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출생 및 성장▧
▧기형도의 작품경향▧
▧시집 <잎속의 검은 잎>▧
▧기형도의 작품세계▧
▧기형도의 작품경향▧
▧시집 <잎속의 검은 잎>▧
▧기형도의 작품세계▧
본문내용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書標(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그는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라고 말할 만큼 그는 열심히 살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위대한 혼자이다. 그 혼자 있는 개별자는 읽을 수 없는 책과도 같다.(시인의 의식은 끊임없이 책으로 되돌아온다. 그에게는 세계도 사람도 모두가 책이다. 그는 빈방에 누어 훌쩍이며 책 속으로 유배간다. 그 책 속에 뭐가 있단 말인가. 헛된 희망과 죽음뿐 아닌가, 그가 본 책들은 너무 비극적이고 부정적이다.)
사람의 일생은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다. 그런데 위 시의 화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의 경력을 출생에 한정시킴으로써 그 이후의 삶을 방기시킨다. 게다가 미래까지 자신의 과거에 귀속시킨다. 이것은 시적화자가 미래를 선취한 예언자라기보다는 아예 미래를 향한 통로를 폐쇄시킴으로써 자신을 유폐하는 행위이다. 그리하여 그는 죽음을 괄호 친 출생만을 표기한다. 이렇게 되면 그에게 있어 삶은 태생적으로 죽음을 등에 업은 형식으로 나타나며 또한 죽음은 삶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활보하는 그 무엇이다.
<죽은 구름>
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
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
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
비닐백의 입구같이 입을 벌린 저 죽음
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
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
이제는 힘과 털이 빠진 개 한 마리가 접시를 노린다.
죽은 사내가 살았을 때, 나는 그를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그를 사람들은 미치광이라고 했다, 술과 침이 가득 묻은
저 엎어진 망토를 향해, 백동전을 던진 적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홀로 즐겼을 생각
끝끝내 들키지 않았을 은밀한 성욕과 슬픔
어느 한때 분명 쓸모가 있었을 저 어깨의 근육
그러나 우울하고 추악한 맨발 따위는
동정심 많은 부인들을 위한 선물이었으리
어쨌든 구름들이란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한다.
미치광이, 이젠 빗방울조차 두려워 않을 죽은 사내
자신감을 얻은 늙은 개는 접시를 엎지르고
마루 위엔 사람의 손을 닮은 흉칙한 얼룩이 생기는 동안
두 명이 경관이 들어와 느릿느릿 대화를 나눈다.
어느 고장이건 한두 개쯤 이런 빈집이 있더군,
이따위 미치광이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 죽어갈까
더 이상의 흥미를 갖지 않는 늙은 개도 측은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저 홀로 없어진 구름은
처음부터 창문의 것이 아니었으니
구름은 낭만주의자들에게 유랑의 꿈의 표식으로 인식되지만, 기형도에게는 구름조차 죽음의 이미지로 채식된다. ‘죽은 구름’은 어쩔 수 없는 삶의 한계와 부조리에 대한 상징으로 변용된다. 구름뿐 아니라 개, 나무, 안개, 풀잎 등이 모두 삶의 불모성과 죽음의 공포를 환기시키는 것들이다. 여기서의 그는 세속세계 속에 찌들리고 오염되고 무력한 인간이고, 그에 대한 나의 시선은 연민보다는 경멸과 혐오에 가깝다. 모든 죽음을 그의 죽음(타자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일상성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태도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죽음은 나의 죽음이며, 나의 죽음에 대한 인식일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형도의 죽음의 시들에 등장하는 그는 이 황폐한 세계 속에서의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한 시인의 비극적 인식이 만들어낸 시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기형도의 시
안개 /專門家(전문가) /白夜(백야) /鳥致院(조치원) /나쁘게 말하다 /대학시절 /늙은 사람
/오래된 書籍(서적) /어느 푸른 저녁 /오후 4시의 희망 /장미빛 인생 /여행자 /진눈깨비 /죽은 구름 /흔해빠진 독서 /추억에 대한 경멸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물 속의 사막 /정거장에서의 충고 /가는 비 온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 /질투는 나의 힘 /가수는 입을 다무네 /홀린 사람 /입 속의 검은 잎 /그 날 /바람은 그대 쪽으로 /10월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포도밭/묘지 1 / 포도밭 묘지 2 /숲으로 된 성벽 /植木祭(식목제) /그 집 앞 /노인들 /빈 집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밤 눈 /위험한 家系(가계) 1969 /집시의 詩集(시집) /나리 나리 개나리 /바람의 집-겨울版畵(판화) 1 /삼촌의 죽음-겨울版畵(판화) 4 /聖誕木(성탄목)-겨울版畵 3 /너무 큰 등반이의자-겨울版畵 7/病(병) /나무공 /沙江里(사강리) /廢鑛村(폐광촌) /비가 2 - 붉은 달 /폭풍의 언덕 /도시의 눈-겨울版畵(판화) 2 /쥐불놀이-겨울版畵(판화) 5 /램프와 빵-겨울版畵(판화) 6 /종이달 /소리 1 /소리의 뼈 /우리 동네 목사님 /봄날은 간다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엄마걱정 /詩作(시작)메모 -1988. 11
▧참고문헌
*잎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솔
*http://211.63.60.75/poet/sr_read.asp?name=poet&page=1&no=129038&find=문학평론
*http://210.217.240.12/jk2324/poet/기형도-안개.htm
*http://ohorahjc.hihome.com/poem/r_026.htm [ohorahjc.hihome.com]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書標(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그는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라고 말할 만큼 그는 열심히 살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위대한 혼자이다. 그 혼자 있는 개별자는 읽을 수 없는 책과도 같다.(시인의 의식은 끊임없이 책으로 되돌아온다. 그에게는 세계도 사람도 모두가 책이다. 그는 빈방에 누어 훌쩍이며 책 속으로 유배간다. 그 책 속에 뭐가 있단 말인가. 헛된 희망과 죽음뿐 아닌가, 그가 본 책들은 너무 비극적이고 부정적이다.)
