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소개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작가소개

2. 박태원의 작품 성향과 구인회

3. 193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문학적 경향 그리고 소설

4. 모더니즘 소설

5. 작품해제

6. 줄거리

7. 작품의 이해

8. 감상

9. 참고문헌

본문내용

런 일상일 뿐이었다. 처음엔 이런 식으로 이 소설을 가볍게 여기고 무턱대고 책장을 넘겼으나, 페이지를 거듭 넘길수록 구보의 내면의 독백에 눈길이 갔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마음의 소리. 동경에서까지 공부를 했던 그가 조국 조선에서 느끼는 고독감과 옛 연인과의 추억, 그리고 그녀에 대한 죄책감. 소설의 끝부분을 맞이해가는 동안 구보는 하루를 단지 아침에 집을 나와 새벽에 귀가하는 그런 여정 속에만 머물지 않고, 벗의 누이를 짝사랑하던 소년시절부터 시작하는 장대한 시간의 의식 세계 속에서 살아감을 알 수 있었다.
글로 씌어진 이야기라서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것일 뿐, 나 역시 항상 지금 살고 있는 현실세계 외에도 나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나만의 의식 공간을 만들어두고 그 안에 머무는 시간들이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살아오면서 눈으로 본 모든 장면들 혹은 그 중의 일부만이더라도 나는 그 생각들을 수도 없이 회상을 해보며 기쁨슬픔외로움행복 등을 끌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은 생각을 가져보았던 부분은 무엇보다도 구보의 외로움이었다. 목적 없이 집을 나와 이 곳 저 곳을 배회하는 ‘갈 곳을 갖지 않은 사람.’ 그는 한 틈도 쉴 새 없이 ‘벗’을 찾는다. 그에게 있어 벗을 만나는 것은 유일한 삶의 낙이다. 책의 결말에도 나오듯이, 구보는 벗과 함께 하면서 삶의 위안을 얻고 돌아오는 길에 내일에 희망을 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획일적이고 반복적인 일상. 모두가 ‘대중’ 이라는 이름 하에서 엉킨 채 살고 있지만, 모두들 그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을 털어놓을 존재들을 찾는다. 대개는 구보처럼 벗과 함께 하기를 원하고 또 그렇게 벗과 함께 하려 노력한다. 과연 우리에게는 마음을 열고 함께할 진정한 ‘벗’이 얼마나 있을까?
또 도시 관찰에서 구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질병에 관한 것이었는데 구보의 질병에 대한 관심과 회상은 실제적인 것이긴 하지만 병에 대한 관심은 병든 세계의 비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구보가 자신의 병과 온갖 다른 질병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구보의 신체적인 고통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 자체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 현실 상황에 대한 표현인 듯 하다. 서정시인조차 황금광으로 나서고 황금에서 행복을 찾는 여자들과, 자신의 경제력을 자랑하며 과거 열등생이었던 동창생 등 병들어 있는 당대의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보가 하루 종일 도시를 관찰하며 깨닫는 것은 그 당시의 사회가 않고 있던 불행과 불건강함에 대한 확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지식이 가득찬 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그동안 믿어온 지식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소설은 이론에 충실하던 고고한 지식인이 현실을 바로 보게 되는 과정을 구보씨의 일과를 통해 재현하였고, 이 소설의 작가 박태원이 작품 속 구보씨였을 거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즉, 구보씨는, 구보씨였던 청년 박태원은 교과서 속 이론을 현실에 응용하지 못하고 있는 그래도 활용하려다 실패한 융통성 없는 지식인이었던 것이다.
끝으로 이 소설은 융통성이 없던 청년시절의 작가 자신에 대한 반성문인 동시에 젊은 지식인을 향한 경고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 참고문헌
1. 정현숙(1993), 박태원 문학연구, 국학자료원
2. 나병철(1988), 박태원의 모더니즘적 소설 연구, 연세어문학21집
3. 강운석(2000), 한국모더니즘 소설연구, 국학자료원
4. 박태원(2005),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창작과 비평사
5. 이병렬(2004), 현대소설109선, 문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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