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박태원의 출생과 생애
Ⅱ. 박태원의 소설관과 소설기법
Ⅲ. 박태원 소설의 두 좌표
Ⅳ. 박태원 소설에서의 도시인식
1. 도시 중심부의 인식
2. 도시 주변부의 인식
참고문헌
Ⅱ. 박태원의 소설관과 소설기법
Ⅲ. 박태원 소설의 두 좌표
Ⅳ. 박태원 소설에서의 도시인식
1. 도시 중심부의 인식
2. 도시 주변부의 인식
참고문헌
본문내용
염, 신장염, 만성 위확장까지 앓고 있는 중이다.(40면) 질병으로 허약해진 자신의 육신으로 말미암아 도시를 살아가는 다른 모든 사람들마저도 건강을 잃은 병든 자들로 인식되는 것이다. 구보는 이렇게 모두가 정신병자로 보이는 이 도시의 현실을 우울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다. 도시적 삶의 일차적 양식은 사회적 이질감이 많은 사람들끼리 서로 부딪치며 살아갈 때 나타난다. 무관심, 정신분열, 주체성의 상실 등의 경로를 통해 나타난 인간관계의 약화는 구보가 도시 경성의 중심부라 할 종로 일대를 배회하면서 바라본 도시의 풍경이었다. 더구나 정신 질환은 삶의 복잡성과 충격성에서 유발되는 대표적인 도시병으로 인식되는 부분이다. 일제하의 도시 경성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처럼 정신질환으로 도시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구보 역시 도시의 각종 병리에 시달리면서 깊은 고절감에 빠진 채 절망과 고독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2. 도시 주변부의 인식
무력한 지식인 구보의 눈으로 보고 느낀 도시 경성의 중심부에 대한 관찰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면, 또 다른 소설 천변풍경은 도시 주변부인 천변의 특수지역에 모여사는 가난한 주민들의 삶을 관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두 50절로 나뉘어 엮어져 있는데, 제1절에 천변의 빨래터가, 제2절에는 이발소 주변이 그려지면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재봉이, 창수, 포목전 주인, 만돌어머니, 이쁜이, 신선집, 민주사 등 무려 50여 명에 이르는 여러 계층의 인물들이 도시 외곽지 천변을 군집으로 하여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애환들이 제시된다.
천변풍경은 무엇보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달리 어느 특정인 한 사람의 눈으로 그려지지 않고, 이발소의 재봉이나 한약국집의 창수와 같은 소년으로부터 만돌어멈, 이쁜이, 금순이, 기미꼬 등 힘겹게 살아가는 각종 인물들로 옮겨지면서 이야기가 분산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2절의 이발소의 소년(재봉이)은 언제나 처럼 이발소 창앞에서 포목집 주인영감을 비롯하여 평화 카페의 하나꼬와 기미꼬, 한약국집 아들내외와 이 집 안잠자기로 있는 귀돌어멈으로 이어지면서 이들의 정보를 하나씩 전해 주는가 하면, 제3절에서는 또 한약국집에 새로 들어온 창수의 시선으로 천변의 빨래터와 천변을 오고 가는 민주사, 포목점 주인, 그리고 취옥이로 이어지면서 그들의 삶이 하나하나 관찰되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도시적 생활양식을 드러내는 도시성(urbanism) 가운데 도시생태적 면모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형태가 제시된다. 도시성의 인과적 요소로 작용하는 세 가지 독립적인 변수는 보통 크기, 밀도, 이질성을 가지고 도시문화를 분석하는데, 박태원의 이 작품 역시 일차적으로 밀집된 도시 공간에서 각기 서로 다른 이질성을 내포하고 있는 인물들이 이합집산하고 있는 내용을 인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청계천변의 밀집공간에서 살아가는 잡다한 부류의 인간군들은 때로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을 통하여 인간관계의 불균형을 형성하면서 거기 따른 여러 가지 기술 등의 생활조건으로 말미암아 도시적 삶이 영위된다. 