사람의 일생은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다. 그런데 위 시의 화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의 경력을 출생에 한정시킴으로써 그 이후의 삶을 방기시킨다. 게다가 미래까지 자신의 과거에 귀속시킨다. 이것은 시적화자가 미래를 선취한 예언자라기보다는 아예 미래를 향한 통로를 폐쇄시킴으로써 자신을 유폐하는 행위이다. 그리하여 그는 죽음을 괄호 친 출생만을 표기한다. 이렇게 되면 그에게 있어 삶은 태생적으로 죽음을 등에 업은 형식으로 나타나며 또한 죽음은 삶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활보하는 그 무엇이다.
<죽은 구름>
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
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
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
비닐백의 입구같이 입을 벌린 저 죽음
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
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
이제는 힘과 털이 빠진 개 한 마리가 접시를 노린다.
죽은 사내가 살았을 때, 나는 그를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그를 사람들은 미치광이라고 했다, 술과 침이 가득 묻은
저 엎어진 망토를 향해, 백동전을 던진 적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홀로 즐겼을 생각
끝끝내 들키지 않았을 은밀한 성욕과 슬픔
어느 한때 분명 쓸모가 있었을 저 어깨의 근육
그러나 우울하고 추악한 맨발 따위는
동정심 많은 부인들을 위한 선물이었으리
어쨌든 구름들이란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한다.
미치광이, 이젠 빗방울조차 두려워 않을 죽은 사내
자신감을 얻은 늙은 개는 접시를 엎지르고
마루 위엔 사람의 손을 닮은 흉칙한 얼룩이 생기는 동안
두 명이 경관이 들어와 느릿느릿 대화를 나눈다.
어느 고장이건 한두 개쯤 이런 빈집이 있더군,
이따위 미치광이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 죽어갈까
더 이상의 흥미를 갖지 않는 늙은 개도 측은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저 홀로 없어진 구름은
처음부터 창문의 것이 아니었으니
구름은 낭만주의자들에게 유랑의 꿈의 표식으로 인식되지만, 기형도에게는 구름조차 죽음의 이미지로 채식된다. ‘죽은 구름’은 어쩔 수 없는 삶의 한계와 부조리에 대한 상징으로 변용된다. 구름뿐 아니라 개, 나무, 안개, 풀잎 등이 모두 삶의 불모성과 죽음의 공포를 환기시키는 것들이다. 여기서의 그는 세속세계 속에 찌들리고 오염되고 무력한 인간이고, 그에 대한 나의 시선은 연민보다는 경멸과 혐오에 가깝다. 모든 죽음을 그의 죽음(타자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일상성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태도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죽음은 나의 죽음이며, 나의 죽음에 대한 인식일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형도의 죽음의 시들에 등장하는 그는 이 황폐한 세계 속에서의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한 시인의 비극적 인식이 만들어낸 시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기형도의 시
안개 /專門家(전문가) /白夜(백야) /鳥致院(조치원) /나쁘게 말하다 /대학시절 /늙은 사람
/오래된 書籍(서적) /어느 푸른 저녁 /오후 4시의 희망 /장미빛 인생 /여행자 /진눈깨비 /죽은 구름 /흔해빠진 독서 /추억에 대한 경멸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물 속의 사막 /정거장에서의 충고 /가는 비 온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 /질투는 나의 힘 /가수는 입을 다무네 /홀린 사람 /입 속의 검은 잎 /그 날 /바람은 그대 쪽으로 /10월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포도밭/묘지 1 / 포도밭 묘지 2 /숲으로 된 성벽 /植木祭(식목제) /그 집 앞 /노인들 /빈 집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밤 눈 /위험한 家系(가계) 1969 /집시의 詩集(시집) /나리 나리 개나리 /바람의 집-겨울版畵(판화) 1 /삼촌의 죽음-겨울版畵(판화) 4 /聖誕木(성탄목)-겨울版畵 3 /너무 큰 등반이의자-겨울版畵 7/病(병) /나무공 /沙江里(사강리) /廢鑛村(폐광촌) /비가 2 - 붉은 달 /폭풍의 언덕 /도시의 눈-겨울版畵(판화) 2 /쥐불놀이-겨울版畵(판화) 5 /램프와 빵-겨울版畵(판화) 6 /종이달 /소리 1 /소리의 뼈 /우리 동네 목사님 /봄날은 간다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엄마걱정 /詩作(시작)메모 -1988. 11
▧참고문헌
*잎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솔
*http://211.63.60.75/poet/sr_read.asp?name=poet&page=1&no=129038&find=문학평론
*http://210.217.240.12/jk2324/poet/기형도-안개.htm
*http://ohorahjc.hihome.com/poem/r_026.htm [ohorahjc.hiho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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