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힐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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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데 똑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는 모든 수업을 경멸하면서 문맹으로 지내는 데 만족한다. 우리는 능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부 음악가들이 모든 사람은 똑같이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 주장하듯이, 어떤 사람들은 모든 사람은 옆 사람만큼 똑똑하다고 주장한다. 닐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사고력이나 이해력이 떨어지고 둔한 학생들이 흔히 기계를 다루는 데는 뛰어나다. 글을 읽지 못했던 우리 학생들을 생각해보면, 적어도 남자 아이들은 손으로 뭘 다루는 일은 잘해서 목공이나 금속세공에서 뛰어난 솜씨를 발휘했다. 그들 중 몇몇은 지금 성공한 기술자가 되었다. 한두 세대의 자유로운 아이들만으로는 어떤 사실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다. 심지어 서머힐에서조차 어떤 아이들은 학과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죄의식을 갖는다. 직업을 가지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세상에서는 다른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 자유라는 방법은 열두 살 아래 아이들에게 확실한 효과가 있다. 열두 살 이상의 아이들은 일일이 밥을 떠먹이듯 가르치는 교육에 의해 입은 손상에서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닐은 서머힐을 방어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객관적인 비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서머힐이 학교를 떠나야 할 때 아이가 눈물을 흘리는 그런 학교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고, 그리고 학생들이 기쁘게 집으로 가서 방학이 끝난 후에는 기쁘게 학교로 돌아오는 그런 기숙학교들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아는 데 닐을 만족한다. 닐에게 성공이란 학위나 좋은 직업 그리고 명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증오와 두려움으로 가득 찬 아이의 얼굴이 2년 안에 생명과 행복으로 가득찬 얼굴로 바뀌는 것이 바로 성공이다.
서머힐에서 생각하는 성공은 일반적인 학교에서 생각하는 성공과는 많이 다른 듯하다.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성공이란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서머힐에서는 그렇지 않다. 진정 아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성공이라 믿는다. 비록 아이가 문맹으로 졸업할 지라도.
서머힐이 생활을 우선하고 수업을 그 다음으로 생각하는 체계라는 것을 이해아고 있는 듯한 장학관들이 서머힐을 감사한 적은 그동안 딱 한 번밖에 없었다. 교육과학부는 서머힐에 대해, 만일 적대적이지 않다면, 냉담하다고 닐은 늘 생각해 왔다. 그 감사는 우리의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서머힐을 감사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수업을 넘어서 생각한다. 5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우리 학생들은 자신들의 직업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심지어 그 많은 문제아들도 대개는 잘되었다.
감정이 자유로워진다면 우리의 지적 능력도 자연스럽게 갖추어질 것이라는 원칙 아래 서머힐은 운영되고 있다. 장학관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사랑하기, 자비롭기 같은 중요한 덕목들은 가르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런 중요한 덕목들은 감사할 수도 없다. 감사는 서머힐을 부정직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벽에 적힌 욕설들을 지운다. 아이들은 자의식을 가지게 되고 불행하다고 느낀다. 언젠가 감사를 온 한 장학관이 아이들에게 적의 어린 대접을 받고 고생했는데, 덕분에 닐도 고생했다.
어렸을 적 닐은 아버지를 통해 장학관과 같은 사람을 겪어왔다. 그때마다 그의 부모님들이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닐은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그러한 사람들을 적대시했을지도 모른다. 이상적인 부모는 진심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서머힐에는 그런 부모들이 많았다. 그들은 수업 진도나 지저분한 방에 대해서 절대로 걱정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우리가 믿는 것을, 즉 아이들은 자신들의 속도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런 부모들은 닐과 교직원들에게는 하나의 기쁨이다.
우리 세대는 완전한 자유라는 관념을 거부한다. 20년 전 종교 교육이 폐지된 이래로 우리는, 우리 어른들의 경험이라는 유익을 기꺼이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을 지도하는 저 신성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런 동시에 우리는 맥닐이 처벌이나 엄격한 규율 그리고 쓸데없는 두려움 같은 오래된 폐해를 학교로부터 몰아내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에 찬사를 보내야만 한다.
서머힐은 아직도 자유학교로서 잘 운영되어지고 있다. 닐이 자리를 떠난 후로도 그의 아내, 그의 딸이 이어서 서머힐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서머힐과 같은 완전 자유학교가 들어와 오늘날의 교육과정의 폐해를 올바르게 잡아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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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일,   서머힐,   감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