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독후감] 신갈나무 투쟁기

소개글

[우수 독후감] 신갈나무 투쟁기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꽃이 피어난다. 원하지 않았지만 부러진 가지에는 어느새 버섯도 피어난다. 하나의 도토리에서 시작된 나무의 긴 시간이 이제 끝에 다다라있다. 상처로 찢어진 밑동을 통해 물기가 드나들 것이고, 곧 조직은 와해될 것이다. 와해된 조직은 미세한 벌레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곧 혈관을 타고 흐르는 독과 같이 미세한 벌레들이 나무의 구석구석을 뒤지고 돌아다닐 것이며 그 틈새로 다시 물이 차고 갈라진다. 결국 나무를 쓰러뜨리는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미세한 벌레와 물의 협공이다.
신갈 나무가 쓰러지고 나면 갑자기 하늘이 열리고 빛이 쏟아져 나무의 그늘에서 안식처를 마련했었던 작은 들풀들은 저항없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쓰러진 나무등걸은 무수한 생명들이 일시에 일어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자연은 이렇게 돌고 도는데 사람만 복잡한 절차와 형식을 가지고 죽음앞에 부산스럽다.
자연의 주인은 자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자연의 주인이 인간이라고 착각하고 살아온 것만 같아서 부끄러웠다. 인간만 투쟁하고 인간만 치열하게 사는 줄만 알았는데, 식물들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욱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좀 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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