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비교감상 (문학의이해)

목차

1. 작가 소개

2. 부조리문학(不條理文學, literature of the absurd)과 부조리극

3. 작품 줄거리와 내용 비교

4. 연극으로 본 「고도를 기다리며」

본문내용

경 등이 연극 속의 모든 것과 대부분이 일치하지만, 연극이 주는 감동과 희곡이 주는 감동은 많이 다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연극에서의 특징은 일회성이다. 한 장면은 한번 지나가버리면 다시는 되돌릴 수가 없다. 아무리 같은 장면을 다음 번 연극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절대 같을 수는 없다. 그래서 매 순간순간을 더욱 값진 것으로 만든다. 그런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희곡을 읽을 때와는 달리 눈과 귀가 무대의 공연에 집중하게 되고 배우의 대사, 행동, 배경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담으려고 애를 쓰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희곡과는 많이 다르다. 희곡인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을 때의 내 모습이란 이랬다. 수업이 없는 날 침대에 기대 책을 읽다가 점심을 먹고, 또 책을 읽다가 전화를 받고, 자리를 옮겨 책상에 앉아 책을 읽다가 화장실에 가고...... 그 날 나는 전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중간 중간 놓치거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한 번 더 읽으면 되니까 부담이 없었다. 책을 읽는 나의 방식대로 이해 역시 그렇게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극을 관람할 때는 나의 방식이란 없었다. 작품의 상연 속도대로, 방식대로 그 호흡대로 따라가야 했다. 에스트라공(고고)이 구두를 벗기 위해 낑낑 거릴 때는 나도 다른 생각은 접어두고 같이 구두를 벗는 심정으로 낑낑 대야했고, 블라디미르(디디)가 뽀조에게 럭키가 왜 짐을 내려놓지 않는 건지 궁금해 하면서 질문을 여러 번 할 때 나도 그것이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더구나 럭키의 생각이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빠른 대사만큼 내 이해의 속도 역시 빨라져야만 했다.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희곡과는 다르게 연극이란 무대에서 배우들의 대사와 행동을 통하여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희곡 작품을 극화하는 것은 또 다른 창작이라 볼 수 있다. 그 새로운 창작에 의해서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르게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새로운 감동을 받게 된다.
연극을 관람한 후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기 전까지 시간이 좀 여유로워서 다시금 책을 읽어보았다. 장편이 아니라 부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먼저 희곡을 읽고 연극을 본 뒤 다시 희곡을 읽었더니, 작품의 내용이, 장면이, 느낌이 너무 와 닿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나는 내 방식대로 작품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나에게 김영현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게트의 희곡에 대한 하나의 작품해설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추상적인 ‘고도’의 존재를 김영현의 소설에서는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김영현의 소설에서 홍은기와 마창수가 제시했던 ‘문 밖’ 세계가 ‘고도’의 전부는 아니다. 베게트가 말하려고 했던 ‘고도’의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김영현의 생각을 바탕으로 구체화를 해 놓은 것이다. 베게트의 작품을 통해 ‘고도’, 즉 Godot, 그리고 神이란 equal관계가 성립했었는데, 그런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도는 무엇인지 김영현의 소설을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할까. 아직 문학 작품을 많이 접해 보지도 못했고,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작품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문학의 이해> 강의를 통해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는 지금, 앞으로 문학을 이해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더 많은 작품들을 접한다면 문학을 더 잘 이해하고 그 속에 담겨진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게 되지 않을까. 그때 다시 이 작품을 접해보고 싶다.

키워드

문학의이해,   고도를기다리며,   사무엘베케트,   김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