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적 관점에서 평가한 세종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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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17년간의 긴 토론을 주도하며 계획을 구상하고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받은 상태에서 공법개정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세종 자신의 창의적 결심과 정치적 소신에 근거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행정적 실효성에 대한 의지도 작용했으리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세종은 확신이 선다면 그 소신에 근거하여 추진하는 능력을 내재하고 있었다. 어떠한 압력이나 이해관계로 정책이 채택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신의 차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정책 결정의 용단을 내린 것이다. 다만 세종의 소신적 성향은 타고난 기질이라기보다는 그가 추구하는 행정적 절차과정에 있어서 형성된다고 하겠다. 확신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 세종 스스로 정책 발의에 판단을 고려하되, 신료들에게는 정책토론을 요구하는 것이며 때로는 여론조사까지 실시한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한편 토론문화의 성격이 두드러진 세종대의 정치적 특성은 실무담당자로서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치적 논의의 활성화는 의사소통을 위한 정치적 구조가 정착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망의 형성 및 정착은 행정적 체계에서 요구되는 경영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러한 경영능력은 행정 조직력을 형성하기 위한 요건이 된다. 세종의 경우, 장기간의 토론을 통해 개정안의 내용을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신료들의 분산된 의견을 일치하는 효과를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 개혁의 반대자들까지도 그 결정이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설득하는 결과를 유도한 것이다.
이와 같이 공법개정에 반영된 토론정치와 그에 기반한 기획력, 행정 본연의 목적에 대한 이해성, 소신적 성향에 근거한 추진력, 정치적 의사소통의 기능 확립은 행정적 실효성에 대한 세종의 의지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으며 행정적 관점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요소들이 된다. 행정분야 자체가 규모가 비대하고 실효적인 측면과 크게 관련되어 있어 개인에 의해 주도될 수 있는 독단적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리더로서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하는 역할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고 하겠다. 세종은 중의성을 중시하되 위정자로서의 권한을 적절히 사용하여 행정조직을 운영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참고자료 >
사회과학 고전 읽기 [세종실록]의 세계, 김영수 교수님
세종대왕의 정치철학. 조남욱 / 부산대학교 출판부
조선조 세조의 국정운영, 최정용 / 도서출판 신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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