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술 까부수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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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일본도 한국이 어느 정도 성장해서 그전만 같지 않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그 일본의 정책이라는 것이 다른 나라와는 달리 그다지 융통성이 없고 일관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짓을 그만둘 리가 없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 나라에 산업의 식민지화를 획책하고 있다고 저자는 내다보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국가에 대해 해온 것과 같이 똑같은 짓은 못하나 실제로 동남아시아에서의 행동은 우리 나라에서와 같다. 다만 우리 나라는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하고 독자적인 재벌들이 경제를 점령하고 있어서 화교 재벌이 점령하고 있는 타일랜드, 말레이시아, 필리핀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일본이 자기 영향력 하에 두려는 기도는 분명하고 기술이전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도 분명하며, 다만 현지 생산공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서 꺼리고 있는 것만은 다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 우리 나라 금융시장을 쳐들어 올 가능성이 더 많다. 물론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한국에 제공할 의사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도 없을 것이다. 일본의 기술제공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일본의 생산 기자재나 치공구, 금형 등을 사주고 일본의 생산방식을 채택할 때만 기술제공이 가능 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일본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한국 사람이라는 바로 그 점 때문이 아니다. 일본은 우리 나라가 기술수준이 올라가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는 것을 공공연하게 피력해 왔다고 왔다.
그리고 부메랑 효과 운운하는 것이 1980년대의 얘기인데, 대기업에 많은 컨설턴트를 집어 넣어서 이 대기업의 정책이 어긋나고 엉뚱하게 투자를 해서 밑지게끔 만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컨설턴트의 예측이 전혀 우리 나라의 발전과는 어긋나서 대기업들이 바로 그 증설이라든가 시설투자에 의해 대단히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일본의 컹설턴트는 우리 나라의 경제 볼륨을 늘리는 데는 단단히 한몫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일본사람들의 컨설팅을 즐겨 듣게 된 역설적인 계기가 된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일본 지도층의 자세는 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우리 나라에 대한 자세 역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산업정책면에서 일본은 어떤 명분을 걸든 우리 나라의 토착화된 기술이 갑자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저지하려할 것이다.
일본의 이러한 경직된 전략 때문에 자유세계에서 일본이 지금까지 위세를 떨친 것과 꼭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엄청나게 시련을 당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일사불란한 체제의 항공모함과 같아서 항로를 틀기란 여간 힘들지 않은 것이 일본의 산업정책이다. 그 산업정책의 뒤에는 물론 일본 고유의 삐뚤어진 세계관이 도사리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았을 때, 앞으로 어디로 갈지도 모르는 눈 먼 항공모함 편대와 비슷한 상황이 오늘날의 일본의 모습이다.
세계가 변하고 있다. 정보 고속도로가 놓이고 주변에는 인터넷(Inter Net), 인트라넷(Intra Net), 웹(Webs), CALS 등의 컴퓨터망을 이용한 용어가 돌아다닌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도 정보 고속도로, 정보망이 계속 사회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반 기술수준으로 비교했을 때 이 정보 태풍에 의외로 조용한 나라가 일본이다. 물론 일본식대로 정보망이 넓어지고,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네트워크가 구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가정주부가 컴퓨터망으로 홈쇼핑뿐 아니라 외국제품 구입도 하니까 일본열도라고 해서 정보태풍이 무풍지역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의 가전제품이나 전산전자화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움직임은 기대를 넘어서지 못한 부동자세라고 할 수 있다.

키워드

일본기술,   일본사회,   국민성,   일본의 본질,   사회적제도,   산업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