토마스 만의 입장을 변호하는 다음의 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 H. Lehnert, Bert Brecht und Thomas Mann im Streit uber Deutschland, in: Stationen der Thomas-Mann-Forschung. Aufsatze seit 1970, Wurzburg 1985, S. 247-275.
악마성은 이미 토마스 만이 여러 차례 언급하듯이 한편으로는 인간을 천재적 창의성으로 승화시키는 창조력으로서 기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부정적인 것, 모순적인 것, 비인간적인 것을 형상화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예술적 정체(停滯)를 극복하려는 레버퀸은 따라서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서 비합리적인 것, 고립적인 것 그리고 병적인 것에 자신을 내맡긴다. 여기서 레버퀸은 내면적이고 악마적 성향을 띠는 음악가로서 독일의 상징이 되며, 이 악마와의 계약은 바로 독일 국민의 히틀러 국가사회주의와의 계약이다. 차이트블롬이란 인물은 반파시즘적인 성향을 지니지만 미래에 대한 시각을 지니고 있지 못함으로써 한계를 지니며 때때로 국가사회주의의 선동에 동조하며 "영도자"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소설의 끝 부분에서야 자신의 반파시즘을 명확히 드러내며, "이성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친구 레버퀸의 세계에 대해서 거리를 취하고 인본주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동시에 그는 친구의 비합리적 천재성에 대해 매혹당하며 이 친구와의 교제를 통해서 자신의 자연적인 능력의 승화를 체험하는 까닭에, 악마의 영역으로 끌려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레버퀸이 이 친구의 사랑에 대응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는 악마의 전염성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된다. 짜이트블롬은 스스로 병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체를 갖고 있지 못한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그는 명백히 고전적 교양과 윤리를 지닌 인본주의자이긴 하지만 이 인본주의는 개체적인 차원에서 머물고 또한 정신적인 내용성만을 지니기 때문에 야만적이고 공격적인 파시즘의 체제 하에서는 무능력과 비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Vgl. E. Hilscher, Thomas Mann, 1989 Berlin, S. 194.
그는 또한 당대의 비판적이지만 체제에 저항하지 못하는 일단의 지식인층을 대변한다. 이로써 소설 『파우스트 박사』는 파시즘의 정신적 기원에 대한 뿌리의 조사에서 시작하여 히틀러 시대의 정신적 성향까지 개괄함으로써 토마스 만은 이 소설을 통하여 자기 방식으로 "지금까지의 우리 역사에 대한 전체적 비판"
) J. R. Becher, Auswahl in sechs Banden, Berlin 1952, Bd. 5, S. 46.
을 행하고, 동시에 자기의 정치적 역정을 여기에 등장한 인물들의 모습을 빌어 다루고 있는 것이다.
) 후기의 토마스 만은 비록 그의 망명시기동안 히틀러 나치에 대해서 수많은 연설과 에세이 발표를 통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지만 정작 실천적인 차원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 예를 들면 그와 마찬가지로 반나치즘 . 반파쇼를 외친 좌파계열과의 연대를 거부한다. 이때 그의 태도는 그의 글에서 표현되고 있는 자신의 정치관에 입각한 순수 참여적인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 좌파 지식인들과 문인들과의 동참을 거부하는 그의 이유는 다른데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이란 자본주의 국가가 반사회주의, 반공산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즉, 좌파 계열이 모스크바를 그네들의 활동의 중심점으로 삼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 봤을 때, 만약 자기가 미국에서 이들과 함께 동참한 경우, 토마스 만 자신에게 생겨날 수 있는 미국의 의심과 그로 인한 개인적인 불이익을 심각하게 생각해서 거부하는 것이다. 토마스 만의 이러한 기회주의적인 처신은 무엇보다 토마스 만의 입장을 변호하는 다음의 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 H. Lehnert, Bert Brecht und Thomas Mann im Streit uber Deutschland, in: Stationen der Thomas-Mann-Forschung. Aufsatze seit 1970, Wurzburg 1985, S. 247-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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