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인간 그리고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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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의 형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삼국시대 이전
삼국시대 이전의 춤은 영고, 동맹, 무천 등의 집단적 제천의식 속에서 신을 즐겁게 하고 감사드리기 위한 집단적 춤으로서 존재했다. 마한에는 “수십인이 앞 사람의 뒤를 따르며 땅을 밟으면서 구부렸다 젖혔다 하며, 손과 발이 서로 맞는데, 그 절주는 마치 탁우와 같고...”와 같이 춤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자료가 존재한다.
삼국시대
삼국시대의 춤은 각 나라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는데 특히 궁중무로서의 활용되었던 점과 민간문화에서 백성들의 삶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점이 특징적이다.
㉠ 고구려
고구려의 무용총, 안악, 팔청리, 약수리, 수산리 고분에는 춤 행위가 묘사된 고분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는 죽은 망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되며 특징적인 점은 서역계통의 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고 보다 귀족적인 성향을 가진 집단무라는 점이다.
㉡ 백제
백제시대의 춤 역시 집단적 성향이 강하였는데 넓고 긴 소매의 화려한 의상과 중국의 성향이 강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 신라시대
신라시대의 춤은 궁정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궁정 잔치와 사신 접대의 목적을 가지며 당대 훌륭한 음악가들의 등장으로 인해 음악의 발전이 눈에 뛴다.
고려시대
고려시대의 춤 역시 궁중문화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는 무엇보다 역사상의 기록이 지배층 문화 중심이었음을 생각해 볼 때,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고려시대에는 특히 불교의 영향을 받아 나비춤, 바라춤, 법고춤 등 일정한 장단이 없이 한 없이 길게 뻗는 범패의 꺽임과 단락에 의해 춤사위를 변화시키는 모습이 춤의 특징이다.
조선시대
고려시대와는 큰 차이가 없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지방문화의 춤이 문헌에 서술되어 있다. 무당춤이라 하여 경기무속, 호남무속, 강원, 경상무속, 서도무속, 제주도 무속 등 각 지방에 따라 춤의 경향과 특색이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제주도 무속에서는 도약하며 팔을 위에서 교차하며 빙빙 도는 동작이 많은 반면, 경기 호남 무속에서는 살풀이와 같은 정적인 동작이 많다. 또한 민간적 축제의 성격이 강조된 민속춤의 경우 즉흥적인 춤으로 남과 맞추어 추는 보다 개인적이며 내적인 춤의 성향이 강하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야 비교적 춤에 대한 사료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하면 무엇보다 탈춤이 가장 대표적인 춤으로 인식된다. 탈춤에 대해 논의하자면 장황하게 될 것이므로 간략히 그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하면 무당춤과 같이 지방에 따라 즐겨쓰는 춤 장단과 춤의 경향이 다른데 황해도 지방의 탈춤은 도약하며 한삼을 뿌리는 동작이 많고, 경상지방의 탈춤은 부드럽게 너울거리는 동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춤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는 사실은 문헌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흔히 한국무용은 ‘한’의 춤이라고들 한다. 그 안에 민족의 혼이 담겨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들의 춤, 슬프고 아프기만 한 그 춤은 이상하게도 즐겁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신라시대의 유명한 처용설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외출 후 돌아와 본 방 안에서 아내 외의 발을 발견한 처용은 심한 번뇌를 거치다가 한 번의 웃음으로 달빛아래 멋들어지게 춤을 춘다는 내용이다. 또한 우리의 살풀이 춤은 죽은 영혼을 달래주는 의미에서 보다 인간적이고 개인적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살펴보면 이런 개인적 성향의 춤 행위보다 집단적 군무가 더욱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성향 자체가 집단적 축제 행위를 선호하는 경향에서 기인한 것이며 그 안에서의 춤 행위는 구성원들을 단결시켜주고 서로의 신뢰감을 회복시켜주는 도구로서 작용하였다.
서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역사속에서 살펴본 춤 행위 역시 인간적 정신의 발현으로서 존재하며 사회의 흐름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음을 살펴 볼 수 있다. 역사의 흐름을 통해 살펴 본 우리 춤에서도 사회의 영향력이 지대하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우리는 보다 근원적인 정신적 측면을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역사가 흐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보듯, 춤은 개인 욕구의 발현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춤의 기원이 생리적 욕구의 분출에 있다는 것이 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동안 사회적종교적의식적인 목적으로 춤이 이용된 것은 사실이나 춤은 점차 종교적의식적 껍질을 벗고 개인적 감정 표현의 측면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였다. 분명 춤은 여러 종류의 민속춤이 말해주듯 사회에 따라 다르고 사회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춤이 사회적 산물이어서가 아니라 사회 및 문화적 요소의 영향을 받았을 뿐인 것이다.
심리학에 나타나는 내용에 의하면, 모든 정신 활동은 근육 활동이나 신체활동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외계에서 감각을 통해 의식에 들어온 모든 사고나 심상은 운동 신경 경로를 통하여 근육을 출구로 표현되고자 하는 성격이 강한 것이다. 이 또한 춤이 개인욕구의 발현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춤은 오늘날 인간의 기쁨과 슬픔, 공포와 희망을 열광적인 형식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문화와 춤의 연결고리를 잘 풀어내어 춤이 제 문화적 위상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어야 인간의 감정 승화도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기원과 진화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무엇보다 춤이 인간 근본적인 욕구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변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었음을 살펴보았는데 이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하게 될 춤의 위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그 안에 담긴 춤의 정신이 소홀히 대접받지 않도록, 그것이 사회의 필요에 의해 이용당하지 않도록 잘 유지하고 지켜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역사는 분명 사회중심적 관점에서 평가되고 이해되어져 왔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근원적 구성체인 인간이 소홀하게 다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인류기원과 진화라는 주제 속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인 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키워드

춤,   인간,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