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속악가사 작품의 성격과 연행문맥

목차

1. 머리말
2. 속악가사의 특성
2.1 속악가사의 성격
2.2 속악가사와 소악부
3. 속악가사 작품론
3.1 <동동>
3.2 <만전춘별사>
4. 맺음말

본문내용

고전 텍스트를 접하기 이전, 텍스트가 창작되고 향유되던 당시의 생활상과 문화적 사상, 이념 등을 바탕으로 텍스트에 접근해야 한다. 다음은 <만전춘별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다.
<만전춘별사>는 퇴폐적인 노래로 손꼽히고 있는데, 잠자리가 나오기 때문에 남녀의 불륜이 주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바는 단순 성적 쾌락이 아니라 '음(陰)'과 '양(陽)'의 결합이 그 당시에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신성한 것이었다. 또한 혹독한 조건하에서도 님과 함께 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음란과 퇴폐로 비하하는 데 익숙하다. 우리는 속악가사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한다.
속악가사는 남녀의 퇴폐적인 사랑이 주가 된다고 하거나, 조선조 사대부의 속악가사에 대한 평가를 가져다가 남녀상열지사나 음사라 정의 한다. 이렇듯 속악가사를 음사라 인식하게 된 이유는 첫째, 이것들이 궁중의 향락적 퇴영적인에서 애호된 가사였다는 점. 둘째, 이것들이 조선조에 와서 배척 되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조선조 건국 초기부터 세종 연간까지는 개찬에 대한 논의는 더러 있었지만 전 왕조 고려의 악을 정리, 수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듯하다.
세종 대에 남녀 상열의 노래는 그리 심하게 공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성종 대에 오면 속악가사에 대한 개찬의 논의가 활발해진다. 그리하여 『시용향악보』에 실린 <쌍화곡>은 왕을 칭송하고 덕을 기리는 가사로 바뀌어 지고, 후에 <만전춘>도 봉황음에 맞추어 개작이 되었다. 이렇듯 성종 연간을 전후로 많은 속악의 가사들이 개작됨을 볼 수 있다.
결국 고려 사인들은 관능적 향락을 어느 정도 서정으로서 마땅하게 생각하였고, 조선 사인은 그것을 전적으로 서정으로서는 못마땅하게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 자연에서 규범을 발견하고 이를 서정으로 노래하는 조선조 사대부의 태도와 그들의 성리학적 시각에서 속악가사는 배척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유교적 교화를 통해 건전한 풍속을 이룸으로써 사회를 다스려 나가고자 하는 조선조 사대부의 이념에 배치되는 것이 배격됨은 당연하다.
이런 이유 말고도 조선왕조의 정당성 제창을 위해 충렬왕과 같은 고려 후기 왕의 타락성과 승려들의 타락성을 제기 하였듯이, 고려 속악의 음란성을 제기하였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추측하고도 남는다.
4. 맺음말
현전하는 작품들이 고려시대의 가요 전반을 고르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궁중악에 선택적으로 흡수되고 적지 않게 윤색개작편집되기도 한 악가가 대부분이다. 이를 절대시하여 고려시대 시가에 남녀 간의 애정에 관한 관심이나 유악적염세적(厭世的) 성향이 압도적인 듯이 강조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 고려의 가요가 조선조에 와서 악장으로 받아 들여진 <동동>과 <만전춘별사>를 통해 <동동>에서는 왕을 기리는 송도성과 연행문맥을 살펴보았고, <만전춘별사>에서는 민요적인 특성과 남녀 간의 진솔한 성적 표현이 곧 음사일 수는 없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참고문헌】
김대행, 「고전시가」, 『한국문학강의』(조동일 외 6인 공저), 길벗, 1994 :속요부분.
김흥규, 「고려속요」, 『한국문학의 이해』, 민음사, 1986.
박노준, 「滿殿春別詞의 제명과 작품의 구조적 이해」,『고려가요의 연구』, 새문사, 1990.
조동일, 「속악가사와 소악부」, 『한국문학통사2』, 지식산업사, 1984.
최미정, 「죽은 님을 위한 노래」, 『고전시가론』, 새문社, 2002.
최진원, 「前抒情」「僻邪進慶」, 『국문학과 자연』,성균관대출판부, 1986.
허남춘, 「궁중악과 송도」「고려가요와 예악사상」,『고전시가와 가악의 전통』,
월인,1986.

키워드

속악가사,   연행문맥,   동동,   만전춘별사,   궁중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