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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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

본문내용

실 국가주의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민족의 개념과 밀접한 재외동포법을 보면 해외동포를 우리 민족으로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법 채택은 혈연주의가 아닌 국적주의를 채택하였다. 실제 국민들은 민족보다도 중국 등지의 동포들이 한국으로 와 자신들의 밥그릇을 뺏을까봐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타민족에 대해 배타적이라고 하면서도 사실은 신 나치주의자들과 같이 극단적인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데, 이것은 자본주의적 국가주의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국가주의는 인종차별과도 연결된다. 저자는 한국에서의 인종차별의 예로 몽골인 바트자갈의 일화를 소개한다. 이 일화를 읽으면서 나 또한 외국인 노동자를 무시하고 그들과 함께 하기를 꺼려했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을 동경하며 일본유학을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한 교수 신분의 바트자갈은 그가 지닌 환상이 무참히 깨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자존심,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하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이 이야기는 읽는 이에게 개인적인 감동을 주는 것이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국가주의, 인종주의에 대해 돌이켜보게 하는, 한마디로 허를 찌르는 메시지였다. 개화기 때부터 유입된 인종차별주의는 제국주의 열강들에 의해 제창된 비인권적인 논리로, 열강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는 식민지 현실을 우리의 인종적 열등감으로 인식하였고, 백인종을 우리보다 우월한 인종, 백인종에 의해 지배되는 흑인종은 열등한 인종으로 규정하였다. 일본이 세계지배의 야욕을 드러내면서 주입된 내선일체사상은 동양인 중 우수한 일본인의 식민지인 우리까지도 우월하게끔 보게 하였다. 이렇게 인종, 민족적으로 혼란과 핍박의 역사를 겪은 비운의 민족인 우리의 의식 속엔, 한편으로는 열강들의 그러한 인식이 내면화 되어있어, 현재에도 계속 이어져왔다. 자본주의적 논리에 의해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는 열등한 나라로 여겨 동남아시아, 몽고계열의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서구 나라들의 사람들은 우대하는 사대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Ibid.,pp199-301
인간은 우월하고 열등한 것으로 나눌 수 없다. 다만 생물학적인 차이와 살아온 방식과 환경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차별과 차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이렇듯 우리사회에 대한 여러 면을 다룬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많이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은 인종주의와 국가주의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국가와 인종 민족을 모두 아우르는 평등한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진보적인 성향의 박노자 교수에 의견은 전적으로는 동감할 수 없는 것이라는 데에 결론을 내렸다. 온 인류가 평등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도래한다는 것은 좋은 의미이지만, 지금 현재 세계적 정세는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가 평등한 것과 모두가 같아지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본다. 누구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받지만 민족적, 국가적 특색은 잃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본래 소속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계가 모두 같아진다면 개인의 정체성을 잃게 되어 혼란에 빠질 것이다. 지구촌 시대에 각 민족, 나라의 특색이 다원화를 이루고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 역사, 우리의 것에 대한 교육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진실한 비판적 사고와 올바른 민족적 주체성을 지닌 개체로 기르기 위한 왜곡되지 않은 투명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박노자, 당신들의 대한민국, 서울: 한겨레신문사, 2001
임덕순, 지리교육원리, 서울: 법문사,1993
김영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서울:바다출판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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