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김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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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있습니다. 이곳에 일주일 안에 식량이 도착하지 않으면 이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을 합치면 당장 15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생풀을 뜯어먹으며 초록색으로 물든 얼굴을 하고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못사는 나라들은 구호의 손길이 많았지만 이 나라는 완전히 사각 지대에 놓인 채로 신음하다가 그나마 미국이 빈 라덴을 추적하는 바람에 이곳에 힘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여기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보면 자꾸 뒷걸음질치거나 숨곤 합니다. 그동안 여러 구호단체들이 다녀간 나라의 아이들과는 다릅니다. 외부인들을 처음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서워합니다. 오라고 손을 벌려도 담 뒤로 숨기 일쑤입니다. 가엽게도 풀을 한 움큼씩 들고서.
낮에는 축축 늘어진 아이들을 안고 오는 엄마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고 아이들에게 영양죽을 먹였습니다. 아이는 하루쯤 죽을 먹으면 고개를 가누고 기운을 차립니다. 울기도 하면서요. 아이들이 우는 게 나는 좋습니다. 기운이 없으면 울지도 못하니까요.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 유서 깊은 실크로드의 나라,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어 강대국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나라, 신비한 나라. 이곳에 전쟁과 굶주림만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죽지 말아라, 아이들아! 죽음이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죽지 말고 살아 있어다오. 너희들의 까만 눈이 영원히 감긴다고 생각하면 내 가슴이 무너진다. 그 생각만으로도 내 얼굴에 눈물이 흐른다.'
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지구에는 수많은 종족과 인종들이 살고 있습니다. 피부색과 언어, 종교, 출생지에 따라 종족이 구분됩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들과 다른 또 하나의 종족이 있습니다. 그들은 약자들로만 이루어진, 20세기의 전쟁과 편견이 낳은 새로운 종족입니다. 그들은 다름 아닌 난민들입니다, 전쟁과 내전, 독재, 굶주림을 피해 조국을 떠나 지구촌 곳곳을 방랑하는 전 세계 난민의 80퍼센트가 여성과 어린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눈앞에 닥친 당장의 위협을 피해 달아난 이 난민들은 굶주림과 전염병, 폭력과 절망이라는 새로운 적과 맞서야 합니다. 국제 사회의 도움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난민은 어딜 가나 죽음을 무릅써야 합니다. 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난민촌에서는 강간으로 인해 에이즈 확산이 점점 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난민이 된다는 것은 배가 고프며, 옷과 덮을 것이 없고, 누워서 잘 자리가 없고, 병들었으나 치료 받을 수 없고, 배울 수 없고, 어떤 직업도 가질 수 없음을 뜻합니다. 또한 적들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사회로부터 소외당함을 뜻합니다. 인류 역사상 유례 없이 세계가 부유해지고, 먼 거리가 하나로 연결되고, 기술이 최고로 발달해 인간의 삶의 조건이 최고로 좋아진 세상이지만 수천만 난민들의 처절한 고통은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나눔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이라도 나누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나는 많은 숫자들을 나열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숫자들이 지루하게 여겨지실지도 모릅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직접 눈으로 보여줄 수 없으니까, 길을 헤매며 굶주리는 아이들의 눈동자와 얼굴을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 너무 답답해서 연기자인 내가 이렇게 끝없이 숫자를 열거하는 것입니다.
내가 전 세계를 돌며 만나본 이 아이들과 여인들도 눈동자 속에는 행복에의 갈망이 어려 있었습니다. 삶에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동자 속에 있는 것을 읽어야지, 그들을 숫자로 읽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 책을 쓴 나는 더 슬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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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8페이지
  • 등록일2007.06.21
  • 저작시기2007.6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1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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