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노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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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노동이란?

II. 자본주의적 노동계약과 노동문제의 영역

III. 분업과 노동과정의 역사적 전개

IV. 한국의 산업화, 테일러주의의 제도화

본문내용

연쇄적 모방효과를 낳았다(Amsden, 1989).
<그림 > 한국기업의 경쟁 및 생산전략, 작업조직 조직관리간의 관계

경쟁전략 생산전략 작업조직 조직관리

가격경쟁⇒ 저가제품⇒ 단순작업⇒ 권위주의
원가우위 대량생산 반복노동 단순통제

이리하여 한국의 작업 현장에서는 급속한 후발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테일러식 노동조직과 대량생산 체제의 위계적 관리 시스템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어갔다. 테일러주의는 급속한 산업화에 요구되는 대규모 노동력을 단기간의 간단한 교육훈련을 통해 투입하는 것을 가능케 한 유일한 체제였으며, 그 점에서 급속한 산업화에 요구되는 노동력의 대량 공급에 가장 적절한 노동조직 원리였던 것이다. 테일러식 노동조직은 단기간에 대규모의 노동력을 동원하는 데 어떤 시스템보다 탁월한 적응력을 보여주었으며, 노동자들에게는 단기간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짧은 시간에 산업 생산에 요구되는 기교의 습득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테일러주의는 오랜 기간의 훈련과 경험의 축적 없이도 대규모 교육훈련 시스템을 통해 표준화된 기교를 미숙련 노동자들에게 단기간에 주입하는 교육 시스템과 연결되었다. 테일러주의적 노동교육 훈련체계는 단기간에 대규모 노동력의 동원과 투입을 통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는 방안이었던 것이다. 테일러식 노동조직의 도입을 통해 대규모 노동력의 교육 훈련이 단기간에 가능해짐에 따라 한국과 같은 후발공업화 국가들은 노동력의 용이한 동원체제를 확립할 수 있었다. 각종 공공 및 민간의 교육훈련 제도, 기업의 노동력 훈련 방식 등이 이 테일러식 원리에 기초하여 만들어졌고, 이들 기관들을 통해 산업 노동력의 대량 공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테일러주의는 대량생산과 가격경쟁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의 작업 현장에서 급속한 산업화의 기간 동안 한국의 경영자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왔고, 이러한 작업 현장에서의 노동력 수요에 부응하기 의해 노동력의 공급 기관인 대학, 중고등학고, 공고, 직업교육기관 등의 교육 시스템 속에 테일러주의적 원리가 구석구석 파고들었다. 산업 조직의 관행들, 기계의 배치와 편성, 그리고 노동력에 대한 관리 방식과 교육훈련 등에서 한국식 테일러주의는 강하게 고착되어 갔다. 이와 같은 테일러주의는 한국과 같은 후반자본주의 국가에서 단기간에 걸쳐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놀라울 정도까지 향상시키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한국에서는 테일러주의의 역기능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으며, 더 이상 우리의 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작업조직의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은 두 가지 선택지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 길은 작업조직과 노사관계의 개혁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의 참여와 헌신,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을 통해 참여적이고 인간적이며 생산적인 노동 체제로의 길로 전환하는 것이다(김형기, 1992). 두 번째는 현재의 권위주의적, 대립적 노사관계 제도를 유지하고, 가격경쟁에 기초한 대량생산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가 선택한 길은 노동억압-대량생산-가격경쟁의 길이었다. 이 체제는 경제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성공이 현재의 시점에서는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식 자본주의 체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뿌리박힌 작업조직과 노사관계 시스템은 테일러-포디즘적 대량생산 방식과 연결된 권위주의적, 대립적 노사관계의 모순을 그대로 안고 있다. 이 제도적 메커니즘은 기업의 자본축적 전략, 인센티브 체계, 그리고 노동자들의 작업수행 기제 등과 높은 기능적 친화력을 갖고 정착되어 있다(김태기, 1992). 급속한 후발 산업화의 기간 동안 한국 기업의 생산체제는 테일러-포디즘의 특성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의 도입을 작업통제의 측면에서 지지한 것이 병영적, 권위주의적 노동통제였던 것이다.
87년의 노동자대투쟁은 이 통제구조를 부분적으로 와해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가 생산체제와 노사관계 제도의 근본 변화를 초래한 것은 아니었다. 권위주의적 노동통제가 부분적으로 해체되고, 기업별 교섭을 중심으로 한 단체교섭이 사업장 수준에서 제도화 되어갔지만, 이 단체교섭의 폭은 극도로 제한되고 말았다. 임금과 근로조건에 국한된 단체교섭 제도와, 이 제도 속에서 각자의 경제적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행위자들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사업장 수준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만들어 내게 되었고, 대량생산에 기초한 테일러-포디즘적 작업체계는 도리어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한국 기업의 노사관계 제도는 테일러-포디즘에 기초한 생산시스템에 권위주의적 노동통제가 결합됨으로써 그 원형이 형성되었고, 이 조직모델은 산업화의 초기단계에서 일정한 틀을 형성한 이후 몇 차례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고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직모델은 인간화, 민주화의 실현 뿐 아니라 장기적인 측면에서 높은 기술과 생산성 향상에 기초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생산시스템과 노사관계 제도는 생산과정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존엄성을 경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직모델에서 인간은 언제라도 교체 가능한 기계의 부품, 말 못하는 통제의 대상, 미숙하고 적응 못하는 존재일 뿐이며,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시와 통제, 위로부터의 지시에 따른 단순작업의 반복노동일 뿐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을 주도하는 경영자, 관료, 그리고 지배집단은 이러한 체제의 유지를 계속 고집하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절감해야 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의 가격을 싸게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권위적 노사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참여가 억제되어야 하고, 기업의 신성 불가침한 ‘경영권’이 절대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바로 이러한 발상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산시스템과 노사관계가 구조화될 경우 우리에게 제시되는 모델은 민주적이며 인간적인 작업현장이 아니라 권위적이며 비인간적인 노동세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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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4페이지
  • 등록일2008.10.30
  • 저작시기2008.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88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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