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Ⅴ. 윤회설에 대한 재인식
해탈 또는 열반은 윤회의 반대 개념이다. 그러나 그것은 윤회를 극복함으로써 성취된다. 이 같은 진리관에 의해서도 업보 윤회설이 궁극의 진리가 아닌 세속적 차원의 진리라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업보 윤회설의 교리적 위상의 格下를 허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업보 윤회의 관념이 교리의 전반에 걸쳐 스며 있지 않거나 취급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세속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출세간으로 진입하는 일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업보 윤회설은 출세간적 진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그 교리적 위상과 가치는 격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불가분한 관계는 “원시 불교에서는 업의 사상은 세간적 입장의 교설로서 받아들여진 것이지만, 그것은 불교 본래의 출세간적 입장을 기반으로 하고, 거기에 진입시키기 위한 前 단계로서 설해졌다.” 藤田宏達, 原始佛敎における業思想, 雲井昭善(編), 業思想硏究, 앞의 책, p.127.
라는 설명에도 잘 지적되어 있다. 더욱이 다음과 같은 설명에 의하면, 세속적 진리인 업보 윤회설이 출세간적 진리인 緣起說과 직결된 것으로 인식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
업보설은 불교의 第一義諦는 아니지만, 아직 제일의제를 이해할 수 없는 자를 위해 거기에 들어가는 전제로서 세속적 입장에서 채용된 것이다. 그런데 석가모니의 入滅 후 부파 불교의 시대에 이르면, 업보설이 불교의 第一義說인 양 간주되어 연기설도 업보설로서 설명하게 되었다. 水野弘元, 業說について, 印度學佛敎學硏究, Vol.2-2(1954), p.114.
따라서 “일반적인 상식으로서의 통속적인 業說이라는 것은 세속적인 입장의 교설로서 위치가 부여되기 때문에, 그것은 불교의 중심 교리일 수는 없다.” 平岡 聰, 앞의 책, p.127.
라는 인식이 특히 무아 윤회를 지탱하는 업보설에는 타당하지 않다.업보 윤회설이 세속적 입장의 교설이라는 점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불교의 중심 교리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교가 대중을 지도하는 ‘종교’라는 점에서 보면, 그것은 궁극의 진리보다 우선하여 궁극의 진리를 이끄는 교설이다.
여러 가지 비유로써 업의 인과를 설하는 디비야 아바다나에서는 윤회설로써 12因緣을 각성하게 하려는 일화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부처님은 윤회의 다섯 세계를 그림으로 묘사하는 5趣輪을 승원의 입구에 그리도록 자세히 가르쳐 주면서, 중생이 죽어서 轉生하는 모습 옆에는 12인연을 시작과 끝의 양쪽에서 관찰하는 방법을 잘 볼 수 있게 하도록 당부한다. 아울러 모든 것이 무상함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면서, “세속에서 벗어남을 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노력하고, 생사의 군대를 항복시키기를 코끼리가 초가집을 부수듯이 하라.” 그리고 “이 法과 律 속에서 나태하지 않고 실천하는 자는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나 고통을 종식할 수 있으리라.”라는 두 개의 게송을 거기에 새기라고 지시한다.
이 일화의 내용은 윤회설의 취지가 12인연이라는 궁극의 진리에 진입하게 하려는 데 있음을 명시한다. 그리고 그 취지의 실현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것은 현실에서의 실천적인 노력이다.
업보 윤회설이 의도하는 취지를 지금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이해하자면, 현세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자기 개조 또는 변신의 과정이 바로 윤회이다. 따라서 윤회는 막연히 死後를 기약하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현세에서 인간이 직접 체험으로 실증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티베트 死者의 書를 어렸을 때부터 전수받았다는 한 해설자는 “이 책이 표면상으로는 죽은 자를 위해 씌어 있지만 사실상 이것은 삶에 관한 것이다. 붓다 자신은 죽은 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논하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러한 문제들은 당장의 실재에 대한 탐구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소감을 토로하였다.
생활이 곧 업이라는 이해가 성립한다면,
현세의 생활 전체가 윤회라는 이해도 성립한다. 윤회의 현장인 이 현세에서는 인간의 업,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 자신의 의식이 윤회의 다양한 양상을 결정하고 있다.
불교가 생천설을 수용하고 독자적인 윤회설을 전개한 사실에 대해서는, 방편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교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견해이다. 이 경우의 방편이란 ‘진실은 아니지만’ ‘善意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용한 수단’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견해에 따르면 윤회설의 가치는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윤회설의 내용은 현실과는 무관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불교의 신앙과 교학에서 업보 윤회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업보 윤회에 관한 논의와 고찰의 深度를 고려하면, 업보 윤회가 현실과는 무관하게 그토록 진지하게 탐구되어 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이것보다는 오히려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 사실로서의 합리를 부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은 탐구 정신이 현저하게 감지된다. 불교의 과학적 엄밀성이란 이 같은 노력과 탐구 정신을 가리킬 것이다.
