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죽은 장수들을 위해 불사를 올리고 무송은 그절에 머물렀다가 출가하고 중풍을 앓은 임충은 절에 남게 된다는 대목에서 그 시대는 불교라는 종교가 역시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도교는 처음 태위 홍신이 전염병을 물리치기 위한 대기도를 위해 용호산(도교의 대본산)에 장천사를 모시러 가는 것에서는 도교가 믿어졌음을 알 있고 수호지를 잘 읽어보면 여러 가지 신비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 것을 봐도 도교가 존재했음을 미루어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신비한 장면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송강이 운성현에 계신 아버지를 모셔오고자 하여 길을 떠났다가 관군에 쫓기어 환도촌에 들고 그 곳에서 구천현녀를 만나 천서(天書) 3권을 받는 장면이 그것이고, 그들이 죽은 전(前) 두령인 조개에게 제사를 올리고 그들의 형제애를 맹세할 때 108명 두령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그러하다. 그 비석에는 전생에 천강성(天 星)인 36명의 두령들과 지살성(地煞星)인 72명의 두령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들은 운명적으로 양산박에 뭉칠 수밖에 없었다는 어떠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강이 본래 별들의 우두머리였으며, 여러 형제들도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별이었음을 천지신명께서 알려주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모여 의(義)를 위해 뭉친 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천지신명의 뜻이므로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아, 그렇구나. 참 신기한 걸.'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도교의 특성을 잘 나타내어 줬던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공손승이나 교도청, 마령 등이 부리는 도술(요술)이 그것이다. 전세가 불리하다가도 그들이 칼을 들고 주문을 외우면 사방이 어두워지거나 천둥·번개가 치기도 하고, 안개가 자욱하여 적이 공격할 수 없게 하는 등, 이런 도술들이 사건 진행에 있어서 반란군이나 관군에 맞서 싸우는 송강군의 활약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했다. 특히 교도청하고 싸울 때 공손승과 그가 어느 사당 기둥에 새겨진 네 마리의 용을 끌어내어 싸움을 붙이는 장면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도교라는 종교의 특성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난 수호지를 읽으며 위와 같이 중국의, 특히 송나라 시대의 종교와 무기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었고,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한번 더 나아가 마지막으로 그 시대의 의식주와 환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책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 시기에는 상업이 발달했으며, 시장이 번영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근거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책 내용을 보았을 때 시장이 성행하였고 가는 곳마다 객줏집이 즐비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산 속이라도 객점이 있는 것을 보면 상업이나 교역으로 사람들이 곳곳을 자주 왕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좀 잔인했던 것은 객줏집에서 손님에게 몽한약을 먹이고 그 사람을 죽여 그 고기로 만두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게 인육이 맛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소나 돼지를 살 돈을 아끼기 위해서 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인육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비슷한 것이 자기와 원한이 있는 사람을 죽이고 간과 염통을 꺼내 구워 먹는 것이었는데 너무나도 끔찍했다. 아무튼『수호지』에서는 도시와 상업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멋스러움이 느껴졌는데 중앙과 관리로부터 핍박을 받으면서도 oo절, xx절 등을 잘 지내고 연등, 꽃등을 내건다던가 하면서 명절을 지내는 모습은 참으로 한가로워 보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중앙의 핍박으로 얼룩진 한숨과 눈물이 묻어 있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오락을 위해 각종 잡기와 기예들이 마구 생겨났는데, '설화'도 그 중의 하나였다. 이야기 중에 나오는 오락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처음 고구가 단왕의 눈에 띄는 장면에서 나오는 공차기인데, 고구는 오로지 뛰어난 공차기 솜씨 때문에 후에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다고 나와있다.
그러면 이야기의 배경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야기 전반적으로 주막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그때에는 서민들이 술을 즐겨 했으며 그 외에도 무관 상인, 관원, 농민과 같은 평범한 직업에서부터 그 시대에 배가 축조되었음을 알 수 있는 선박목수도 등장하고, 대장장이, 석공, 은 쇠공사 등의 기술자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어부, 도사, 역사, 초부, 하인 도 등장하며 의사, 수의, 마부, 씨름꾼 등도 등장한다.
