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없음
본문내용
은 나비는 그 날개를 펴려고 파르르 몸을 떨었다. 나는 내 입김으로 나비를 도우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번데기에서 나와 날개를 펴는 것은 태양 아래서 천천히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내 입김은 때가 되기도 전에 나비를 날개가 쭈그러진 채 집을 나서게 한 것이었다. 나비는 필사적으로 몸을 떨었으나 몇 초 뒤 내 손바닥 위에서 죽어 갔다. 나는 나비의 간여린 신체만큼 내 양심을 무겁게 짓누른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에야 나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가를 깨닫는다. 서두르지 말고, 안달을 부리지도 말고, 이 영원한 리듬에 충실하게 따라야 하는 것이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이윤기 역, 『그리스人 조르바』, pp145~146
)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이윤기 역, 『그리스人 조르바』, pp145~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