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치료에 대한 해석학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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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리치료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것이 ‘적어도 두 사람이 협력하여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라는 데에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소설이나 구전의 이야기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상담/심리치료는 바로 내담자가 가져온 이야기를 가지고 상담/치료자가 해석을 하면서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 나간다. 어떤 의미에서 내담자가 가져온 파편화된 이야기, 혹은 의미를 모르겠는 이야기, 혹은 의미가 너무 아프고 괴로워서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상담자는 들으면서 그것을 보다 새로운 이야기로 혹은 보다 의미있는 이야기로 혹은 보다 덜 아픈 이야기로 만들어준다는 것에 상담/심리치료의 핵심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치료적 통찰은 환자에게 그의 과거 모습이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그를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시켜주는 것이다. . . 통찰의 중요한 기능은 과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도록 돕는 것이다. . . 무의식적인 욕망에 대하여 통찰한다는 것은 하늘에 떠가는 구름들을 가지고 거기서 별로 비슷하지 않은 “토끼”대신에 아주 그럴 듯한 “조각배”를 발견해내는 것과 흡사하다, 반면에 이런 통찰은 덤불에 감추어진 진짜 동물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Herbert Fingarette, The Self in Transformation: Psychoanalysis, Philosophy, and the Life of the Spirit (New York: Harper Torchbooks, 1963), 20, 재인용, 거킨 인간문서. 63.
여기서 ‘토끼’가 아니라 ‘조각배’를 등장시키고, 새롭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도록 하는 것은 내담자 혼자만도 아니요, 상담자의 일방적인 해석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이 둘은 함께 앉아서, 서로의 해석의 지평을 가지고, 서로의 해석적 렌즈를 낀 채로, 그 하나의 텍스트를 가지고 그것을 협력하여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리쾨르는 그의 주저 Time and Narrative에서 세 가지 과정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는 데 Ricoeur, Time and Narrative, vol 1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4 [1983]), 54 이하.
이것을 앞에서 예로 든 Y부인의 이야기를 가지고 설명하여 보자.
가져온 이야기: prefigured text
내담자는 흔히 ‘도대체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는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곤 한다. 그가 가져오는 이야기는 대부분 파편화된 이야기, 얼토당토하게 보이는 꿈, 앞뒤가 맞지 않는 혼란스러운 경험 등등 그 전체 양상이 아직 갖추어졌는지를 알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앞의 Y부인은 자신이 다림질을 하면서 왜 남편의 셔츠를 태우고 싶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분노의 표시인 줄은 알지만 그것이 자기 삶의 전체 구조에서 어디에 어떻게 위치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하여 분명히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configured text
상담자는 Y부인의 과거의 삶과 현재의 정황들을 이야기로 들어가면서 ‘남편 옷을 태우고 싶은 분노’가 어디에 어떻게 위치하여 어떤 의미를 찾는지를 탐구하게 된다. 이 일을 위하여 내담자는 단순한 자료 제공자인 것만이 아니다. 그 역시 그 의미를 찾기 위하여 기억을 되살리면서 협력한다. 한 마디로 말하여 여러 가지 일화와 각종 일들을 하나로 꾀어 숨은 ‘줄거리’를 찾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상담자는 해석적 가이드라고 보아도 좋다.
새롭게 형성되는 이야기: refigured text
Y부인의 화나는 다림질에서 문제는 다림질이 아니라, 남편의 옷이 문제였던 것이요, 그 옷이란 것이 다름 아닌 ‘외출’과 ‘사회적 활동’이란 것이 드러나면서 상담자는 Y부인에게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새롭게 말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그것은 “남편의 옷이나 다리자고 태어난 인생”이야기가 아니라, 무엇인가 보람과 자신만의 의미를 지닌 어떤 새로운 이야기 혹은 다른 방향을 지닌 이야기이다. 그런데, 변화는 바로 거기에서 일어난다. 이야기가 바뀔 때, 삶이 바뀌고, 삶이 바뀔 때,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태우고 싶던 남편의 셔츠’가 이제는 ‘이 옷입고 돈 잘 벌어야, 나 공부할 수 있다’는 덜 화가 나는 이야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야기의 변화는 다름 아닌 ‘해석적 전환’이다. 즉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해석적 렌즈가 바뀌거나, 기존의 이야기를 보는 해석적 지평이 바뀌는 것이다.
이야기: 잉여 의미를 지닌 텍스트
상담과 심리치료는 이야기로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그 자체가 해석의 산물이요, 동시에 해석의 지평이 된다. 나아가 인간의 생활세계의 실재와 진실은 바로 이야기적 차원의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문학작품의 텍스트가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개인, 사회, 문화, 무의식, 그리고 성령 (그리도 악령?)과 거룩하신 하나님의 ‘힘’이 작용하는 장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거기에 인간의 의미 작용도 함께 어우러지는 ‘욕구의 장’이다. 이런 의미에서 상담과 심리치료의 이야기는 복합중층적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이야기가 하나의 텍스트이기에 가지는 그 잉여의미(surplus of meaning)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모든 텍스트는 그것을 만들어낸 저자가 있고, 저자의 의도가 있으며, 그것을 해석하는 해석자가 있다. 그러나 텍스트는 그 자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니고 있고, 또한 그 자체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 세계는 저자도 독자의 손으로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잉여의 의미의 창고를 언제나 가지고 있다. Ricoeur, "Appropriation," in Hermeneutics and the Human Sciences, John Thompson, ed. (New York: Cambridge Univ. Press, 1981), 186.
바로 그곳은 역사와 생명의 주인이신 분이 이 텍스트를 통하여 언제나 개시하시는 신비와 놀람의 의미이다. 상담과 심리치료는 바로 이 잉여의미 앞에서 언제나 겸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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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9페이지
  • 등록일2004.08.11
  • 저작시기2004.08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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