실제로 윤회설과 결부된 교리 탐구의 부단한 노력, 그 탐구의 치밀함과 다양함,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교 사상을 심화하고 발전시켜 갔던 탐구자들의 정신 세계 등에 관심을 돌리면, 방편적 차원의 교설이 윤회설이라는 통념은 저절로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는 통념상의 방편에 대한 인식을 시정하여 불교 특유의 의미로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방편은 결코 사실이 아닌 것을 지칭하거나 저급한 교리를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방편은 진실과 직결되는 통로이다. 다만 이 통로는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으며, 평탄할 수도 있고 굴곡이 심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방편은 탐사와 발굴과 補修의 대상이 된다. 윤회설은 이 같은 의미의 방편이다.
윤회설을 둘러싼 교학적 노력은 진실과 직결된 통로를 개척하고 보수하는 탐구 작업이었다. 이 통로의 끝에는 깨달음의 세계, 절대 안온의 평등 세계가 있다. 생천설이라는 통로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불교는 기존의 통로를 확장 보수하고 정비하는 노력으로 대처해 갔다. 이 노력의 실체가 무아 윤회를 표방하는 업보 윤회설이다.
Ⅴ. 윤회설에 대한 재인식
해탈 또는 열반은 윤회의 반대 개념이다. 그러나 그것은 윤회를 극복함으로써 성취된다. 이 같은 진리관에 의해서도 업보 윤회설이 궁극의 진리가 아닌 세속적 차원의 진리라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업보 윤회설의 교리적 위상의 格下를 허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업보 윤회의 관념이 교리의 전반에 걸쳐 스며 있지 않거나 취급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세속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출세간으로 진입하는 일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업보 윤회설은 출세간적 진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그 교리적 위상과 가치는 격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불가분한 관계는 “원시 불교에서는 업의 사상은 세간적 입장의 교설로서 받아들여진 것이지만, 그것은 불교 본래의 출세간적 입장을 기반으로 하고, 거기에 진입시키기 위한 前 단계로서 설해졌다.” 藤田宏達, 原始佛敎における業思想, 雲井昭善(編), 業思想硏究, 앞의 책, p.127.
라는 설명에도 잘 지적되어 있다. 더욱이 다음과 같은 설명에 의하면, 세속적 진리인 업보 윤회설이 출세간적 진리인 緣起說과 직결된 것으로 인식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
업보설은 불교의 第一義諦는 아니지만, 아직 제일의제를 이해할 수 없는 자를 위해 거기에 들어가는 전제로서 세속적 입장에서 채용된 것이다. 그런데 석가모니의 入滅 후 부파 불교의 시대에 이르면, 업보설이 불교의 第一義說인 양 간주되어 연기설도 업보설로서 설명하게 되었다. 水野弘元, 業說について, 印度學佛敎學硏究, Vol.2-2(1954), p.114.
따라서 “일반적인 상식으로서의 통속적인 業說이라는 것은 세속적인 입장의 교설로서 위치가 부여되기 때문에, 그것은 불교의 중심 교리일 수는 없다.” 平岡 聰, 앞의 책, p.127.
라는 인식이 특히 무아 윤회를 지탱하는 업보설에는 타당하지 않다.업보 윤회설이 세속적 입장의 교설이라는 점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불교의 중심 교리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교가 대중을 지도하는 ‘종교’라는 점에서 보면, 그것은 궁극의 진리보다 우선하여 궁극의 진리를 이끄는 교설이다.
여러 가지 비유로써 업의 인과를 설하는 디비야 아바다나에서는 윤회설로써 12因緣을 각성하게 하려는 일화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부처님은 윤회의 다섯 세계를 그림으로 묘사하는 5趣輪을 승원의 입구에 그리도록 자세히 가르쳐 주면서, 중생이 죽어서 轉生하는 모습 옆에는 12인연을 시작과 끝의 양쪽에서 관찰하는 방법을 잘 볼 수 있게 하도록 당부한다. 아울러 모든 것이 무상함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면서, “세속에서 벗어남을 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노력하고, 생사의 군대를 항복시키기를 코끼리가 초가집을 부수듯이 하라.” 그리고 “이 法과 律 속에서 나태하지 않고 실천하는 자는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나 고통을 종식할 수 있으리라.”라는 두 개의 게송을 거기에 새기라고 지시한다.
이 일화의 내용은 윤회설의 취지가 12인연이라는 궁극의 진리에 진입하게 하려는 데 있음을 명시한다. 그리고 그 취지의 실현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것은 현실에서의 실천적인 노력이다.