공동체적 삶은 희박해지고 불신과 개인주의 내지 이기주의가 극도로 팽창하는 사악한 삶을 집중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천변의 한정된 공간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서로 다른 직종과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다양한 직종과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상호 공생 혹은 기생 관계에 의한 군집적인 도시적 삶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집적 삶을 구성하는 개인의 이질성은 직업의 분화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직업의 다양화와 세분화 된 역할은 불가피하게 공생관계로 상호 의존하면서 동물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가령 한약국 주인은 귀돌어멈(안잠지기)과 창수(심부름꾼)를, 이발소 주인은 김서방(이발사)과 재봉이(심부름꾼)를, 평화 카페 주인은 하나꼬와 기미꼬(여급) 등을 고용하고 상호 의존하면서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반면 청계천 다리밑의 거지, 깍정이, 땅꾼들은 또 이들 모두에게 기생함으로써 천변의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생 또는 기생관계로 연결된 군집적 생활에서는 자주 갈등과 마찰을 빚게 되고 온갖 혼란과 범죄 등 사회문제가 끊일 사이 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부박한 도시의 생태는 이처럼 공생이나 기생관계로 나타나는 바, 이러한 삶이 특히 눈에 뜨이는 것은 민주사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관계다. 물질지향으로 이기적 속성을 지닌 민주사는 자신의 경제력을 이용하여 안성집을 첩으로 두고 기생 취옥과도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안성집 역시 민주사의 첩으로서 만족하지 못하고 민주사로부터 최대한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전문학교 학생을 불러들여 육욕을 즐기는 것이다. 안성집과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전문학생은 또 안성집으로부터 생활에 필요한 돈을 제공받고 다른 한쪽으로 여학생과의 애정놀음을 벌이는 것이다. 이때 비정상적 속악한 남녀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는 오직 물질(돈)이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사의 돈은 곧 \'민주사→안성집→전문학생→여학생\'으로 건너가면서 사악한 욕망들이 서로가 먹고 먹히는 이른바 먹이사슬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동물과 같은 부박한 도시 생태적 삶을 엮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사가 안성집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서린동의 퇴기 강옥주와 마작을 즐기려는 속샘을 품고 있었던 것이고, 안성집은 안성 본집에 가는 것을 핑계로 삼아 민주사를 따돌리고 전문학교 학생과 온양온천에서 즐기기로 한 것이다. 요컨대 이러한 인간관계의 사악한 모습은 경성의 주변부인 청계천변의 밀집지역에서 살아가는 인간생태학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ⅰ. 김상태, 박태원의 기교와 이데올로기, 건국대학교 출판부, 1996
ⅱ. 김봉진, 박태원 소설세계, 국학자료원, 2001
ⅲ. 강혜원, 박태원 소설의 서술구조 연구, 이화여대 대학원, 1987
ⅳ. 나병철, 박태원의 모더니즘적 소설 연구, 연세어문학21집, 1988
ⅴ. 박태원단편집, 학예사, 1939
ⅵ. 윤정헌, 박태원 소설연구, 국학자료원, 2001
ⅶ. 정현숙, 박태원문학연구, 국학자료원, 1993
2. 도시 주변부의 인식
무력한 지식인 구보의 눈으로 보고 느낀 도시 경성의 중심부에 대한 관찰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면, 또 다른 소설 천변풍경은 도시 주변부인 천변의 특수지역에 모여사는 가난한 주민들의 삶을 관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두 50절로 나뉘어 엮어져 있는데, 제1절에 천변의 빨래터가, 제2절에는 이발소 주변이 그려지면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재봉이, 창수, 포목전 주인, 만돌어머니, 이쁜이, 신선집, 민주사 등 무려 50여 명에 이르는 여러 계층의 인물들이 도시 외곽지 천변을 군집으로 하여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애환들이 제시된다.
