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단편작품 이해와 감상 [김신전전 마장전 민옹전 열녀함양박씨전 예덕선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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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김신선전(金神仙傳)
● <김신선전> 내용 정리
● <김신선전> 이해하기
● <김신선전> 본문 읽기

마장전(馬장傳)
● <마장전> 내용 정리
● <마장전> 이해하기
● <마장전> 읽어보기

민옹전(閔翁傳)
● 줄거리
●<민옹전> 이해하기
<작품 읽어보기>

열녀함양박씨전(烈女함양朴氏傳)
● <열녀함양박씨전> 내용 정리
● <열녀함양박씨전> 이해하기
● <열녀함양박씨전> 본분 읽기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
● <예덕선생전> 내용 정리
● 등장인물
● <예덕선생전> 본문 읽기
● <예덕선생전> 이해하기

본문내용

조는 모습은 어리숙하고, 웃음소리는 껄껄대더구먼. 그의 살림살이도 바보 같았네. 흙으로 벽을 쌓고 볏짚으로 지붕을 덮어 구멍을 내었으니, 들어갈 때에는 새우등이 되었다가, 잠잘 때에는 개처럼 주둥이를 틀어 박고 자네. 아침 해가 뜨면 부석거리고 일어나, 발채(지개위에 얹는 소쿠리 모양의 접는 물건)를 메고 동네에 들어가 뒷간을 쳐날랐다네. 구월에 서리가 내리고, 시월에 살얼음이 얼어도, 뒷간의 남은 찌꺼기와 말똥, 소똥, 집안 구석구석에서 닭의 똥, 개똥, 거위똥, 돼지똥, 비둘기똥, 토끼똥, 참새의 참새똥 등 똥이란 똥을 귀한 보물처럼 모조리 걸레질해 가도 누가 염치 뻔뻔하다고 말할 사람은 없단 말일세. 혼자 이익을 남겨 먹어도 누가 의리를 모른다고 말할 사람이 없고 많이 긁어 모아도 누가 양보심이 없다고 말할 사람이 없네. 손바닥에다가 침을 탁 뱉아서 삽을 들고는 허리를 구부리고 꺼불꺼불 일을 하는 것이 마치 날짐승이 무엇을 쪼아 먹고 있는 것과 흡사하거든. 그는 화려한 외화(外華)도 힘쓰려하지 않고 풍악을 잡히며 노는 것도 바라지 않지. 돈이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지는 일을 누가 원하지 않을까만 원한다고 해서 얻어질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부터 부러워하지 않는단 말일세. 찬양을 한다고 해서 더 영예로운 것도 없으며 헐뜯는다고 해서 더 욕될 것이 없네 그려.
왕십리의 배추, 살곶이다리의 무, 석교의 가지, 외, 참외, 호박, 연희궁의 고추, 마늘, 부추, 파, 염교, 청파의 미나리, 이태원의 토란 등을 아무리 상상등(토질이 썩 좋은 곳)의 밭에 심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모두 엄씨의 똥거름을 가져다가 걸찍하게 가꿔야만, 일년에 육천냥이나 되는 돈을 벌어 들이게 되네, 그렇지만 엄행수는 아침에 밥 한 그릇만 먹고도 의기양양하고, 저녁에도 밥 한 그릇뿐이지. 누가 고기를 좀 먹으라고 권하면 고기 반찬이나 나물 반찬이나 목구멍 아래로 내려가서 배 부르기는 마찬가지인데 입맛에 당기는 것을 찾아 먹어서는 무얼하느냐고 하네. 또 옷과 갓을 차리라고 권하면 넓은 소매를 휘두르기에 익숙지도 못하거니와, 새옷을 입고서는 짐을 지고 다닐 수 없다고 대답하네. 해마다 정월 초하룻날이 되면 비로소 갓을 쓰고 띠를 띠며, 새 옷에다 새 신을 신고, 이웃 동네 어른들에게 두루 돌아 다니며 새배를 올린다네. 그리고 돌아와서는 헌 옷을 도로 꺼내 입고 발채를 지고 마을 안으로 들어 서거든. 엄행수야말로 자기의 모든 덕행을 더러운 똥거름 속에다 커다랗게 파묻고, 이 세상에 참된 은사 노릇을 하는 자가 아니겠는가?
옛 글에 이르기를 부자와 귀인이 처지에 있어서는 부자와 귀인으로 지내고 가난하고 미천한 처지에 있어서는 가난하고 미천한 대로 지낸다고 했네. 대체 처지란 것은 이미 정해져버린 것이야. 또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침 저녁 공무를 같이 보는 데도 분복이 저마다 다르다고 했네. 분복이란 것은 타고 난 것이란 말이지. 대체 모든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각기 정해진 분복이 있는 것이니 제 분복을 가지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새우젓을 먹게 되니 닭알 찌개가 생각나고, 갈옷을 입고나면 모시 옷이 부럽게 되는 것일세. 천하가 여기서부터 어지러워지고 백성들이 와 하고 들고 일어나서 논밭을 서로 빼앗으며 이에 밭이랑이 황폐해지네.
