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소설]고소설의 토의구조와 의미 및 소설문학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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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목 차 ]
Ⅰ. 들어가기

Ⅱ. 한문의 논변 전통과 토의
1. 논의의 가능성
2. 논쟁과 문답

Ⅲ. 고소설(이야기책)의 토의구조와 그 의미
1. 고소설에서의 이야기와 언설
2. 고소설 토의구조의 실제
3. <천군전> : 사상의 문학화 양상
4. 소설문학적 위상 및 의미

Ⅳ. 결 론

본문내용

에서는 그런 면모가 아예 드러나지 않거나 상당히 약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유충렬전>의 유충렬과 정한담, <흥부전>의 흥부와 놀부는 강한 대비를 보이는 전형적인 예이다. 그 대비에 있어서 '충신/간신', '착한 동생/악한 형'이라는 차이는 있을지언정 선악의 대립이라는 점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고전하던 善한 주인공이 惡을 물리치거나 善으로 교화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그런데, <남궁선생전>은 어떠했는가? 문제의 발단은 불륜을 저지른 남녀인데 그들을 응징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 않고 오히려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 큰 차이이다. <유충렬전>은 정한담을 응징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났지만, <남궁선생전>은 불륜을 저지른 남녀를 응징하는 데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주동인물과 반동인물간의 대결은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품에서 대결요소로 등장하는 것은 신선술을 터득해야 하겠다는 당위성과 인내심 부족으로 신선이 될 수 없는 현실성 간의 내적 갈등이다. 문제의 중심이 독립된 존재로 등장하는 인물간의 외적 대립에서 한 등장인물의 내적 갈등 문제로 전이하게 되면, 자연히 사변적인 내용이 중심을 이루게 된다.
이 장에서 다룬 다른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뚜렷한 적대인물을 상정하지 않거나, 상정하더라도 군담소설처럼 치고 밀리는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다만 앞서 논한 대로 일부작품에서 그런 소설적 기법을 끌어들인 흔적이 있기는 해도 근본적으로는 거기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대개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에 대립하는 인물이 등장한다해도 주인공에 비해서 엄청난 약세여서 감히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이고, 기껏해야 <허생전>의 이완 대장처럼 망신이나 당하고 물러나기 일쑤이다. 천군소설에서 七情의 의인화 인물이 대적자로서의 모습을 갖추었어도 이미 예정된 수순에 따라 물러간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런 부분에서 대단한 인물이 여지 없이 그 실상을 드러내는 풍자성에 통감하거나 당위적인 승리에 공감할 수는 있겠지만, 소설적 대결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유형의 작품들은 사건을 통해 보여주기보다는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데 주력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군의 성패는 사건을 통한 보여주기와 언설을 통한 들려주기를 어떻게 적절히 배합해서 작품성을 높이느냐에 있다고 하겠는데, 이는 대략 두 가지 기준에 의해 계측될 수 있으리라 본다. 우선, 첫째는 사건을 통한 보여주기와 언설을 통한 들려주기가 공존하면서 긴밀히 연결되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공존하지 않고 들려주기 부분만 있다면 그대로 교술문학이 되고 말며, 그들이 긴밀히 연결되지 않고 유리된다면 서사에 언설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사와 교술을 나란히 늘어놓은 작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는 제 2장에서 說 등을 살필 때 익히 보았던 이원성의 극복문제와 연관된다. 둘째는 언설을 통해 표출한 주제의 참신성 내지는 깊이의 문제이다. 이야기의 속성상 새롭지 않으면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있는 사상이나 진리의 확인에 골몰한다면 식상하기 쉽고, 깊이가 없다면 경수필 정도로 쓰면 간단할 것을 공연스레 소설 형식을 빌어 번잡하게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기준에 의해서만 살피더라도 앞서 다룬 여러 작품들의 위상은 서로 다르다. 허균이나 이옥의 작품이 傳의 기본속성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한 까닭에 사건을 통한 형상화가 상당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와 언설의 이원적인 분화현상이 여전했다. 몽유록에서는 우선 꿈을 전후로 한 선명한 분단에서부터 문제가 된다. 그것을 단순히 액자소설 형식으로 이해하려 든다면, 액자 속의 內話가 한 편의 소설적 구성을 갖추어야 정상인데 그런 면모를 보이는 작품은 몇이 되지 않는다. 결국 몽유록은 대개 작품 속의 논변부분이 작품 전체와 유기적인 연관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는 문제가 한문단편보다 훨씬 더 큰 셈이 된다. 이런 문제는 천군소설 등에서도 그대로 노정되며, 『삼설기』 소재 작품 몇 편에서 부분적으로 극복 가능성을 엿보인다.
그런데 두번째 기준에 의하면 이와는 상당히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거리이다. 흔히 고소설이 천편일률적이라고 할 때, 이는 권선징악 등의 주제적 측면을 부각시켰던 데에서 기인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이 탐독했던 이유는 그런 교훈성을 확인하자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훈을 얽어내는 방식이 작품마다 달랐기 때문이다. 이는 엇비슷한 주제이지만 서로 다른 형상화 방식을 택하여 읽는 재미를 높였던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토의구조를 보이는 소설에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일부분에서는 이야기를, 일부분에서는 언설을 보여주는 단순한 구성인 듯하지만 거기에 담고 있는 주제는 늘 참신한 것이었다. 이규보의 說 작품에서 보았던 기발하고 참신한 발상이 발전적으로 계승된 듯한 충격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작품이든 의외의 결과가 일어나는 일을 흔히 보게 되는데 이는 전혀 고소설답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지체가 높은 사람이 그보다 낮은 사람에게 논쟁에서 진다거나, 대단한 권력자가 평민에게 여지 없이 당한다거나, 상식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비상식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에게 패퇴하는 일은 한문단편에서 『삼설기』까지의 공통점이다.
물론 여기에서 다룬 작품들을 전체적으로 일괄하며 일반화하는 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기는 한다. 가령, 『삼설기』 소재 작품들은 설화나 고소설 일반에 상당히 접근하는 면모를 띠고 있는 데 반해서 천군소설 같은 경우는 假傳體에 근접해 있는 등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전자가 토의구조를 수용하면서도 소설적 재미를 추구하는 쪽으로 변전하여 갔다면, 후자는 사상적 입지를 더 확고히 하기 위해 논변부분을 오히려 강화시켜 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방향은 일견 토의구조라는 공통점을 유지한 채 서사와 교술의 양극으로 흐른 느낌을 주는데, 향후의 소설에서 토의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갈려나가는지를 확인시켜줄 좋은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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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1.22
  • 저작시기2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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