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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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시의 상징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상징의 의미와 기능

2. 강은교 시에 나타나는 관념성과 허무주의

3. 조정권의 시세계

4. 참고문헌

본문내용

형성하려 했다. 닫혀 있어 답답하고 미래를 예견할 수 없게 옥죄는 정치체제, 산업화에 접어들면서 노동과 인권에 대한 자각 등등으로 말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시인들은 시대상황에 격렬하게 맞서 언어의 칼날을 보다 날카롭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정권은 이러한 사항과는 무관하게 사물과 현상에 대한 사유의 극단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은 시인이 보다 근원적으로 사물과 현상에 대해 외곬으로 자신의 사유를 천착하고 있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현상과 사물을 다만 시인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끝없이 그 본질을 추구하려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새앙철 지붕 위로 쏟아지는 쇠못이여
쇠못 같은 빗줄기여
내 어린 날 지새우던 한밤이 아니래도 놀다 가거라
잔디 위에 흐느끼는 쇠못 같은 빗줄기여
니 맘 내 다 안다
니 맘 내 다 안다
내 어린 날 첫사랑 몸져눕던 담요짝 잔디밭에 가서
잠시 놀다 오너라
- 조정권 『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形態』中에서 -
대지로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를 ‘쇠못’으로 파악하고 , 쇠못의 날카로움과 그것이 박힐 때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면 시인이 빗줄기를 쇠못으로 보고 있는 내면의 상태를 엿볼 수 있다. 대지로 내려서 물방울을 튀기고 있는 빗줄기라는 현상을 내면으로 끌고 와 쇠못이라는 차갑고 날카로우면서 고통을 동반하고 있는 사물로 바꾸기까지에는 엄청난 외곬의 사색이 동반했을 것이다. 이 엄청난 사색은 바로 사유의 한 극단이고 그 극단에서 쇠못이라는 구체적인 사물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조정권은 현상과 사물의 그 궁극적 의미를 자신의 내면에서 사유의 극한으로 언어와 만나게 하려 한다.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
山頂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 쓴 채
빛을 받들고 있다.
만일 내 영혼이 天上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
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天上의 一角을 그리워하리.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도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동렬에 서는 것.
그러나 한번 잠든 정신은
누군가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 한
깊은 휴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리.
하나의 형상 역시
누군가 막대기로 후려치지 않는 한
다른 형상을 취하지 못하리.
육신이란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 것.
헛된 휴식과 잠 속에서의 방황의 나날들.
나의 영혼이
이 침묵 속에서
손뼉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면
어느 형상도 다시 꿈꾸지 않으리.
지금은 결빙하는 계절, 밤이 되면
뭍과 물이 서로 끌어당기며
결빙의 노래를 내 발밑에서 들려주리.
여름 내내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하여
계곡을 울리며 폭포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들은 얼어붙어 있다.
계곡과 계곡 사이 잔뜩 엎드려 있는
얼음 덩어리들은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해 있다.
결빙의 바람이여,
내 핏줄 속으로
회오리 치라.
나의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나의 전신을
관통하라.
점령하라.
도취하게 하라.
山頂의 새들은
마른 나무 꼭대기 위에서
날개를 접은 채 도취의 시간을 꿈꾸고
열매들은 마른 씨앗 몇 개로 남아
껍데기 속에서 도취하고 있다.
여름 내내 빗방울과 입맞추던
뿌리는 얼어붙은 바위 옆에서
흙을 물어뜯으며 제 이빨에 도취하고
바위는 우둔스런 제 무게에 도취하여
스스로 기쁨에 떨고 있다.
보라, 바위는 스스로의 무거운 등짐에
스스로 도취하고 있다.
허나 하늘은 허공에 바쳐진 무수한 가슴.
무수한 가슴들이 소거된 허공으로,
무수한 손목들이 촛불을 받치면서
빛의 축복이 쌓인 나목의 계단을 오르지 않았는가.
정결한 씨앗을 품은 불꽃을
天上의 계단마다 하나씩 바치며
나의 눈은 도취의 시간을 꿈꾸지 않았는가.
나의 시간은 오히려 눈부신 성숙의 무게로 인해
침잠하며 하강하지 않았는가.
밤이여 이제 출동명령을 내리라.
좀더 가까이 좀더 가까이
나의 핏줄을 나의 뼈를
점령하라, 압도하라,
관통하라.
한때는 눈비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한때는 바람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그리고 다시 한때는 물과 불의 형상으로 오던 나날의 어둠.
그 어둠 속에서 헛된 휴식과 오랜 기다림
지치고 지친 자의 불면의 밤을
내 나날의 인력으로 맞이하지 않았던가.
어둠은 존재의 처소에 뿌려진 생목의 향기
나의 영혼은 그 향기 속에 얼마나 적셔두길 갈망해 왔던가.
내 영혼이 내 자신의 축복을 주는 휘황한 백야를
내 얼마나 꿈꾸어 왔는가.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누르지 않는다면.
- 조정권 『산정묘지1』-
시인이 생각한 사유의 편린을 언어에 설명적으로 실어 놓는 것이 지금까지의 명상시 들이 보여준 시의 틀이었다. 그래서 그 틀은 좁은 시적 공간이 되고 말았고 고답적인 아포리즘(aphorism)의 경향으로 흐르고 말았다.
「산정묘지」에서 시인은 이러한 사유의 편린들을 하나씩 정리하여 그것을 낱낱이 이미지로 전달하려 한다. 그 결과 설명에서 벗어나면서 시적 공간을 넓혀 놓게 된다. 치열하게 천착했던 현상과 사물에 대한 사유의 극한은 언어에 담기면서 시인이 세계에 대해, 인간 존재에 대해 그리고 순간과 영원에 대해 갖고 있는 철학적 담론이 이미지로 이어지고 끝없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정묘지」는 인간과 세계, 신과 영혼, 유한한 삶과 영원한 것에 대한 시인의 사유가 도도한 언어의 물결에 실려 파노라마가 되고 있다.
4. 참고문헌
노창선 『상징의 유형과 실제』
차호일 『현대시론』역락출판, 2000
권영만外『한국 대표시인 50선』, 중앙일보사, 1995
강은교 『그대는 깊디 깊은 강』,미래사, 1991
조정권 『얼음들의 거주지』, 미래사, 1991
● 조정권 『산정묘지』, 민음사, 1991

키워드

,   상징,   강은교,   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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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06.01
  • 저작시기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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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299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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