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의 이해, 고은 시인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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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Ⅱ. 본론
1. 고은의 생애 및 경력사항
2. 대표작품
- <폐결핵>
3. 작품 세계
1) 시적 변모의 내적 동인으로서 죽음의식
2) 죽음과 시간의 폐기와 시초 시간으로의 환원
3) 근대 역사 철학적 시간관의 획득
4. 고은 시인이 직접 말하는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Ⅲ. 결론

본문내용

실현되는 순간 소거되는 것이 아니라 유일한 가치로서 ‘역사화’된다.
고은이 이후 지속적으로 견지해온 악의 세력에 대한 철저한 응징과 새로운 도덕적 이념적 질서의 확립 역시 이러한 그의 죽음 의식이 변주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4. 고은 시인이 직접 말하는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밤늦게 돌아오는 길에 별들을 본다. 그제서야 별들이 먼저 지상의 나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안다. 어떤 비관론자와도 무관하다. 이 세상에는 다른 세상을 위한 종말이 있다. 이 세상은 수많은 흥망성쇠의 시간과 장소만이 아니라 마침내 흥망성쇠 그 자체인 것이다.
그렇다 해도 종말이 언제냐고 섣불리 따지려 들지 말라. 다만 그런 세상에서 엄연히 살아가는 것이 너와 나이다. 나의 문학은 이런 세상의 일부분이다.
왜 문학을 하는가? 왜 시를 쓰는가? 비 온 뒤의 앞산처럼 확실한 이런 질문으로 나는 문학을 하지 않는다. 그저 시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밀물이었다. 그저 시인이 되었을 뿐이다. 썰물이었다. 시인 노릇 어느덧 50여년이 되어가는 오늘에도 이 노릇에 대한 어떤 가설도 마련되지 않았다. 一義(일의)란 죽어라고 싫다. 굳이 말하자면 불가피성 말고는 내 삶의 궁핍한 역정 가운데서 문학의 이유를 찾아낼 다른 여지가 없는지 모른다.
1940년대 후반 중학생이 된 나는 4킬로 거리의 학교와 집 사이 황톳길을 걸어 다녔다. 비 오는 날은 우산 대신 도롱이를 걸쳤다. 한국전쟁 이전까지 약 4년 동안 이런 길을 오고 갔으므로 길 가녁 우거진 여름날의 각시 풀과 꿀 먹은 벙어리 같은 돌멩이로 한 핏줄인 양 정이 사뭇 들었다. 방과 후 거의 혼자 돌아오는 시간이 누구에게도 발설하기 싫은 행복이었다. 호젓할 때면 나는 내 동무가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혼자서 복수였다.
그런 저녁 무렵 나는 꺼므꺼므한 어슬녁을 걷고 있었다. 집을 1킬로쯤 남겨놓은 길 한복판에서 한 물체를 발견했다. 그 우연이야말로 필연이었다.
그 물체는 마치 오랜 발관체처럼 팍 저물어버린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책이었다. 나는 사방을 두리번거릴 겨를도 없이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새 책이었다.
시집이었다. 한하운 시집이었다. 온몸이 전류에 휘감겼다. 그 시집 속의 글자 하나하나를 어둠 속에서 뿌리째 뽑아내어 읽어갔다. 돌부리에 넘어졌다가 일어났다.
아마도 누군가가 사 가지고 가다가 그만 길에 잘못 떨어뜨린 것이리라. 그 시집의 임자를 찾아 나설 생각 따위가 전혀 없었다. 시집은 오직 나를 위해서만 거기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시집을 읽고 또 읽었다. 읽으면서 엉엉 울었다.
‘가도 가도 황톳길……’
이 구절은 곧장 내 심장속의 주술이 되어 주었다. 밤새 뜬 눈이었다. 조영암과 최영해라는 사람의 발문도 몇 번이나 읽었다. 먼 동이 텄다.
두 가지를 결심했다. 나도 한하운처럼 문둥병에 걸려야 겠다는 것과 나도 시인이 되어 이 세상이 모든 길을 걸어가며 떨어져 나간 썩은 발가락을 노래하고 이 세상의 길을 노래하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하운 시초> 이후 나는 다른 학생들과 달랐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이고 나는 남몰래 철이 들어버린 ‘어른’이 되었다. …… 중략 …… 문학의 힘은 해답에 있지 않고 치열한 질문에 있다.
Ⅲ. 결론
고은의 허무의식 혹은 죽음 의식은 시인의 시 세계의 전개과정 및 정신적 지향을 해명하고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허무주의를 자유롭고 창조로운 인간 의지에 의한 새로운 삶의 질서 구축의 내적 논리라고 할 때, 시인이 보여준 새로운 생명으로의 탄생 및 시초의 시간 희구는 모두 허무의식을 발전적으로 완성하려 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제는 그의 허무 의식은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기보다는 일종의 죽음에 대한 보편적 사유에 불과하며, 1970년대 시편에 나타나는 변혁된 세상에 대한 갈망도 현실에 대한 성실한 탐색결과이기보다 초기부터 견지해온 관념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시인 고은은 죽음의식과 시간 구조를 전환기적인 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용시킨 신앙에 가까운 맹목적인 믿음이야말로 그가 이후에 보여준 이 세계의 파멸과 새 세상의 건립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를 가능하게 한 토대이다. 그의 초기 시편들이 내포가 명확하지 않은 슬픔이나 비애 등을 보여주는 데 치중되어 있다는 지적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고은의 중기 시들은 당시에 팽배하였던 근대 역사 철학적 시간관을 수용함으로써 그의 죽음 의식을 시대 현실에 걸맞도록 변용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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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11.19
  • 저작시기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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