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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다양한 입장을 개진하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하지만 그 모든 노력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방황으로 보이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의 '심각한' 영화들에서 유감없이 보여줬던, 바닥이 뻔히 보이는 유아적인 휴머니즘과 역사관 덕분입니다. 그 유아성의 핵심은 자신의 영화가 누구에게도 보편타당한 가치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그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불가능한 이 보편타당성('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그의 영화는 결국 '반쪽의 진실'조차도 담아낼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앞에서도 얘기했던것 처럼 스필버그에게서 전쟁 비판 따위의 '심각하고 칙칙한' 주제를 보고 싶어했던 것 자체가 잘못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50줄을 넘어선 감독이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서 앞에서 이 얘기,뒤에서 저 얘기하는 횡설수설을 보고 있는 것은 상당히 괴롭습니다. 그 횡설수설은(결국 이것이 그의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쥬라기 공원>의 공룡만큼, 아니 오히려 훨씬 더 실감나는 전투 장면과 역사 고증이 주는 대단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상당히 거슬리는 것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