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아침형 인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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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평]아침형 인간에 대하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아침형 인간 뒤집어 보기

2.왜? '아침형 인간 열풍'인가

3.아침형 인간의 표현법

4.인생을 두 배로 왜곡하는 ‘아침형 인간’

5.21세기형 새마을 운동, 아침형 인간은 음모다

본문내용

가 1만6천명이 넘어선 '아침형 인간'(morninghuman) 까페의 정회원이 되려면 우선 3일 연속으로 오전 7시 전에 일어나 기상신고를 해야 한다. 정회원들은 오전 5시, 6시, 7시의 3개 그룹으로 나뉘어져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아침형 인간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가고 있다.
자발적 열풍만 눈에 띄는 건 아니다. 아침형 인간에 이어 '아침형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번호이동성제도로 치열한 마케팅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통사들이 먼저 그 시작을 알렸다. LG텔레콤은 지난 연말부터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8시로 1시간 앞당겼다. KTF도 올해 1월1일부터 임원과 팀장들은 오전 7시에 출근한다. 7시30분부터 주요 부서장회의가 어김없이 열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식규정이 바뀐 것이 아니라 해도 일반 직원들의 출근시간도 자연스레 이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20년 동안 새벽 3시에 일어났다는 '공병호경영연구소'의 공병호 소장은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자명종 3개부터 준비하라고 일러 준다. 하나는 머리맡에, 또 하나는 발끝에서 1m쯤 떨어진 곳에, 나머지 하나는 화장대나 장롱 위에 올려놓아 완전히 일어서서 끄도록 하라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인 그 스스로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자인한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일을 왜 해야 하는 걸까.
노동시간 긴 우리나라 현실에선 무리
공병호 소장은 "장기불황에 허덕인 일본에선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아침형 인간을 돌파구로 삼았다"고 말한다. <아침형 인간으로 변신하자>, <아침형 인간 성공기>, <아침형 인간의 비밀>, <아침시간 2배로 쪼개쓰기> 등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아류작의 저자들도 대개 일본인이다. 불황일수록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아침형 생활습관이 이득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의 굴레를 채 벗어던지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 '아침형 인간'의 붐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먼저 저녁시간대의 활동을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아침형 인간이 되라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예컨대 LG텔레콤은 출근시간을 1시간 조정했지만, 퇴근시간은 그대로다. 근무시간이 줄어들기는커녕 되레 늘어난 셈이다. 명지대 여가정보학과 김정운 교수는 "자기가 실제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말한다. 업무시간 외에도 머릿속에서 일이 맴도는 일중독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침형 인간이 되면 생산성을 높인다는 전제는, 각양각색인 개인들의 생활리듬을 획일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점을 간과한 것이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또한 그릇된 성공신화에 매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문제로 삼는다. 살아남기 위해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직장인들에게, 당장 내맘대로 조절하기 쉬운 생활습관으로 접근해 성공신화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자들의 상당수는 땅투기를 했거나 뇌물공세를 펴면서 그 자리에 올랐는데도, 마치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비쳐지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아침형 인간들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성공의 1차적 조건으로 아침형 인간이 떠오르면서 무리한 생활습관을 형성하게 된 탓이다. 토목설계업에 종사하는 김문석(36)씨는 수면리듬이 새벽 1시30분에나 잠자리에 드는 올빼미형이면서, 기상시간은 오전 5시30분인 아침형 인간의 생활을 하고 있다. 부족한 수면은 점심시간에 책상에 앉은 채로 조는 것으로 채운다. 목요일쯤 되면 피로가 쌓이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더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밖에도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임 중에선 주말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 새벽산행을 하거나, 이른 기상시간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신문배달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 아침형 인간을 부추기는 책들도 쏟아진다. 에다히로 준코가 쓴 책, <새벽2시에 일어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가사노동으로 인해 아침시간을 활용하기 어려운 전업주부들에게 새벽 2시에 일어나 자기계발을 하여 성공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한다. 또한 <성공의 일차조건-잠자는 기술>을 쓴 사사키 미츠오는 "8시간 수면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명시하며 "적게 자도 잘만 자면 된다"는 논리로 좀 더 오래 깨어 있을 것을 강요한다. 심지어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모자라서 주초인 월, 화에 모든 걸 끝내라는 처세서까지 나왔다.
또한 '아침형 인간'은 갈수록 고도화되는 기업문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온다. 홍익대 경영학부 신병현 교수는 "경기부진이나 기업의 경영 책임 등에서 초래된 부정적인 결과가 자칫 개인의 실적부진이나 게으름 탓으로 돌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LG전자, 우림건설, 이니시스 등 상당수 기업의 CEO들은 <…아침형 인간>을 추천도서 1순위로 꼽고 직원들에게 책을 돌리기도 했다. 10여년 전 일부 제조업체에서, 일찍 나와서 체조하기나 청소하기 등이 강요됐던 것과 맥락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뚜렷한 목표가 없이도 자기계발의 주술에 걸려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충분히 읽혀진다. 한 기업체 인사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기계발비를 신청하는 직원들이 훨씬 늘었다"고 전한다. 주말에는 꺼려 했던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거나 점심시간을 반납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고 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고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일단 '자기계발'에 뛰어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신 교수는 "노동자들의 일상은 더욱 더 조밀하게 기업의 업무수행을 위한 활동으로 돌려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기 몸조차도 기업이 원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관리해 가다 보면, 궁극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마치 특정한 규율로 원격통제되는 사이보그처럼 말이다. 훗날 '아침형 인간'이 북한의 새벽별보기 운동이나 유신시대의 새마을 운동처럼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떠올려지지 않길 기대하는 것은, 정녕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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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2페이지
  • 등록일2004.07.29
  • 저작시기2004.07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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