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상과 법철학의 과제

본문내용

t)에서는 서양못지않게 발달하였다고 생각한다.주4)
주4) 자세히는 Chongko Choi, Law and Praktical Reason from the Asian Viewpoint, 「저스티스」24권 2호, 1991, 그리고 최종고,「법과 실천이성」론의 동서양 비교,「법철학과 사회철학」, 창간호, 1991, 84 118면; 최종고, 포스트모던시대의 규범원리,「철학과 현실」, 1991년 겨울호, 298 313면.
_ 예컨대 서양[49] 의 황금율(Golden Rule) 같은 원리도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는 일반인의 생활속에서 실천적으로 지향되어온 생활원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서양법철학에서 최근 논의하고 있는 논의이론(Argumentations Theorie)같은 것도 언어를 매개로 한다는 기술적인 면만 제외한다면, 자연법론도 아니고 법실증주의도 아닌 실천적 과정으로서 동양인에게도 친근한 것이다. 서양적 의미의 법과 법률이 아니라 나름대로 이상적인 실천주의를 철학화해 나가는 관점을 모으면 얼마든지 한국법철학을 쌓아갈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1장에서 논의한 풍부한 사상재들이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法槪念과 法論理
_ 한국법철학이건 무엇이건간에 법철학은 법의 개념, 본질, 목적, 논리등을 정립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한국인이 법이란 말에 대하여 고유한 '본'이란 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였지만, 여기에서 언어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된다. 모든 법개념을 전통적인 고유법과 대체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한국인의 사유방식에 친근한 언어표현과 논리방식으로 한국법철학을 구성해 나가야 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에 대하여 카우프만(A.Kaufmann)교수의 다음과 같은 예시는 중요한 것을 가르쳐준다.
_ 우리(서양인)에게는 법(Recht)이 우선적으로 법률(Gesetz)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독특한 언어형식, 즉 법률언어(Gesetzessprache)가 발전되어 있다. 라드브루흐는 이 법률언어를 무미건조성(Kargheit), 무정서성(Affektfreiheit), 무감정성(Gefuhlslosigkeit)이라고 표현하였는데, 법률언어는 모든 설득적인 요소들을 포기하고, 교훈적인 것에서 해방되어 특별한 미적 가치에 기울어지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법언어는 비교적으로 보면 시각적이고, 구체적이고, 형상적이며, 교훈적이고, 항상 유추(Analogie)라고 부를만큼 무엇과 일치시키려는[50]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라드브루흐가 왜 극동의 나라들에서 가장 알려진 서양의 법철학자로 되었는가 하는 '비밀'이 설명되어진다. 금세기의 많은 법철학자와 법이론가들이 형식적 테마, 예컨대 규범구조 같은것들에 매달렸는데 반해 라드브루흐는 다시 내용적 법철학을 발전시킨 생리적 학자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것과 함께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은 무엇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켈젠(H.Kelsen)의 순수법이론(Reine Rechtslehre)은 그들에게 더이상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라드브루흐가 개념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단지 개념적 사고, 추상화시키는 사고에 그치지 아니하고 발견된 개념들을 다시 현실을 향해 개발시켰다. 그것은 일종의 수리론적이고도 유추적 사고이다. 이 언어가 극동인들에게는 우리의 대부분 법률서들에 쓰여져 있는 형식적 추상적 언어보다 훨씬 접근하기 쉬운 것이다. 라드브루흐의 문장에서 우리는 극동의 독일어를 배우는 것이다!주5)
주5) A.Kaufmann, 최종고 역, 위 논문, 위의 책, 125면.
_ 비단 라드브루흐만이 아니라 동서양인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논리학 내용을 개발할 수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위대한 법철학이 될 것이다.
Ⅴ. 結 論
_ 한국법철학을 정립하려는 시도는 결코 자기우월적 국수주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뒤늦게 세계법문화와 법철학에 참가하는 한 신생국가의 지적 자각이라 할 것이다.
_ 자기의 전통과 사상재를 재해석하여 자신의 몸에 맞는 법철학을 찾으려는 노력은 막을 수 없는 자연적 발상이면서 민족의 발전과 함께 영원히 이어져 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세계속의 한국'법철학이 되기 위하여는 법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양면을 잘 고찰하여 세계인에게도 공감되고 사랑받는 법철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51] 서구법철학과 대화할 수 있는 이념과 논리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시험으로 몇가지 지적한 것은 하나의 힌트요 자기결심에 불과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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