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로서의 경제-을 최초, 중간 그리고 최종심 모두에서 직접적인 방식으로 경제가 결정한다는 환원주의적 원리로 망가뜨려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제주의'는 이론적 환원주의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사회구성체의 구조를 단순화시켜서 수직적·수평적으로 접합되는 것의 복합성을 단일한 결정 노선으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이는 '결정'이라는 개념(맑스에게 있어 이는 실제로 매우 복합적인 관념이다)을 기계적으로 기능하는 개념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홀의 생각과 그람시의 사상은 많은 부분에서 일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람시는 처음부터 이러한 유형의 경제주의에 단호히 반대하였으며, 생애의 후반 부분에서는 고전적 맑스주의의 전통이 가지는 개념들에 대해 맞서면서 이론적인 논쟁을 계속 전개해 간다. 그람시는 경제적 결정으로부터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발전을 읽어내는 환원주의적 접근을 훨씬 복합적이고 차별적인 유형의 분석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람시는 '특정 시기의 역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력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들간의 관계를 결정하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정확하게 제기해야 하는 문제는 다름 아닌 구조와 상부구조 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람시는 이처럼 경제주의가 중요한 일련의 관계들을 제기하기에는 이론적으로 부적절한 방식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그람시의 전반적인 논의들은 홀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이 많으며, 그러한 이유로 홀을 맑시스트(Marxist)가 아닌 그람시안(Gramscian)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4. 전통적(미국적)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전통과 비판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 전통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후자는 전자의 어떤 맹점을 비판, 극복하려하였는가? 비판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연구전통에서는 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강조하는데, 이 기능은 어떤 방식(절차)을 통해 수행되어지는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그 동안의 논의는 실증주의적 관점으로 불리는 전통적 연구가 지배적이었다. 이 관점에서는 연구 초기에 메시지가 송신자에서 수신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후기에는 피드백(feedback)의 개념이 첨가되면서 송수신자의 상호작용성이 강조되게 된다. 여기서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제요인들-송신자, 메시지, 채널, 수신자-을 확정하고 고정된 실체로서 파악하였으며, 그들간의 관계가 인과적으로 명확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변인 중심의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전통적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메시지의 정확한 전달에만 초점을 두어 의미문제를 간과하게 되었고,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대한 양화의 오류를 발생시켰으며,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다양한 맥락과 분리되어 진공상태에서 파악되었다. 이러한 효과중심의 전통적·실증적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결국 기존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를 당연시하였는데, 즉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가지는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간과하고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효과에만 치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한계점에 대한 비판과 보완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비판 커뮤니케이션 연구라 할 수 있다.
이처럼 1970년대부터는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비판적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문화·이데올로기·제도/기관·커뮤니케이션 과정 등을 주제로 거시적, 이론적 연구들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부터는 이러한 연구들이 유럽에서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는 미국 등지에서도 활기차게 확산되어 가기 시작한다. 비판적 연구들은 매스미디어의 불가시적, 간접적, 그리고 장기적인 인지 효과, 즉 이데올로기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매스미디어의 대효과 이론을 주장한다. 간단히 말해서, 비판적 연구들은 매스미디어가 수용자의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행동변화라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미미할지 몰라도,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의식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막강한 효과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비판적 연구는 매스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효과에 주목을 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적 패러다임은 이데올로기적 내용, 다시 말하면 매스미디어의 메시지라는 상부구조의 분석에 주안점을 두는 접근법과 이데올로기적 내용 그 자체보다는 그 같은 내용을 초래하게 되는 경제적 결정요인, 다시 말하면 하부구조 또는 토대의 분석에 주력하는 접근법으로 양대분 할 수 있다. 후자의 접근법은 정치경제학적 접근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뒤에서 간단히 다루고자 한다.
전자의 접근법은 다시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하나는 문화를 하나의 실천행위로 보는 <문화주의>적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의미화(signification)의 구조와 과정에 관심을 두는 <구조주의>적 입장이다. 문화주의와 구조주의는 모든 것을 경제로 환원시키는 경제주의에 반발하여 문화와 이데올로기에 상대적 자율성을 부여한다. 문화주의는 1950년대 말부터 영국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전통으로 Raymond Williams의 이론에 의해 대표된다. 문화주의는 문화의 구체적인 역사적 형태에 주목하고, 그에 대한 추상화, 즉 이론화를 피하고 사회관계의 구조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구조주의는 1960년대부터 프랑스 지성계를 풍미하기 시작한 지적 전통으로 맑스주의적 구조주의는 Louis Althusser의 이론에 의해 대표된다.