진승, 오광, 항적의 무리가 그해 농사 일이나 하는데만 만족하고 말 사람들이었는가? 주역(周易)에서 짐질 것도 있고 탈 것도 있어서 도적을 불러들인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이른 말일세. 그렇기 때문에 굉장한 벼슬 자리에는 깨끗지 못한 구석이 있으며 제 힘으로 번 것이 아니고는 부호가 재산가의 칭호도 더러운 것일세.
본래 사람의 숨이 떨어지면 입안에 구슬을 넣어 주는 것도 깨끗이 가란 뜻일세 그려. 저 엄행수는 똥과 거름을 져날라서 스스로 먹을 것을 장만하기 때문에, 그를 '지극히 조촐하지는 않다'고 말할런지는 모르겠네. 그러나 그가 먹을거리를 장만하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웠으며, 그의 몸가짐은 지극히 더러웠지만 그가 정의를 지킨 자세는 지극히 고항(高抗-뜻이 높아 남에게 굽실거리지 않음)했으니, 그의 뜻을 따져 본다면 비록 만종(萬種)의 녹(錄)을 준다고 하더라도 바꾸지 않을 걸세. 이런 것들로 살려본다면 세상에는 깨끗하다면서 깨끗하지 못한 자도 있고, 더럽다면서 더럽지 않은 자도 있단 말일세. 내가 먹고 입는 데서 견디기 어려운 처지에 다다르면 항상 나만도 못한 처지의 사람을 생각하게 되는데 엄행수에 이르러는 견디기 어려운 처지란 것이 없네.
진심으로 도적질 할 마음이 없기로 말하면 엄행수 같은 분이 없다고 생각하네. 이 마음을 더 키워 나간다면 성인(聖人)도 될 수 있을 것일세. 대체 선비가 좀 궁하다고 해서 궁기(窮氣-궁상스러운 느낌이나 기색)를 떨어도 수치스러운 노릇이요, 출세한 다음 제 몸만 받들기에 급급해도 수치스러운 노릇일세. 아마 엄행수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 사람이 거의 드물 것일세.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엄행수를 선생으로 모시려고 하고 있단 말일세. 어떻게 감히 벗으로 사귀겠다고 할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엄 행수를 감히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예덕 선생이라고 일컫는 것일세."
● <예덕선생전> 이해하기
작자는 엄행수라는 사람에게서 생활 철학을 배운다는 선귤자의 입을 통하여 비천한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인간을 제시하여, 본디 빈천한 이는 빈천함을 행한다는 중용의 정신을 형상화하면서 삶의 한 전형과 참다운 인간 관계를 그리고 있다.
엄행수와 같은 소외되기 쉬운 서민을 등장시킨 것에서 작가의 진정한 인간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예덕선생이 분뇨를 나르는 사람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예덕선생전>이 천농사상(賤農思想)을 비판한 작품이라는 견해가 제시되기도 하나, 이 작품에서 예덕선생이 가지는 의미는 농부나 역부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분수를 알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가지는 모든 인물로 확대되는 데 있다. 선귤자를 비난한 자목이 선귤자의 긴 설명을 들은 뒤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는 것은 이 작품의 여운이다.
이 작품은 연암별집인 <방경각외전>에 실려 있으며, 작자 20세 전후의 작품이라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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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22페이지
  • 등록일2004.09.24
  • 저작시기2004.09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8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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