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의 무진기행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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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승옥의 무진기행 분석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답>
사랑하는 하 선생이 술자리에서 유행가를 부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6. 이 글에서 제약 회사에 근무하는 '나'는 술자리에 모인 세무서 직원들을 대체로 냉담한 태도로 바라보고 그들의 속물 근성을 눈치채고 있다. 이러한 '나'의 시선이 가장 잘 드러난 문장을 찾아 쓰라.
<모범답>
굉장히 우스운 익살을 부렸다는 듯이 직원들은 방바닥을 치며 오랫동안 웃었다.
독후감
<김승옥>이란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언제나 느끼게 되는 것은 그가 대단히 세련된 '도시적' 감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을 에워싸고 있는 일종의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정조가 역시 한번쯤은 잿빛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만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은 어떤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소설들이 지니고 있는 '지나치게 큰 목소리'가 갖는, 다소 거부감을 일으키는 힘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작품들은 도덕적 불감증을 과감하게 드러내려 하고 있으며 거기에 대해서 어떤 부정적인 논평을 직접적으로 가하지 않는 편에 속한다. 말하자면, 작품 속의 인물들의 행위와 사고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독자들에게 맡겨두는 것인데 그 점이 뜻밖에도 현대 사회의 모순과 가치의 부재, 거기서 소멸되어 가고 있는 개인들의 자아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독자들에게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60년대의 작품이면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참신한 수사와 감각적 표현들이 작품 자체의 의미를 풍부하게 하면서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은 텍스트 외적인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들이 오래도록 생명력을 지닐 수 있는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진(霧津)>이라는 지역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설령 실존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 작품과는 상관이 없는 별개의 지역일 뿐이다.
<무진>은 이 작품에서 독특한 의미를 띠고 있는, 가상적으로 설정된 세계이며 <나>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몸담고 있는 제약회사에서의 승진 문제 아마도 정당하지 못한 를 위해 일종의 도피의 방식으로 무진을 다시 찾는다.
무진의 안개.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그곳을 둘러싸는 짙은 안개. 이곳에서 <나>는 징병 기피를 위해 골방에 은둔하고 있었던 어두운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으며 '서울에서의 실패로부터 도망해야 할 때거나 하여튼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마다 찾아들게 되는 세계이다.
말하자면, <나>는 이 곳에서 더럽혀진 도시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새로운 힘을 얻기를 바라고 있으나 그의 이런 기대는 끊임없이 어긋나게 된다.
무진에서 그의 후배인 박(朴)을 제외하고는 새롭고 순수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동기인 세무서장 조(趙)는 고시에 합격한 후 자신이 '바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여자의 뒷조사나 일삼는 전형적인 속물로 그려지고 있으며, 순수하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박(朴)의 연애 편지를 조(趙)에게 아무런 죄책감 없이 보여주는 하인숙이라는 음악 교사의 경우도 다를 바가 없다. 무진의 모든 사람을 속물이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서울 생활에 대한 동경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나 결코 그 곳을 떠나지 못한다.
박(朴)과 조(趙)와 하인숙, 그리고 냇물에 투신한 채 발견되는 어떤 술집 여자 모두 어떤 의미로는 <무진>에 운명적으로 종속되어 있다.
그리고 <나>만이 그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인 셈인데 그 역시 순수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무진>과 동질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하(河)선생과 관계를 맺고, 그녀를 서울에 데려가겠다는 약속까지 했으나 서울로부터의 전보를 받고 그 약속을 배반한 채 무진을 떠난다.
떠나기 전에 썼던 그의 편지에서 우리는 <나>와 그녀가 일견 자유롭고 구속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가졌던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는 그것마저 보내지 못하고 찢어 버리고 만다. 그것은 이를테면 서울로 다시 돌아가는 시점에서 그가 그러한 일말의 순수한 마음마저도 털어놓지 못하고 마는 또 다른 타락한 세상으로의 복귀라는 의미에서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내면적 갈등은 다음과 같은 독백으로 묘사된다.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 꼭 한 번만.'
그는 이런 거짓 긍정을 통해 무진을 빠져 나오게 되는데 그러나 <무진>을 거치고도 그는 결코 달라지지 못한다.
결말에서 그가 느끼는 '심한 부끄러움'은 일련의 통과 제의적 소설들에서 보여지는 성장의 의미가 아니며, 그것을 작가는 의도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시 서울로 돌아갈 것이고 잘은 모르지만 아마 모종의 부정적인 절차를 통해 한 제약회사의 전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타락(墮落)-정화(淨化)-성장(成長)의 공식을 지닌 통과 제의적 소설들을 '무진기행'은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으며 <무진>은 주인공의 의식에 있어서의 필터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
무진의 안개는 그러한 세계의 총체적 비순수성을 암시하는 중요한 메타포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것은 어느 곳도 우리가 순수해질 수 있는 곳은 없으며 현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이 자신을 기만하고 사회와 타협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섬뜩하리만치 비관적인 세계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1988년에 심지사에서 간행된 「한국 대표작가 자선집」에서 작가가 밝힌 바, 그의 작품 전반에 걸친 이러한 '비관주의 속에 스며 있는 안타까운 호소'는 지금 이곳에서도 여전히 호소력을 발하고 있으며 그러한 호소력은 작가의 감각적인 수사와 '무진기행'에서 보여지는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에 가까운 심리 묘사, '서울, 1964년 겨울'에서의 무의미한 대화의 나열 등의 독특한 장치로 성취되고 있다.
작품 속의 <나>와는 달리 우리는 그의 작품을 읽음으로써 부정(不正)을 통한 가치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함께 그의 '심한 부끄러움'에서부터 어떤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출발해야 할 곳은 바로 그 부끄러움에서부터인 것이다.
  • 가격3,000
  • 페이지수31페이지
  • 등록일2003.12.19
  • 저작시기2003.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39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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