천변풍경은 무엇보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달리 어느 특정인 한 사람의 눈으로 그려지지 않고, 이발소의 재봉이나 한약국집의 창수와 같은 소년으로부터 만돌어멈, 이쁜이, 금순이, 기미꼬 등 힘겹게 살아가는 각종 인물들로 옮겨지면서 이야기가 분산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2절의 이발소의 소년(재봉이)은 언제나 처럼 이발소 창앞에서 포목집 주인영감을 비롯하여 평화 카페의 하나꼬와 기미꼬, 한약국집 아들내외와 이 집 안잠자기로 있는 귀돌어멈으로 이어지면서 이들의 정보를 하나씩 전해 주는가 하면, 제3절에서는 또 한약국집에 새로 들어온 창수의 시선으로 천변의 빨래터와 천변을 오고 가는 민주사, 포목점 주인, 그리고 취옥이로 이어지면서 그들의 삶이 하나하나 관찰되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도시적 생활양식을 드러내는 도시성(urbanism) 가운데 도시생태적 면모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형태가 제시된다. 도시성의 인과적 요소로 작용하는 세 가지 독립적인 변수는 보통 크기, 밀도, 이질성을 가지고 도시문화를 분석하는데, 박태원의 이 작품 역시 일차적으로 밀집된 도시 공간에서 각기 서로 다른 이질성을 내포하고 있는 인물들이 이합집산하고 있는 내용을 인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청계천변의 밀집공간에서 살아가는 잡다한 부류의 인간군들은 때로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을 통하여 인간관계의 불균형을 형성하면서 거기 따른 여러 가지 기술 등의 생활조건으로 말미암아 도시적 삶이 영위된다. 공동체적 삶은 희박해지고 불신과 개인주의 내지 이기주의가 극도로 팽창하는 사악한 삶을 집중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천변의 한정된 공간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서로 다른 직종과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다양한 직종과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상호 공생 혹은 기생 관계에 의한 군집적인 도시적 삶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집적 삶을 구성하는 개인의 이질성은 직업의 분화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직업의 다양화와 세분화 된 역할은 불가피하게 공생관계로 상호 의존하면서 동물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가령 한약국 주인은 귀돌어멈(안잠지기)과 창수(심부름꾼)를, 이발소 주인은 김서방(이발사)과 재봉이(심부름꾼)를, 평화 카페 주인은 하나꼬와 기미꼬(여급) 등을 고용하고 상호 의존하면서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반면 청계천 다리밑의 거지, 깍정이, 땅꾼들은 또 이들 모두에게 기생함으로써 천변의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생 또는 기생관계로 연결된 군집적 생활에서는 자주 갈등과 마찰을 빚게 되고 온갖 혼란과 범죄 등 사회문제가 끊일 사이 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부박한 도시의 생태는 이처럼 공생이나 기생관계로 나타나는 바, 이러한 삶이 특히 눈에 뜨이는 것은 민주사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관계다. 물질지향으로 이기적 속성을 지닌 민주사는 자신의 경제력을 이용하여 안성집을 첩으로 두고 기생 취옥과도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안성집 역시 민주사의 첩으로서 만족하지 못하고 민주사로부터 최대한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전문학교 학생을 불러들여 육욕을 즐기는 것이다. 안성집과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전문학생은 또 안성집으로부터 생활에 필요한 돈을 제공받고 다른 한쪽으로 여학생과의 애정놀음을 벌이는 것이다. 이때 비정상적 속악한 남녀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는 오직 물질(돈)이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사의 돈은 곧 \'민주사→안성집→전문학생→여학생\'으로 건너가면서 사악한 욕망들이 서로가 먹고 먹히는 이른바 먹이사슬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동물과 같은 부박한 도시 생태적 삶을 엮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사가 안성집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서린동의 퇴기 강옥주와 마작을 즐기려는 속샘을 품고 있었던 것이고, 안성집은 안성 본집에 가는 것을 핑계로 삼아 민주사를 따돌리고 전문학교 학생과 온양온천에서 즐기기로 한 것이다. 요컨대 이러한 인간관계의 사악한 모습은 경성의 주변부인 청계천변의 밀집지역에서 살아가는 인간생태학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ⅰ. 김상태, 박태원의 기교와 이데올로기, 건국대학교 출판부, 1996
ⅱ. 김봉진, 박태원 소설세계, 국학자료원, 2001
ⅲ. 강혜원, 박태원 소설의 서술구조 연구, 이화여대 대학원, 1987
ⅳ. 나병철, 박태원의 모더니즘적 소설 연구, 연세어문학21집, 1988
ⅴ. 박태원단편집, 학예사, 1939
ⅵ. 윤정헌, 박태원 소설연구, 국학자료원, 2001
ⅶ. 정현숙, 박태원문학연구, 국학자료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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