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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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들 역시 자신들의 인간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을 거라는걸 말입니다.
그리고 어느날 느닷없이 최초 발병이었던 일본인 남성의 시력이 다시 돌아오고 영화가 끝나기 직전 테라스에 서 있던 그녀의 눈앞이 갑자기 하얗게 됩니다. 순간 그녀도 시력을 잃은 것인가 하고 놀랄무렵 그녀의 시선이 내려오면서 전과 다름없는 도시의 빌딩 숲이 보입니다. 마치 인간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각성한 사람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암시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이고 과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감독은 이 질문에 대해 타인에 대한 인식만이 인간다움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보지못하고 보이지않으므로 타인의 모습과 행동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 인간들은 너무나 쉽게 본색을 드러내며 약탈과 폭력과 강간을 서슴없이 저지릅니다. 인간성은 사라지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동물적인 야만만이 존재합니다.
이제 이쯤에서 나는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모두가 눈 멀어버린 세상에서 일어나는 참상을 오로지 홀로 목격하는 동안 의사의 아내 그녀는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리고 그녀와 함께 그런 세상을 미리 보아버린 우리들은 과연 무엇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 하고말이죠.
그러면서 문득 이 글 처음엣 언급했던 도깨비 감투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지금 당장 남들이 나를 볼 수 없게 해주는 도깨비 감투를 갖게된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하게 될까를 물었습니다. 물론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누구에게나 노코멘트입니다. 나는 눈이 안멀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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