'수호지'이란 책의 이름은 나에겐 절대로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나에게 정말로 낯설었다. 부끄러워 해야할 일이다. 중국의 4대기서중 하나로 꼽히는 소설이 내게는 이름만 정겨운 하나의 유명한 소설책으로만 느껴졌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자의이던 타의이던 간에 나는 그것이 중요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의 나에 대해서 대단히 만족한다. 왜냐하면 수호지라는 거대한 산을 등산함으로 인해 정말로 중국인들의 호탕한 기질과 영웅의식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과장된 면이 없어 보이진 않았지만, 백 여덟 두령들의 활약상은 정말 대단하고 박진감이 넘쳤다.
처음의 이 감상문의 서론에서 말했던 것을 다시금 되새겨 볼 때, 지금의 나는 초기에 가졌던 수호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이미 사라지게 한지 오래이며, 삼국지가 나에게 중국소설을 느끼게 해줬다면, 수호지는 나에게 중국소설이라는 큰 장르를 음미하게 해준 소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가면서도 한꺼번에 모조리 꺼내 읽기엔 아까운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형제들을 잃어가며 싸웠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죽음뿐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의기와 충절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나의 뇌리에도 영원히 묻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소설이야말로 '영웅은 태평성대를 만들지만, 그 태평성대를 보지 못한다.'는 어구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난 수호지를 읽으며 위와 같이 중국의, 특히 송나라 시대의 종교와 무기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었고,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한번 더 나아가 마지막으로 그 시대의 의식주와 환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책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 시기에는 상업이 발달했으며, 시장이 번영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근거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책 내용을 보았을 때 시장이 성행하였고 가는 곳마다 객줏집이 즐비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산 속이라도 객점이 있는 것을 보면 상업이나 교역으로 사람들이 곳곳을 자주 왕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좀 잔인했던 것은 객줏집에서 손님에게 몽한약을 먹이고 그 사람을 죽여 그 고기로 만두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게 인육이 맛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소나 돼지를 살 돈을 아끼기 위해서 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인육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비슷한 것이 자기와 원한이 있는 사람을 죽이고 간과 염통을 꺼내 구워 먹는 것이었는데 너무나도 끔찍했다. 아무튼『수호지』에서는 도시와 상업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멋스러움이 느껴졌는데 중앙과 관리로부터 핍박을 받으면서도 oo절, xx절 등을 잘 지내고 연등, 꽃등을 내건다던가 하면서 명절을 지내는 모습은 참으로 한가로워 보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중앙의 핍박으로 얼룩진 한숨과 눈물이 묻어 있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오락을 위해 각종 잡기와 기예들이 마구 생겨났는데, '설화'도 그 중의 하나였다. 이야기 중에 나오는 오락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처음 고구가 단왕의 눈에 띄는 장면에서 나오는 공차기인데, 고구는 오로지 뛰어난 공차기 솜씨 때문에 후에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다고 나와있다.
그러면 이야기의 배경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야기 전반적으로 주막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그때에는 서민들이 술을 즐겨 했으며 그 외에도 무관 상인, 관원, 농민과 같은 평범한 직업에서부터 그 시대에 배가 축조되었음을 알 수 있는 선박목수도 등장하고, 대장장이, 석공, 은 쇠공사 등의 기술자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어부, 도사, 역사, 초부, 하인 도 등장하며 의사, 수의, 마부, 씨름꾼 등도 등장한다.
'수호지'이란 책의 이름은 나에겐 절대로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나에게 정말로 낯설었다. 부끄러워 해야할 일이다. 중국의 4대기서중 하나로 꼽히는 소설이 내게는 이름만 정겨운 하나의 유명한 소설책으로만 느껴졌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자의이던 타의이던 간에 나는 그것이 중요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의 나에 대해서 대단히 만족한다. 왜냐하면 수호지라는 거대한 산을 등산함으로 인해 정말로 중국인들의 호탕한 기질과 영웅의식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과장된 면이 없어 보이진 않았지만, 백 여덟 두령들의 활약상은 정말 대단하고 박진감이 넘쳤다.
처음의 이 감상문의 서론에서 말했던 것을 다시금 되새겨 볼 때, 지금의 나는 초기에 가졌던 수호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이미 사라지게 한지 오래이며, 삼국지가 나에게 중국소설을 느끼게 해줬다면, 수호지는 나에게 중국소설이라는 큰 장르를 음미하게 해준 소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가면서도 한꺼번에 모조리 꺼내 읽기엔 아까운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형제들을 잃어가며 싸웠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죽음뿐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의기와 충절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나의 뇌리에도 영원히 묻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소설이야말로 '영웅은 태평성대를 만들지만, 그 태평성대를 보지 못한다.'는 어구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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