업보 윤회설이 의도하는 취지를 지금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이해하자면, 현세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자기 개조 또는 변신의 과정이 바로 윤회이다. 따라서 윤회는 막연히 死後를 기약하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현세에서 인간이 직접 체험으로 실증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티베트 死者의 書를 어렸을 때부터 전수받았다는 한 해설자는 “이 책이 표면상으로는 죽은 자를 위해 씌어 있지만 사실상 이것은 삶에 관한 것이다. 붓다 자신은 죽은 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논하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러한 문제들은 당장의 실재에 대한 탐구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소감을 토로하였다.
생활이 곧 업이라는 이해가 성립한다면,
현세의 생활 전체가 윤회라는 이해도 성립한다. 윤회의 현장인 이 현세에서는 인간의 업,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 자신의 의식이 윤회의 다양한 양상을 결정하고 있다.
불교가 생천설을 수용하고 독자적인 윤회설을 전개한 사실에 대해서는, 방편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교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견해이다. 이 경우의 방편이란 ‘진실은 아니지만’ ‘善意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용한 수단’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견해에 따르면 윤회설의 가치는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윤회설의 내용은 현실과는 무관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불교의 신앙과 교학에서 업보 윤회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업보 윤회에 관한 논의와 고찰의 深度를 고려하면, 업보 윤회가 현실과는 무관하게 그토록 진지하게 탐구되어 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이것보다는 오히려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 사실로서의 합리를 부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은 탐구 정신이 현저하게 감지된다. 불교의 과학적 엄밀성이란 이 같은 노력과 탐구 정신을 가리킬 것이다.
실제로 윤회설과 결부된 교리 탐구의 부단한 노력, 그 탐구의 치밀함과 다양함,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교 사상을 심화하고 발전시켜 갔던 탐구자들의 정신 세계 등에 관심을 돌리면, 방편적 차원의 교설이 윤회설이라는 통념은 저절로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는 통념상의 방편에 대한 인식을 시정하여 불교 특유의 의미로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방편은 결코 사실이 아닌 것을 지칭하거나 저급한 교리를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방편은 진실과 직결되는 통로이다. 다만 이 통로는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으며, 평탄할 수도 있고 굴곡이 심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방편은 탐사와 발굴과 補修의 대상이 된다. 윤회설은 이 같은 의미의 방편이다.
윤회설을 둘러싼 교학적 노력은 진실과 직결된 통로를 개척하고 보수하는 탐구 작업이었다. 이 통로의 끝에는 깨달음의 세계, 절대 안온의 평등 세계가 있다. 생천설이라는 통로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불교는 기존의 통로를 확장 보수하고 정비하는 노력으로 대처해 갔다. 이 노력의 실체가 무아 윤회를 표방하는 업보 윤회설이다.
키워드
추천자료
- [제7차 교육과정][경제교육]제7차 교육과정 경제교육의 방향과 내용 및 개선방안(경제교육과 ...
- [경제교육][제7차교육과정의 경제교육][외국의 경제교육][경제교육의 방향][학교경제교육][경...
- [정보화사회][정보사회][정보화정책][정보통신기술][정보화]정보화사회(정보사회)의 개념, 정...
- [인터넷][사이버][온라인][인터넷환경][인터넷활용][웹][WWW][인터넷문화]인터넷의 환경, 인...
- [통일교육][통일교육의 방향][통일교육의 개선과제]통일교육의 목표, 통일교육의 필요성, 통...
- [통일교육][학교통일교육][남북통일][남북관계][독일통일][독일][통일]통일교육의 원리, 통일...
- 수학과 단계형 수준별교육과정(학습,수업)의 정의, 수학과 단계형 수준별교육과정(학습,수업)...
- [양극화현상][양극화]양극화(양극화문제)의 의미, 양극화(양극화문제)의 유형, 양극화(양극화...
- 체육과교육(체육수업)의 성격, 체육과교육(체육수업)의 기본 방향, 체육과교육(체육수업)의 ...
- 초등학교 통일교육의 목표, 초등학교 통일교육의 변천, 초등학교 통일교육의 기본 방향, 초등...
- 과학과교육(과학수업) 목표, 과학과교육(과학수업) 구성과 동기부여, 과학과교육(과학수업) ...
- [논술문][불필요어휘][윤리교육][퇴고][논술문의 작성법]논술문의 유형, 논술문의 구성, 논술...
- [규칙성][학습모형][지도방법][지도방향 및 유의점][함수][패턴][문제해결]규칙성의 학습모형...
- 기초적인 사회복지기술(원조기술 관여기술 관찰기술 의사소통기술)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