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살고자 했던 우리의 왕은 칸 앞에 머리를 찧으며 절을 했다. 전쟁은 끝났다. 성 안에서 말들을 쏟아내던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것을 치욕의 순간으로 기억했지만, 백성들은 그저 끝난 전쟁이 다행스러웠을 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올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거두는 것. 백성의 삶이란 살아가는 것, 그 자체에 무게가 있으므로.
김훈의 문장은 예전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구부림 없이 나아가는 글이 아름답다. 말에 대한 그의 생각이 글로 나온 때문일까. 사는 것과 죽는 것, 그리고 그 사이를 이야기하는 그의 글 속에서 나는 삶을 생각한다. 올 한해는 공허한 말들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기를, 그러나 나는 그것이 어려운 일임을 안다. 우리는 그저 그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갈 뿐이다. 살기 위해 살아갈 뿐이다.
김훈의 문장은 예전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구부림 없이 나아가는 글이 아름답다. 말에 대한 그의 생각이 글로 나온 때문일까. 사는 것과 죽는 것, 그리고 그 사이를 이야기하는 그의 글 속에서 나는 삶을 생각한다. 올 한해는 공허한 말들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기를, 그러나 나는 그것이 어려운 일임을 안다. 우리는 그저 그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갈 뿐이다. 살기 위해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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