구조주의는 문화와 경험보다는 이데올로기와 사회관계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고도의 추상화를 행한다. 문화주의와 구조주의는 Stuart Hall로 대표되는 영국의 <문화연구> 전통에서 접목되어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이들 접근법들이 지나치게 경제와 결정의 문제에 소홀하고 문화와 이데올로기라는 상부구조 자체의 문제에만 분석의 초점을 맞추자, 문화와 이데올로기의 문제에 있어서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온 것이 정치경제학적인 시각이다. 이 접근법은 1970년대부터 주로 영국의 사회학적 배경의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에 의해 주장되었으나, 북미대륙에서는 Herbert Schiller와 Dallas Symith 등에 의해 독자적으로 추구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비판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연구전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세 가지 접근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홀의 생각과 그람시의 사상은 많은 부분에서 일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람시는 처음부터 이러한 유형의 경제주의에 단호히 반대하였으며, 생애의 후반 부분에서는 고전적 맑스주의의 전통이 가지는 개념들에 대해 맞서면서 이론적인 논쟁을 계속 전개해 간다. 그람시는 경제적 결정으로부터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발전을 읽어내는 환원주의적 접근을 훨씬 복합적이고 차별적인 유형의 분석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람시는 '특정 시기의 역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력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들간의 관계를 결정하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정확하게 제기해야 하는 문제는 다름 아닌 구조와 상부구조 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람시는 이처럼 경제주의가 중요한 일련의 관계들을 제기하기에는 이론적으로 부적절한 방식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그람시의 전반적인 논의들은 홀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이 많으며, 그러한 이유로 홀을 맑시스트(Marxist)가 아닌 그람시안(Gramscian)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4. 전통적(미국적)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전통과 비판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 전통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후자는 전자의 어떤 맹점을 비판, 극복하려하였는가? 비판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연구전통에서는 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강조하는데, 이 기능은 어떤 방식(절차)을 통해 수행되어지는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그 동안의 논의는 실증주의적 관점으로 불리는 전통적 연구가 지배적이었다. 이 관점에서는 연구 초기에 메시지가 송신자에서 수신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후기에는 피드백(feedback)의 개념이 첨가되면서 송수신자의 상호작용성이 강조되게 된다. 여기서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제요인들-송신자, 메시지, 채널, 수신자-을 확정하고 고정된 실체로서 파악하였으며, 그들간의 관계가 인과적으로 명확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변인 중심의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전통적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메시지의 정확한 전달에만 초점을 두어 의미문제를 간과하게 되었고,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대한 양화의 오류를 발생시켰으며,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다양한 맥락과 분리되어 진공상태에서 파악되었다. 이러한 효과중심의 전통적·실증적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결국 기존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를 당연시하였는데, 즉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가지는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간과하고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효과에만 치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한계점에 대한 비판과 보완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비판 커뮤니케이션 연구라 할 수 있다.
이처럼 1970년대부터는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비판적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문화·이데올로기·제도/기관·커뮤니케이션 과정 등을 주제로 거시적, 이론적 연구들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부터는 이러한 연구들이 유럽에서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는 미국 등지에서도 활기차게 확산되어 가기 시작한다. 비판적 연구들은 매스미디어의 불가시적, 간접적, 그리고 장기적인 인지 효과, 즉 이데올로기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매스미디어의 대효과 이론을 주장한다. 간단히 말해서, 비판적 연구들은 매스미디어가 수용자의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행동변화라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미미할지 몰라도,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의식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막강한 효과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비판적 연구는 매스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효과에 주목을 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적 패러다임은 이데올로기적 내용, 다시 말하면 매스미디어의 메시지라는 상부구조의 분석에 주안점을 두는 접근법과 이데올로기적 내용 그 자체보다는 그 같은 내용을 초래하게 되는 경제적 결정요인, 다시 말하면 하부구조 또는 토대의 분석에 주력하는 접근법으로 양대분 할 수 있다. 후자의 접근법은 정치경제학적 접근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뒤에서 간단히 다루고자 한다.
전자의 접근법은 다시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하나는 문화를 하나의 실천행위로 보는 <문화주의>적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의미화(signification)의 구조와 과정에 관심을 두는 <구조주의>적 입장이다. 문화주의와 구조주의는 모든 것을 경제로 환원시키는 경제주의에 반발하여 문화와 이데올로기에 상대적 자율성을 부여한다. 문화주의는 1950년대 말부터 영국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전통으로 Raymond Williams의 이론에 의해 대표된다. 문화주의는 문화의 구체적인 역사적 형태에 주목하고, 그에 대한 추상화, 즉 이론화를 피하고 사회관계의 구조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구조주의는 1960년대부터 프랑스 지성계를 풍미하기 시작한 지적 전통으로 맑스주의적 구조주의는 Louis Althusser의 이론에 의해 대표된다.
구조주의는 문화와 경험보다는 이데올로기와 사회관계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고도의 추상화를 행한다. 문화주의와 구조주의는 Stuart Hall로 대표되는 영국의 <문화연구> 전통에서 접목되어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이들 접근법들이 지나치게 경제와 결정의 문제에 소홀하고 문화와 이데올로기라는 상부구조 자체의 문제에만 분석의 초점을 맞추자, 문화와 이데올로기의 문제에 있어서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온 것이 정치경제학적인 시각이다. 이 접근법은 1970년대부터 주로 영국의 사회학적 배경의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에 의해 주장되었으나, 북미대륙에서는 Herbert Schiller와 Dallas Symith 등에 의해 독자적으로 추구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비판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연구전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세 가지 접근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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