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는 가부장적인가?-민족주의와 젠더>

목차

서론
본론
1. 민족주의의 가부장성 및 반여성성 (사례연구)
(1) 군위안부 문제
(2) 윤금이 사건
2. 민족주의가 가부장성 및 반여성성을 가지는 이유 고찰
(1) 서구의 민족주의 형성 과정 속에서
(2) 한국의 민족주의 형성 과정 속에서
결론

본문내용

민족주의는 페미니즘과 결코 결합할 수 없는 것인가. 확실히 민족주의·국민국가와 여성은 역사적으로 '불행한 동거'를 계속해 왔다. 그래서 일부 여성주의자들은 민족주의는 반동적인, 그래서 페미니즘이 영원히 결별해야 할 이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페미니즘의 적은 가부장제이지 민족주의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또 하나 지적할 점은 그러한 다양한 형태의 민족주의 입장 하나하나가 정체되어 있는 도그마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민족주의는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고, 그것이 지닌 현실적 힘은 엄청나다.
) 정현백. "민족주의와 페미니즘 - 비교사적 고찰을 중심으로". pp. 45-46.
예를 들어 군 위안부문제의 제기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초기의 극단적인 가부장적 민족주의는 상당 부분 변화되었다고 보여진다. ‘창피하니 말하지 마라’에서 ‘우리의 딸들을 우리가 보호하지 못했다’고 하는 가부장적 보호주의의 입장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피해자의 상처 중 중요한 부분이 해방후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를 인식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민족주의의 발전이라고도 볼 수있다. 이 학습이 이 운동의 전개과정에서 발현된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민족주의에 대한 페미니즘의 거부는 민족국가 내에서 여성을 영속적으로 소외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 페미니즘 진영에 비해, 다수를 이루는 거대한 여성대중은 민족주의에 직·간접적으로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또한 국민국가는 이미 완결된 실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형성'과정에 있는 것이다. 국민 국가는 그 발전단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동시에 다시 구성되어 변화할 여백도 지니고 있다. 최소한 여성주의자들은 기존의 회의적인 사고 방식을 넘어서서, 현실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더 적극적으로는 페미니즘, 특히 식민지/탈식민지 국가의 페미니즘은 민족주의 운동과 그 담론에 개입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 여성에 의해 덜 군사주의적인 방식으로 민족주의와 젠더가 매개될 수 있음을 더 적극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 Walby, Sylvia. 2000. "Women and nation". John Hutchinson·Anthony D. Smith(ed.). Nationalism. Critical Concepts in Political Science Vol. 4.
여성은 민족주의 기획에 남성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여해야 한다. 민족주의는 전형적으로 남성화된 기억, 희망, 분노의 표출이었다는 것이다. 만약 기존의 민족주의와 국민국가에 여성적인 경험이 포함되었다면, 민족주의의 성격은 달라졌을 것이다. 특히 민족주의에 대한 페미니즘의 개입을 이야기하면서, 여성주의자들은 민족주의와 국민국가 구축이 그 속에 여성이나 다른 소수자에 대한 억압을 내포하고 있다면, 그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페미니스트들은 젠더, 계급, 인종은 서로 함께 성찰되어야 함을 주장해온 것이다.
지금까지 여성들은 지역적인 문제에 많이 참여해 왔다. 페미니스트들은 국제적 연대를 통해, 평화 운동을 실천한 역사적 경험을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수년 사이에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국제주의(internationalism)가 표방되었고, 반전 반핵·평화 실현·환경 보호 외에도 지구화에 저항하며 대안적인 경제를 모색하는 국제적 연대에 적극적이었다. 바로 이런 문제의식도 페미니즘과 민족주의의 만남에 함께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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