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사] 구인회와 1930년대 문학

목차

1. 1930년대 문학 개관

2. 구인회(九人會)
1) 동인의 형성과정
2) 활동 상황

3. 1930년대 소설
(1) 1930년대 소설의 추이
(2) 구인회 소설의 양상(이태준·박태원·이상을 중심으로)

4. 1930년대 시
(1) 1930년대 시의 특징
(2) 1930년대 시의 문학사적 의의
(3) 근대성의 추구; 모더니즘 시 - 구인회를 중심으로

본문내용

이상의 초현실주의, 그리고 현실 비판을 위주로 했던 리얼리즘도 다양해졌다.
(2) 1930년대 시의 문학사적 의의
1930년대 시의 문학사적 의의 중 첫째는 순수 서정시에의 지향이다. <시문학>을 중심으로 한 서정시 운동이 박용철과 김영량의 주도로 활발하게 전개되었으며, <구인회>도 목적 문학에 반대하여 예술성과 문장의 형식미를 중시했다. 여기서 순수시의 특징을 간략히 얘기하자면 언어 선택의 엄격(시어의 조탁)함, 영롱한 언어미를 추구하고 세련된 기교를 사용(음악성 추구, 새로운 공감각적 기법을 사용을 들 수 있다.
둘째, 모더니즘의 주지적 경향이다. 1926년 이후 주지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 이미지를 중시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전개되었다. 이들은 1920년대의 민족주의 경향, 계급주의 경향의 시를 '자연 발생적'이고 '감상적'인 시들로 비판하면서, 감정 아닌 지성(知性)에 입각한 시를 주장하였다. 감정 위주의 '음악성'에서 지성 위주의 '회화성'으로의 변모를 보였다.
셋째, 생명파의 등장이다. 고뇌로 가득한 삶의 문제, 인간의 생명과 우주의 근원적 문제 등을 주제로 삼았다. 모더니즘파의 반(反) 생명성에 도전하는 정열을 보였으나 그에 마땅한 윤리와 형이상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넷째, 반(反) 도시적 경향의 전원적 목가시의 등장이다. 현대 문명에 찌든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의 세계에 귀의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경향은 신석정, 김상용, 김동명의 시에 잘 드러나고 있다.
다섯째, 여류 시인의 본격적 등장이다. 여성적인 정념(情念)의 표출을 주로 한 모윤숙과 절제의 아름다움을 보인 노천명 등과 같은 여류 시인이 등장하였다.
여섯째, 시적 표현의 다양화와 주제의 다양화를 들 수 있다.
(3) 근대성의 추구; 모더니즘 시 - 구인회를 중심으로
우리 시사에서 모더니즘 경향은 1920년대 중반에 어느 정도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것은 단순히 모더니즘 기법을 흉내 낸 정도로 일시적인 것이었다. 반면 30년대 후반에 이르게 되면서 모더니즘은 명확한 문단적 흐름을 형성하면서 대두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 시기의 모더니즘이 1920년대와는 달리 명확한 사회경제적 토대와 세계관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식민지 자본주의의 고도화와 도시의 발달, 그로 인한 소외의식의 강화라는 세계관적인 요인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겉으로 보이는 근대화 현상과는 달리 아직 사회, 경제제도의 전근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식민지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허약할 수 밖 에 없었고 따라서 모더니즘 기법을 내세웠을 때는 불가피하게 문학으로부터 현실을 배제하는 결과는 낳지 않을 수 없었다.
김기림을 필두로 정지용, 이상, 김광균 등 조선의 모더니스트들은 문학에 있어서의 근대성 확립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 형식의 근대화, 현대적인 정서와 언어의 자율성 확보, 기법의 세련화 등의 문제를 들고 나옴으로써 경직된 이념지향성에 대해 염증을 느끼던 당대 문단에 충격을 주었다.
모더니즘은 급격한 도시화의 과정 속에서 자라난 근대도시 제 1세대 시인·작가들의 집단인 '구인회(1933)'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김기림, 정지용, 박태원, 이상, 이효석 등은 그 대표적인 인물로서, 이들은 시대적 변화 바야흐로 닥친 근대문명의 제징후를 인식하면서 영화와 미술 등 기술복제시대의 예술과 교류하면서 그 새로운 예술정신과 함께 호흡하고 근대사회에 부응하는 새로운 문학 형식을 모색하였다.
문학 이론상으로 모더니즘은 예술형식의 역사적 변화에 따른 근대성을 자각하고 문학의 내용보다는 그 형태적인 새로움에서 근대 문학의 성격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문학은 언어에 의해 제작된다는 관점에서 창작의 기교를 중시하고 새로운 형식의 문학을 모색하였는데, 모더니즘 시인들이 시도한 산문시, 장시 등은 그런 실험의식의 소산이었다. 이들은 리얼리즘의 정치우위론보다는 예술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배제하지 않았는데, 파시즘 하에서 새로운 형식의 문학을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모더니즘은 문학 생산이론의 일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작품 면에서 볼 때 모더니즘은 김기림, 정지용, 박태원, 이상, 이효석 등의 구인회 동인들과 그들이 개척한 문학의 길을 따라갔던 김광균, 오장환, 최명익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도시적 생존 방식과 새로운 언어 감각과 실험의식을 결합한 일종의 도시문학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도시를 중심으로 한 근대문명을 작품 속에 적극 수용하였는데, 그 결과가 문학에 대한 관념과 작품 자체의 질적인 변모를 가져왔다. 근대문명의 감각적 인사을 묘사한 풍경시, 문명 비판적인 장시 등이 그것이다.
모더니즘은 동시대의 리얼리즘과의 논쟁에서 드러나듯 작품형식 새로운 외에 그 작품의 내적 깊이와 내용상의 사회성 획득은 부분적인 성과밖에 거두지 못하였다. 모더니스트들은 근대 기술자본주의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만학형식을 창출하고 문학과 사회와의 관계를 재정의 했으나 그 실제 성과는 김기림의 작품에서와 같은 문명비판의 한계, 이상의 작품과 같은 퇴폐성의 문제, 박태원의 소설과 같은 문학적 실천과 사회적 실천의 분리 문제를 초래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들의 문학은 리얼리즘문학의 내용의 사회성보다는 그 형태의 사회성을 통해 동시대 문단에서 그 나름대로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으나 일본 자본주의의 사회, 문화적 충격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학의 방향을 정립하기에는 이들 도시세대의 지적, 철학적 이념의 기반이 허약하였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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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한국 현대시론사』,고려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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