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

목차

1. 보르헤스 [Borges, Jorge Luis, 1899.8.24~1986.6.14]

2. 연보

3. 영예로운 나날
1) 시
2) 소설
3) 탐정소설
4) 에세이

4. 보르헤스와 정치

5. 정치적 시각에서 본 보르헤스의 문학세계

6. 보르헤스의 환상 문학

본문내용

상징주의에 대해 완전히 순수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자신에게는 전형적인 수법으로 이 작품을 창작했으나, 그런 속에서도 이 단편이 이차적인 의미에서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그의 상징과 환상 속에 그의 작품을 가두어 버리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문학적이지만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을 암시한다.
한편 노년기에 출판된 브로디 보고서 El informe de Brodie의 서문에서는 스스로를 “보수당원이며, 공산주의자나 민족주의자, 반유태주의자, 또는 빌리 더 키드나 독재자 로사스의 추종자도 아니다”라고 가장 직접적이기는 하지만, 수수께끼와도 같이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공개한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나는 언젠가는 우리가 정부를 가질 수 없을 때가 오리라 믿고 있다. 나는 아주 힘든 시험의 시기에 조차도 내 의견을 숨겼던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내 문학작품 속에 드러나게 하지도 않았다”. 두 권의 작품집의 서문을 고려한다면 이제 분명해진다.
보르헤스는 비정치적인 인물이 아니다.
단지 그는 그의 의도를 은폐하는 가운데 은밀한 방식으로 표출하고자 했던 인물이었을 뿐이다.
보르헤스가 겪어온 문학여정을 그의 인생역정과 결부지어 살펴보았다.
인생에서 보르헤스는 기로에 놓일 때마다 작가로서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마침내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하기까지 했다.
사실상 보르헤스에게 글쓰기는 운명이나 마찬가지였다.
보르헤스는 작가에게 치명적인 실명이라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유년 시절 이후 시련을 겪을 때마다 문학적인 성숙을 거듭해 나갔다.
그러므로 이 다섯 단계의 문학 여정은 그의 삶과 밀착된 것이라 하겠다. 결코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르헤스만큼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가도 흔치 않을 것이기에, 새삼 보르헤스의 위대성이 더하다.
6. 보르헤스의 환상 문학
보르헤스의 소설은 간략한 분량에 비해서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환상문학이라는 장르는 그의 소설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토도로프가 "환상"을 "현실과 비슷하게 제시되는 세계 앞에서 느끼는 독자의 동요"로 보았듯 보르헤스의 환상소설에서도 이는 잘 나타난다.
그는 "사실주의 소설은 그저 현실의 모방을 표현할 뿐이고 환상소설이 진정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보았다.
그러한 생각에는 형이상학적으로 세상에 대해서 가졌던 어릴 때 부터의 내면적 고뇌 또한 영향을 끼쳤다.
다양한 종교, 철학 등의 사상에서 얻은 생각은 환상소설의 좋은 소재로 쓰였고, 이는 텍스트 내의 글의 소개를 통한 관찰자와 독자의 사실성사이의 구분 허물기, 무엇이 사실인지 꿈꿔온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하는 꿈에 의한 사실의 감염, 분신의 주제 등의 특징으로 소설 속에 나타난다.
본고에서 다룬 세 작품은 그의 작품집『픽션들』에 있는 것으로 그 중「죽음과 나침반」에는 탐정소설의 형식과 그 구조를 깨는 환상소설의 특징이 나타나고,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의 정원」에는 2차적 구조의 글과 그 속에 나타난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구분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에는 형이상학적인 가상의 세계 틀뢴을 통한 환상과 현실의 불완전한 합일을 보여준다.
보르헤스의 환상소설의 분석을 통해 얻어지는 귀결점은 현실이란 미지의 존재에 의해 강요되는 불완전한 것이고 파악할 수 없는 것이라는 회의주의적인 생각이다.
그의 환상문학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작품 속의 특징을 다룬 이글을 통해 그의 세계관을 파악한다는 것을 어렵겠지만, 보르헤스와 이 세계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는데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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