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가관리원칙

소개글

노무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가관리원칙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국가통치관리의 구조적 변화

Ⅱ. 노무현 정부의 국정철학의 이상과 현실

Ⅲ. 노무현 정부의 국가관리 원칙과 실제

Ⅳ. 국가통치관리의 대안

본문내용

민운동의 권력화는 한국정치의 또다른 변혁을 의미한다. 기존의 국가사회관계의 역학구조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과정에 있다. 국가주도의 국가사회관계가 사회주도의 국가사회관계로 전환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국가는 자율성을 가지고 사회의 선호도에 관계없이 국가정책을 추진해왔다. 경우에 따라서 군부나 재벌 같은 집단에 의해 국가자율성이 제한받기도 했으나, 사회변화의 주동인은 국가로부터 나왔다. 현재의 국가사회관계는 그 경계가 불분명해졌으며, 시민운동단체들이 국가에 침투하여 국가의 자율성을 잠식하고 있다. 국가와 시민운동단체가 연합하여 국가 일부와 사회에 대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운동의 권력화가 기득권층의 보수지향성을 약화시키고 공익지향성을 강화시킨다고 하지만, 문제는 과연 시민운동단체가 공익성을 담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일반시민은 시민운동단체에게 권력을 부여하지 않았으며, 공적업무수행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일반시민은 민주화과정에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으려는 시민운동에게 지지를 보낸 것뿐이지 시민운동의 범주를 벗어나 정치경제언론의 기성권력에 대한 심판권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 시민운동단체는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기 보다는 특정분야에서 공통된 이해관계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들은 일반국민들보다는 과격성을 지니며 모든 분야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책임성을 갖기에는 부적절하다. 시민운동의 급격한 영향력 증대현상 뒤에는 인터넷혁명이 있다. 인터넷은 무한한 참여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며 시민의 정치참여를 확산시키고 정보독점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민주적 요소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터넷은 즉흥성, 무책임성, 비이성적 군중심리, 사건의 이벤트화 등 질서 파괴적 요소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Ⅳ. 국가통치관리의 대안
한국정치는 바야흐로 복합적 갈등구조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기존의 독재와 민주의 갈등, 지역갈등 등의 단순구조에서 이념적, 계층적, 세대간, 지역적 갈등이 다층적으로 구성된 복합적 갈등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정치가 당면한 복합적 갈등구조의 문제점은 이를 해결할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나마 사회통합의 구실을 해왔던 국가마저도 스스로 갈등구조 속에 뛰어들어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주성과 도덕성이 그 어느 정부보다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국가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정치는 완승완패, 승자전취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평화적 교체가 이루어진 후에는 어느 대통령도 법적 또는 정치적 심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민주주의란 사회의 다원적 가치를 인정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승패를 가름한다. 이 때의 승패는 패자가 다음 번 경쟁 때까지 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나, 승자는 패자에 대해 가차 없는 징벌을 가함으로써 권력투쟁만이 오직 지고의 가치로 여기게 되고 권력장악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패자는 한풀이 기회만을 찾게 되어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며 국가적 과제는 소홀히 하게 된다.
한국정치의 민주화과정에서 완승완패의 게임이 완화되는 듯 했으나, 참여정부는 또다른 한판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기득권층에 대한 도전이 제한적이어야 개혁이라고 할 수 있지 기득권층을 모두 포괄한다면 혁명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혁명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사회는 혁명을 하기에는 이미 다원화되어 있고 복잡화되어 있다.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여 반개혁 세력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정치적 적대감을 증대시켜 혼돈과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며, 사회적 대가를 적지 않게 치르게 될 것이다.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드는 개혁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진적 지속적 개혁을 추구하여 결과적으로 혁명적 변화를 낳게 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복합적 갈등구조를 다원적 갈등구조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복합적 갈등구조는 국민 상호간의 정치적 불신과 적대감을 증폭시켜 사회 전 영역에서 무질서, 냉소, 가치관 붕괴, 비효율성, 분열과 파괴현상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다원적 갈등구조는 계층, 이념, 지역, 세대, 직업, 성별 간에 이해관계의 차이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조정해결하려는 노력이 지배적인 갈등상황을 의미한다. 명분싸움으로 상대를 제거하려 하기 보다는 실리싸움 또는 실용주의 입장에서 갈등관리를 해야 한다. 한국정치는 급속한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원적 가치관을 형성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제 사회경제적으로 다원화된 구성체들이 관용의 정치문화를 형성하여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용의 정치는 상생의 정치와는 다르다. 상생의 정치는 마치 냉전체제 하에서의 미소 평화공존처럼 적대감을 일시적으로 뒤로 한 채 상호공생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깨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권이 툭하면 상생의 정치를 하자고 하나 항상 이내 깨어지는 것은 바로 적대감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관용의 정치는 상대방 또는 경쟁자가 항상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에 따른 갈등적 이익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적 상황과 구조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며, 이것은 결국 완승과 완패가 없는 정치로 나타나게 된다.
오랜 권위주의 독재정치 유산은 한국의 관용문화를 말살시켜왔다. 건국과 근대화과정에서 생성된 비관용적 정치문화가 민주화과정에서 재생되어서는 또다른 정치적 악순환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국 전통사회에서 맥을 이어온 공동체지향주의(communitarianism)는 구성원 간의 자선과 관용을 기초로 했으며, 특히 민중들에게서 나타난 두레나 품앗이 등은 공생을 위한 합리적 대안들이었다. 17세기 우암 송시열(노론)과 미수 허목(소론)은 치열한 정쟁 가운데서도 인간적 상호신뢰를 버리지 않았다는 일화는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많다. 바람직한 국가관리는 적대감에 기반한 양극화를 통해 개혁을 추구하기 보다는 공동체의식에 기초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관용적 국가통치관리구조 형성과 개혁을 추진하는 것일 것이다.

키워드

노무현,   참여정부,   국정,   관리,   철학,   리더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