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蹄疫, Foot-and-mouth disease:FMD)

목차

1. 구제역의 정의

2. 구제역에 대한 최초의 기술

3. 구제역 바이러스의 분류

4. 구제역 바이러스의 성상
구제역 사태에 대한 대처방안
일본과 한국에서 분리된 구제역 바이러스의 차이
해외박멸 및 정책 사례
구제역과 관련된 기사들...

본문내용

진행되지만 유럽의 구제역 위기 때문에 새로운 압박감도 느끼고 있다. 현재 구제역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그 피해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구제역은 이미 아일랜드·프랑스·네덜란드에까지 퍼졌다. 독일에도 구제역이 상륙한 것 같다. 한편 영국 당국은 억제조치를 강화해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 내의 모든 가축을 도축하기로 했다. 영국은 이미 돼지·양·소 83만4천 마리 이상을 도축하거나 도축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의 수석 과학고문은 구제역이 몇 달 안에 10배로 늘어나 영국 가축의 반이 몰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살한 농부들도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장기전에 대비하라며 “이것은 감기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전염된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 관세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는 무작위 표본조사 방법으로 짐을 확인한다. 그래도 적발된 불법 육류 제품이 하루에만 9백kg이나 된다. 텍사스州의 검역담당 수의사 린다 로건은 공항을 방문했을 때 압수된 돼지고기·소시지 등이 창고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을 봤다. 구제역은 사람에게는 무해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돼지 발굽에 생긴 물집 하나가 다른 돼지 수억마리를 감염시킬 수 있다. 로건은 “우연히 바이러스가 미국에 들어오면 감염된 가축을 모두 도축해야 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다. 플럼 섬 같은 곳이 구제역을 진단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플럼 섬 연구소는 진단뿐 아니라 치료의 희망일지도 모른다. 美 농무부가 1954년 개설한 이곳은 미국에서 유일한 구제역 연구소다. 연구소는 안전에도 극도의 주의를 기울인다. 이 연구소가 생길 당시 美 의원들은 구제역이 퍼질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바이러스 샘플의 외부 반출을 법으로 금지했다. 이 섬에서 나온 하수나 쓰레기는 모두 열처리를 한다. 연구소 밖으로 나가는 공기도 필터로 정화된다. 실험실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연구소 내의 기압을 낮춰 놓기 때문에 새로 온 연구원들은 자주 피로를 호소한다. 안전 관리에 들어가는 예산은 한해 1천1백만달러로 백신 개발예산의 10배 정도다. 40여 년간 외부인이 연구소에 들어간 경우는 거의 없다.
그처럼 보안에 신경 쓰기 때문에 롱아일랜드 주변에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가령 플럼 섬에는 키 2m가 넘는 닭들이 돌아다닌다거나, 나치 과학자들이 생물학 무기를 개발해 해협 건너 코네티컷州의 숲을 향해 발사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추락시킨 다음 외계인을 사로잡아 연구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그런 소문에 대해 일일이 해명해야 하는 메이슨을 비롯한 과학자들에게는 그렇게 재미있는 일만은 아니다. 메이슨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짜증스럽다. 우리는 중요한 문제를 연구한다. 하지만 지역 신문과 주민 대표들은 우리를 무슨 나쁜 일을 하는 위험인물처럼 여긴다.”
그러나 이제 플럼 섬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릇된 소문도 사라지고 있다. 오래 전 이곳 과학자들은 구제역 바이러스 7종을 억제하는 백신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백신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선 효과가 느리며, 대부분의 백신이 구제역 바이러스를 억제하기만 하고 다른 동물로 전염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 구제역 백신은 무해하게 만든 실제 구제역 바이러스로 구성됐기 때문에, 이 백신을 접종한 가축과 실제로 구제역에 걸린 가축을 구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다수 국가는 백신을 접종한 육류의 수입을 금지한다. 게다가 이 백신은 비싸고 6개월마다 재접종해야 한다.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백신이 구제역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현재 영국은 가축을 도축하는 것만으로는 구제역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백신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플럼 섬 연구소가 이미 구제역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을 개발했는지도 모른다. 메이슨과 같은 팀에서 연구하는 바이러스학자 마빈 그럽먼은 재조합 DNA 백신을 만들었다. 이것은 동물의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DNA를 이용한 것이다. 이 새로운 백신은 죽은 구제역 바이러스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제역 검사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이 백신이 여러 종류의 구제역 바이러스와 싸울 만큼 충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 백신을 ‘남미형 바이러스’에 걸린 돼지에 주사했다. 아직 소·양에 실험하지는 않았다. 현재 유럽에서 창궐하는 ‘汎아시아 O형 바이러스’ 백신도 개발됐지만 아직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단계다.
그러나 백신개발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과거 역사가 말해준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플럼 섬 과학자들은 여러 동물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재조합 DNA 백신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양한 실험을 한 결과 이 백신이 막지 못하는 구제역 바이러스 종류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연구는 중단됐다. 메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고 백신접종을 한 동물은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견뎌야 한다. 이 때문에 백신 개발은 매우 어렵다. 접종한 동물만 살리는 백신이 아니라 전염 자체를 막는 백신을 만들고 싶다. 지금 우리는 비상시에 쓸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현재 유럽에 필요한 바로 그 백신이다. 이 연구소가 현재의 비상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메이슨은 단호하게 가능성을 부인했다. “나로서는 백신을 빨리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한번에 연구비를 대량 투입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을 몇주만에 고용해서 몇 달만에 훈련을 끝낼 수는 없다. 백신을 개발하려면 오랜 세월이 걸린다”.
플럼 섬 과학자들은 실험실에 들어가기 전에 넥타이를 풀고 결혼반지와 시계를 뺀다. 연구원들은 밀폐된 실험실 안에서 장갑을 낀 채 실험 동물을 관찰하고 샘플을 검사한다. 그러나 그들은 공항에서 여행객이 가방에 구제역에 감염된 소시지를 넣고 들어오면 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출처:Newsweek 한국판
출처 : http://bifido.net/jini/webzin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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