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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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현재에서 미래로 잠재적인 가능성을 실현해나갈 측면이다 그는 전통 계승을 위한 역사의식과 실천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조동일의 개념틀은 탈식민국의 현실에서 민족적 전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측면과 함께 특수적 측면이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지적하고, 단절과 퇴화를 구별함으로써 민족 전통의 단절이 아니라 퇴화를 문제의 근원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전통 계승이 이뤄져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성을 강조함으로써 탈식민국에서의 전통 논의와 관련된 논점들을 설득력 있게 이끌어내고 있다.
은 민족적 근대문학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세 평민문학의 전통을 긍정적으로 계승하는 한편 식민지적 근대문학의 전통을 부정적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근대와 전통의 다각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그의 논의에서 전통의 논의 대상은 중세 전통사회의 전통뿐 아니라 식민지적 근대 시기의 전통도 포괄되며, 전통사회의 전통과 근대 시기의 전통은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계승의 대상이 됨으로써 역사적 전개과정 속에 동시에 포괄된다. 이렇게 전통 논의의 대상에 근대 시기의 전통도 포괄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도외시되어온 것인 바, 90년대에 들어서조차 ‘전통사회 내재적 전통’만을 전통 논의의 대상으로 전통을 경시한 근대성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전통의 연속선상에서 근대성을 탐구하거나, 탈식민국에서처럼 민족 주체성을 근대성의 중심에서 살려내는 위의 논의들은 1960년대 전후한 시점에서 불기 시작한 서구 근대성에 대한 회의와 맞물려 있다. 그러나 1980, 90년대 다시 부상한 전통 논의, 특히 동양 전통에 대한 새로운 조명은, 60년대와 다른 사회 문화적 자장권 속에서 제기되고 있기에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 흐름은 거시적으로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이라는 세계사적 전환과 그에 의해 야기된 이념에 대한 회의 및 서구 중심의 근대화 논의에 대한 회의와 연결되어 있다. 동구권과 소련의 몰락으로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는 분명해졌고, 전지구적 자본주의라는 세계체제는 시간과 공간을 빠른 속도로 동질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와 인간의 완전한 서양화’라는 이 경향은, 서구 근대적 합리성의 승리를 증거하는가.
포스트모더니즘은 서구식 근대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면서, 서구 합리화의 패러다임에 의해 배제되었던 다양한 합리성의 모델을 복원하려고 시도한다. 자연의 파괴, 생태계의 위기, 핵전쟁의 위험 등으로 표출되는 현대 기술 문명의 부정적 효과가 서구 합리주의의 내재적 모순에 기인한다는 전제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서양 중심주의를 포기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서구 중심주의가 독선적 확실성을 강조하고, 독단적 과학주의를 추구해왔으며, 획일적인 목적론적 인류 역사관을 조장해왔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비판을 토대로, 포스트모더니즘은 인간의 역사와 문화와 경험의 다양한 양상에 대해 관용적인 다원주의를 주창한다. 이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에 배제되어 왔던 (동양)전통, 여성, 제3세계 등 이른바 근대의 타자들에 대한 논의를 열어간다.
이에 따라 서구에서뿐만 아니라 동양에서도 동양의 전통적 사상에 대한 재인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자연은 인간과 대립하는 물질세계로 객관화되는 대신 인간과 유기적 관계를 맺는 것으로 파악되고, 인간이 자연에 대립하는 확고부동한 실체로 파악되는 대신 ‘세계에 대해 열려 있는 존재’로 이해된다. 위기에 직면한 서구의 유아론적기계적 세계관을 대체할 문명론적 대안으로 동양의 자연친화적생태주의적 세계관이 내세워진다.
동양에 대한 관심, 특히 동양의 전통 사상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에 의해서뿐 아니라, 동양 제국의 경제 성장 요인에 대한 관심에 의해서도 촉발되었다. 그중에서 근래 주목받는 것이 문화적 요인, 특히 유교문화의 요인이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과도 연결되어 이른바 유교문화(권)에 대한 논의로 나타난다. 1980년대 후반에 들어 서양의 후기 산업사회에 만연하기 시작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류를 타고 서양의 유교관은 급변했다. 즉 이전에는 정체성과 전근대의 상징으로 매도되던 유교가 이제는 정반대로 예찬의 대상으로 돌변하게 된 것이다. 가족주의와 연고주의, 관료의 주도적 역할과 같은 유교적 유산들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가능케 했다는 이른바 ‘유교자본주의론’의 등장이 그것이다. 베버가 서양 합리주의의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비교한 유교의 합리주의가 포스트모던 이성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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